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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그래픽아티스트들의 수작업

2011-05-31


21세기는 지식기반의 사회이다. 사람들에게 감동과 감흥을 불러 일으키는 크리에이티브한 디자인 작품들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제품이 아닌 ‘나만이 지니고 있는 유니크한 아이템’이 된다. 나만의 것을 소유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의 로망일 것이다. 디자인 영역 또한 같은 맥락이라 여겨진다. 손으로 만들어져 전시가 되고 판매까지 진행되는 상품은 더욱 의미가 있다. 한치의 오차도 인정하지 않는 작가의 정성과 혼이 담긴 제품들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그래서 더 의미 있고 유익한 전시이다.

글, 사진 | 이정우 정글리포터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다양한 그래픽아티스트들의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크리에이티브한 완소아이템들이 우리에게 전해주는 진정한 가치는 무엇일까. 핸드메이드 디자인마켓 전시회 ‘수작걸다’는 단순히 디자이너의 전시하고 판매하는 것을 넘어 작가가 손수 만든 수작업에서 엿볼 수 있는 수공예품의 가치를 좀더 높이 평가하게 해주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 ‘수작걸다’를 기획한 ㈜봄바람의 김예니 팀장을 만나 전시가 추구하는 바에 대해 들어보았다.


핸드메이드 디자인마켓 ‘수작걸다’전에 대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전시 ‘수작걸다’는 손으로 만든 수작(手作), 빼어난 수작(秀作)의 다양한 수공예 디자인 제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전시입니다. 2011년 5월 4일부터 6월 26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2주 간격으로 ‘Colorful Designs-색다름에 끌리다’, ‘Delicate Designs-섬세함에 반하다’, ‘Natural Designs-자연스러움에 눈뜨다’, ‘Designs That Tell a Story-이야기에 빠지다'라는 네 가지 주제를 바탕으로 새로운 테마를 작가들이 이어가는 릴레이 전시입니다. 또한 이번 전시는 더갤러리의 전관, 총 4개층에서 조명, 액세서리, 문구, 모자, 가방, 그릇, 인형, 각종 인테리어 소품과 플라워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 30여 명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하게 된 기획 의도는 무엇입니까?
골목골목 작지만 개성 있는 작업실 겸 공방이 자리잡고 있던 홍대 앞 풍경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몇 달 사이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브랜드와 프랜차이즈 커피숍 등 대기업의 자본력을 앞세운 상업시설들이 거대한 회색 건물과 함께 홍대 정문 주변, 홍대 앞 중심부에 들어섰습니다. 홍대 앞을 상징하던 작은 공방, 젊은 작가들은 갑자기 올라버린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 주변으로 자리를 옮기거나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희망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홍대 앞에는 재능 있는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대중에게 알리는 장을 마련해 수공예산업을 일으키고자 하는 움직임이 이미 오래 전부터 존재했습니다. 2002년에 시작해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희망시장과 프리마켓이 바로 그것이죠. 작가와 대중 사이의 일상적인 소통과 작품 판매의 장을 마련하여 작가가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자립할 수 있는 토대를 조성하겠다는 취지였습니다.
홍대 앞 디자인 전문 갤러리인 ‘더갤러리’는 그 기본 철학에 깊이 공감하고 지지하며 핸드메이드 디자인 작품을 만드는 작가들과 함께하는 2011 기획전으로 ‘핸드메이드 디자인마켓 수작걸다手作傑多’전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전시 참가 아티스트들은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셨나요?
수작업으로 작품을 만드는 아티스트들 중에, 작품이 뛰어나지만 아직 세상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을 찾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미 유명해진 작가들은 대중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지만 신진 작가들은 그런 기회를 갖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재능 있는 숨겨진 작가들이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고자 일일이 구석구석 발로 뛰며 작가들을 찾았습니다.

이번 전시는 손으로 만든 물건에 대한 재발견, 수공예품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데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또한 디자이너들의 우수하고 질 좋은 상품들이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그렇지만 일본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에서 디자이너가 만든 수공예품이 잘 팔리지 않는 것 같은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나라는 일본, 유럽 등에 비해 ‘장인이 만든 공예품’은 낡고 오래된 것이란 인식이 강한 것 같습니다. 인터넷강국에 살고 있다 보니 대부분의 소비자가 최저가, 파격 세일에 민감한 온라인 쇼핑몰이나 소셜네트워크 쇼핑 같은 ‘패스트 쇼핑’에 익숙해져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최근 몇 년간 화두로 떠올라 있는 공정무역, 슬로우 라이프, 친환경 리사이클링 디자인의 열풍으로 사람이 손으로 만든 것, 하나를 사더라도 오래 쓸 수 있는 것을 소비하는 문화가 점차 주목 받고 있습니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것을 추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질 좋은 수공예품이 많아지고, 그런 수공예품을 접할 기회가 많아진다면 한국에서도 충분히 인기가 높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전시는 여타 다른 전시에 비해 새로운 시스템적 접근을 선보였습니다. 4가지 테마로 나뉘어 전시를 여는 이유가 있나요?
전시 공간은 한정되어 있지만, 재능 있는 작가들을 보다 많이 대중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전시 기간을 나눠 작가들이 릴레이로 전시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작가를 섭외하기 위해 100여 명의 후보 작가들을 만났고 최종 30여 명으로 추려, 작가 각각의 특장점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색, 디테일, 소재, 이야기의 4가지 카테고리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사실 모든 작가들이 색감에 민감하고 섬세하게 작업하며 특별히 좋아하는 재료와 특별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만, 작가들과 상의하여 각각의 작품을 자가 자신과 가장 잘 맞는 테마로 분류하였습니다.

봄바람이 생각하는 핸드메이드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그리고 디자이너가 만든 수공예품은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핸드메이드는 사람이 손으로 만든 물건이기에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고, 그만큼 만든 사람의 마음이 깃든 물건입니다. 하지만 100% 손으로 만든 물건에 국한시키지 않고, 그래픽 디자이너가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해 작업한 그림들도 핸드메이드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작업을 포함하는 보다 넓은 의미로 생각하는 것이죠. ‘어디까지가 핸드메이드인가’라는 범위를 명확히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확실한 것은 핸드메이드 물건에는 만드는 사람의 장인 정신이 깃들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서 또 다른 디자인 전시를 개최할 계획이 있으신가요?
매년 다른 작가들과 ‘수작걸다’ 전을 진행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고 이번 전시에 참여한 30여 명의 작가들에게 향후 5년 이내에 더갤러리에서 무상으로 전시를 할 수 있도록 초대전 개최를 약속했습니다. 이번 전시의 주인공들인 보석같은 수공예 작가들이 한층 더 성장한 모습으로 관객과 다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전시를 기획한 ‘봄바람’이라는 회사는 어떤 곳인가요?
‘봄바람’은 브랜드 스토리텔링 컴퍼니입니다. 다양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컨셉 빌딩부터 콘텐트 기획 그리고 다양한 미디어로 구현하는 일까지 유수의 클라이언트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봄바람의 출판 브랜드인 도서출판 ‘이야기나무’, 홍대앞 디자인 전문 갤러리 ‘더갤러리’ 운영 등의 브랜드 비즈니스를 담당하는 브랜드팀과 기업 홍보물 기획에서 공간 기획까지 다양한 분야의 콘텐트를 기획하고 제작, 구현하는 기획팀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전시계획과 전시에 대한 못다한 이야기에 대해 한마디 말씀 부탁드립니다.
‘수작걸다’전도 이제 중반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아직 부족하여 보완할 것들이 보이지만 많은 분들의 커져가는 관심 속에서 핸드메이드 시장의 희망도 보았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전시 만들어 가겠습니다. 6월 26일까지 이번 전시는 물론이고, 앞으로 더 발전할 봄바람과 더갤러리의 행보에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핸드메이드 디자인마켓 ‘수작걸다’전은 수공예품에 대한 사람들의 시각을 변화시킬 것이고 점차적으로 창의적인 소비를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한 변화의 시작, ‘수작걸다’는 전시의 4가지 테마처럼 디자이너의 소중한 땀과 노력이 버무려진 핸드메이드 디자인 아이템을 통한 수공예품의 위상을 널리 알릴 것이라 생각된다. 손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 것이지 다시 한번 깨닫게 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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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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