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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오토바이 토르소

2010-12-02


이 시대를 대변하는 조각은 이 시대를 담고 있어야 한다. 미디어, 이미지 등에 지배받는 현실은 빠르고 가벼우며 생생해야 한다. 권오상의 조각은 딱 이 시대를 반영한다. 그의 조각은 사진으로 이루어져 가벼우면서도 생생하고 현실의 모습을 반영하는 동시에 판타지를 내포한다.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그의 작업방식은 사진과 조각이 더해져 매우 현대적인 이미지를 전달하지만 사실 그 안에서는 전통적인 조각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3차원을 2차원적으로 기록한 사진이라는 매체를 그는 다시 3차원의 입체물로 탄생시키기 때문이다.

그동안 그가 보여주었던 가벼운 조각 ‘데오도란트 타입’이나 패션 잡지의 이미지를 오려 작업한 ‘더 플랫’은 광고의 영향력을 현대적 조각의 개념과 연결시킨 것이다.
‘더 스컬프쳐’ 시리즈에서 그는 넓은 화이트 큐브 공간을 점유하기 위해 납작한 형태를 선택했고 현대적인 덩어리를 보여주기 위해 브론즈로 수퍼카를 제작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더 스컬프쳐’의 새로운 시리즈가 소개된다.


작품의 제목처럼 그가 보여주는 것은 조각다운 조각이다. 이번에 그가 선택한 소재는 오토바이로 그중에서도 역사에 남을만한 아름다운 디자인을 자랑하는 오토바이들을 선보인다. 작업에 등장하는 오토바이는 두카티 폴스마트 1000(2005년), 두카티 마크 헤일우드 900ss(1978년), 엠브이 아구스타-브루탈레(2006년), 두카티 -데스모세디치(스토너 선수의 moto GP 2008년 경기의 우승 머신), 두카티 750ss(1974년) 등이다. 그런데 마니아들 사이에서 알아주는 이 멋진 오토바이들은 실제의 모습과는 차이가 있다. 그는 이 오토바이들을 실제로 보지 않고 이미지와 사이즈만을 가지고 만들었다. 그렇게 완성된 첫 번째 작품은 실제 오토바이 형태와 큰 차이가 있었다. 중요한 결과가 아닐 수도 있지만 실존을 반영한 새로운 작품의 탄생은 그가 보여주는 것이 2차원 매체를 이용한 3차원적 재현에 그치는 것이 아님을 말해주는 부분일수도 있다. 그리고 이미지와 현실이 다름을 시사하는 것인지도.

이번 작품들은 알루미늄 위에 스톤 클레이를 소조 형식으로 붙이고 채색과 레진코팅 등의 여러과정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오랜시간의 작업을 거쳐 완성됐다. 전시의 제목이 토르소인 건 인체 토르소에 머리와 팔, 다리가 없는 것처럼 오토바이의 핸들과 바퀴가 없기 때문이다. 인체 조각에서 목이나 팔, 다리를 생략해 순수한 인체의 미를 표현했던 것처럼 그는 순수한 조형성을 위해 오토바이의 핸들과 바퀴를 제거했다.
대중매체를 통해 공산품을 재해석한 그의 작업은 ‘현대적인 조각과 예술적으로 보인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 그 결과이다.
전시는 청담동 갤러리 2에서 12월 19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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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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