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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행복하고 기분 좋은 랭귀지, 줄리안오피

2012-01-26


줄리안오피 그림의 특징은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을 향한 인물화이다. 일찍이 그는 커리어 “The Best Of”의 커버 등을 디자인한 Opie의 스타일로서 영국 밴드 Blur의 편집 앨범의 커버를 디자인하면서 대중들의 눈에 띄었다. 2006년에는 아이리쉬 밴드 U2의 월드 투어 당시 무대 세트의 일부로 목적 없이 걸어 다니는 남자의 형체를 LED 스크린으로 보여 주기도 했다. 또한 2009년에는 Royal Mail을 위해서 우표디자인을 맡았는데 이는 2012년 런던 올림픽 개최를 기념하는 내용이었다.

2010에는 상하이 엑스포의 대로를 위해 시리즈를 제작하기도 했다. 서울에도 최근 재개관한 서울스퀘어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발광다이오드(LED) '미디어 캔버스'가 설치되었다. 지상 4층부터 23층까지 건물 외벽 전면에 움직이는 이미지가 가능한 전광판으로서 서울의 관문인 서울역과 도로를 마주 보고 있는 미디어 캔버스로 가로 99m 세로 78m의 초대형크기. LED시스템 경비만 무려 30억 원에 달하는 작품이다.
기네스북에도 오를 예정인 서울스퀘어의 미디어 캔버스는 건물 외벽을 대형 스크린처럼 꾸미는 서울시의 미디어 파사드 심의를 통과한 1호 작품이다. 서울시는 브뤼셀의 덱시아타워나 도쿄의 샤넬타워처럼 서울스퀘어가 서울의 랜드 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처럼 그의 표현형식은 단순한 이미지의 표현에서 일종의 애니메이션 작업으로 까지 열려있다. 또한 언제나 환경과 관련이 있다. 그래서 그의 작업을 도시 환경에의 “침입”이라고도 말한다.

그렇다고 그의 모티브가 일상적인 인물화는 아니다. 그의 사람의 얼굴은 검은색 아웃라인(윤곽선)이나 단순한 형태의 색 그리고 간소화된 디테일로 나타난다. 즉 그는 사람의 모션과 표정을 가능한 한 간단하게 묘사하려 한다. 그 간단한 묘사들은 테크닉적인 기술을 통하여 컴퓨터를 사용하여 조각이나 전등 설치로 일상의 생각들을 극명하고 단순하게 드러낸다.



그는 미술잡지의 인터뷰에서 “나는 사실주의다. 작가는 체계나 철학을 세우는 사람이 아니라 세상의 흥미로운 것을 취해 요리하는 사람이다. 나는 떠다닌다 라는 드리프팅이란 단어를 좋아한다. 우리는 이미지로서 대상을 기억한다. 무엇을 보고 어떤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그 때 그때의 느낌을 기억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사람은 미세한 디테일이 아니라 그가 걸친 모자 안경 유니폼 등을 상징으로 기억한다. 나의 그림은 그런 리얼리티의 현실을 반영한다.”

줄리안 오피의 작업들은 먼저 사진을 스캔한 다음 컴퓨터로 생략과 단순화 과정을 거쳐 회화, 조각, 벽지,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매체로 출력하는 방식으로 완성된다. 다만 그의 작품은 기계로 뽑아낸 것처럼 일정한 두께의 선으로 표준화하면서 더욱 단순화하고 윤곽 안에 색을 맨질맨질하게 채워 넣는 방식으로 꼭 있어야 할 부분만 남기고 모듈화 함으로써 행태나 색채의 변형을 통해 무한정 복제 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산업시대의 상품 생산방식과 흡사하다.

이런 방식은 그가 2000년에 만들어준 동창생 팝밴드 'Blur'의 음반재킷 디자인에 그 전형이 담겨 있다. 각 인물에서 최소한의 특징을 남기고 단순화하는데 눈동자만 콕 찍어 점으로 남겨두는 기법으로 그의 작품에 커다란 특징이 되고 있다.

그가 말하려는 언어는 우리가 자동차를 본다면 단순한 브랜드를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칼라와 수많은 변형체들을 보게 되는 것처럼 비주얼하고 움직임과 공간 속에서 모션을 느끼게 하는 관계를 본다. 그의 작품의 즉각적이고 움직임이 내재된 작품의 요소들은 그림 문자처럼 특성을 보인다. 인물 자체의 다른 요소들과 바깥 공간, 창 밖, 정신세계 등과도 소통한다. 사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활기차게 소통하면서 공감하는 그런 보는 방식’이다. 가독성으로서 보는 것의 중요성을 풍부하게 담고 있는 그가 만든 작품의 99%는 표면적이고 평면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피의 작품은 조각보다는 드로잉이나 컬러 작품의 속성과 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을 그를 조각가로 부르기도 하지만 그는 스스로 거부한다.



그는 세계 전체를 보는 사람의 입장과 규모로 세계를 창조 해왔다. 그리고 없는 것을 창조하기보다는 접근 가능한 기존의 언어로 작업한다. 즉 동그라미로 얼굴을 표현하고 개별적인 동작, 패션을 사인처럼 조합한 것이 지금 그가 보여주는 작업의 결과들이다. 이처럼 오피의 그림은 보편성과 개별성이 혼합된 중간 형태로서 평면과 입체를 아우르는 애니메이션의 현대적 예술품이다. 심플한 선과 눈 강한 비비드 컬러의 탁월한 조합이 보여주는 모던한 조형미의 결정체인 것이다. 특히 유행에 민감한 우리나라에서 팝아트 아닌 것을 보기 어려운 지금에 옛날 기준으로 오피의 그림을 팝아트라고 부르는 것은 적절치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얼굴에 간결한 선으로 여자의 페미니즘적인 특성을 이처럼 명료하게 표현한 인물화로, 특히 패션모델 케이트 모스와 인물 작업으로 유명한 작가도 드물다.

모든 것을 간결한 선으로 표현하며 특유의 움직임이 느껴지게 하는 경쾌한 인물화를 통해 각기 얼굴과 체형이 다른 인물들의 개별적 특성과 더불어 공동의 보편성을 짚어내고, 반다이크 같은 거장의 초상화를 비롯해 일본 만화나 애니메이션과의 접목을 시도하며 21세기의 인물화를 추구하는 줄리안 오피 작업의 매력은 이제 "오피적 언어(Opie Language)"라 부를 수 있을 만큼 독자적이다. 뉴욕에서 서울까지 런던에서 정통적인 조각상과 같은 파워와 언어로 그는 대중들과 절대적으로 호흡하고 있다.

그는 말한다. “저는 군중들이 어디로 가는지에 대해 알 수 없지만, 저에게 제안된 것이 어떤 것인지는 잘 알고 있습니다. 나는 환경에 밀착되어있는 방법을 찾고자 노력합니다. 그 조각품들이 건물에 더 기반을 두고 통합되어 있을수록 그 조각품들은 그 역할을 더욱 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제 작품의 목표는 그것들이 언제나 거기에 있었던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일 것입니다." 이처럼 중요한 보이는 눈을 정작 그는 점으로 드러낸다.

보통 '눈'이란 회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인지된다. 그러나 오피는 초상화 대부분에서 헤어컷이나 옷 얼굴형, 표정은 바꾸지만 눈은 바꾸지 않는다. 그들은 주로 검은 점일 뿐이다. 물론 사실 때때로 검은 점을 사용하지 않기도 하지만 그는 최소의 언어와 정보로 사람들의 정체성을 나타내고자 노력한다. 마치 사람을 위한 로고처럼 생각하고 그린다.

오피는 걷는 법이나 웃는 법 그리고 냄새가 될 수 있는 많은 디테일들로 전통 일본화나 만화뿐만 아니라 도시의 싸인을 연상시키는 작업을 보여준다. 그는 그림과 싸인 사이에 관계에서 가장 큰 차이점에서 오피는 사람들이 풍경을 모노크롬이나 단일화 된 움직임으로 나타내고자 하는 생각을 실천적으로 보여주는 것에 불과한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Blur의 앨범이나 엑스포의 애니메이션 같은 것이 그렇다.

그림이란 물리적 이론이나 감정적으로 세계와 맺은 관계나, 당신의 생각이나 본 것을 포착하여 등가물을 만드는 과정으로 이해한다. 그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걷는 것이나 말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일로 이제 받아들인다. 사람들이 걷는 모습, 그것을 보는 일, 그것이 오피가 매일 세계를 보는 방법이다. 그의 그림은, 그의 발걸음은, 그의 브래지어만 걸 친 여자는, 수영복을 입은 늘씬한 미녀는 정말 때때로 우리가 꿈꿔왔던 것보다 세상은 더 나은 것을 던져주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오피언어, 오피 랭기지가 주는 최고의 즐거움이다.줄리안오피는 1958년생 영국출신의 팝아티스트로 미술계 신성으로 꼽히는 주목할 만한 작가이다. 그는 옥스퍼드에서 자라 드래곤 학교(Dragon)와 막달렌(magdalen) 학교에서 공부를 하였다. 이후 그는 런던에서 유명한 첼시 미술학교에서, Chelsea College of Art에서 수학한 후 선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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