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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서울의 밤 청춘의 밤 그리고 몽구스와 함께하는 밤

2012-01-06


음악의 힘은 위대하다. 뻣뻣한 사람도 춤추고 싶게 만들고, 거듭된 좌절로 고개 숙인 청춘을 위로하기도 한다. 올해 발매된 몽구스의 4집 [Cosmic Dancer]가 그랬다. 새삼스레 ‘청춘’이란 단어를 꺼내게 했다. 더욱 세련되고 강렬해진 사운드와 쉽게 따라 부르고 반복해서 흥얼거리게 되는 멜로디, 모든 면에서 몽구스는 더 단단해졌다. 4년 공백을 비웃기라도 하듯 자신감도 넘쳤다. 불꽃같은 청춘도 좋지만 불독처럼 끈질긴 청춘도 좋다는 몬구의 얘기처럼, 몽구스는 ‘멋지게 나이를 먹는 단계’에 진입했다. 2주 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 공연 준비로 바쁜 몽구스와 유쾌한 대화를 나눴다.

글, 인터뷰 | 윤태호 VMSPACE 에디터
자료제공 | 루오바팩토리

어느덧 4장의 앨범을 발표한 밴드가 됐습니다. [Cosmic Dancer]는 4년 만이죠. 긴 공백을 거쳐 앨범이 나왔을 때 어떤 기분이 들던가요?

링구. 새로운 시작이구나. 뭔가 설레면서 두려웠어요. 하지만 잘 해낼 거라고 생각했고, 잘 해내고 있어요. (웃음)
몬구. 저도 설레고 두려우면서도 이제야 다시 숨쉬는 느낌이 들었어요.
샤드. 오랜 공백기 때문에 두려움도 있었지만 우리가 아직 건재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죠.

4집 앨범은 더 화려하고 사운드도 풍성해진 느낌입니다. 대중들에게 더 다가가면서도 몽구스 특유의 신선함을 잃지 않았어요. 오래 듣고 싶은 앨범이 완성된 것 같습니다. 작업은 쉽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어떤 앨범이 완성되길 원하셨나요?

링구. 누구나 쉽게 들을 수 있고,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어요.
몬구. 링구가 말하는 그런 노래가 바로 팝송이죠. 몽구스만의 팝송을 만들고 싶었어요.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 만드는 게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샤드. 최고의 댄스팝/록 앨범을 만들기 위해서 맴버들 모두 치열하게 작업했고, 그 결과물에 만족합니다.

개인적으로 ‘변해가네’라는 발라드가 인상적이었어요. 공감이 가는 곡이었죠. 성장해가는 청년의 진솔한 고백 같았다고 할까요.

링구. 멤버들 모두 연애를 하고 또 헤어지는 과정에서 성장을 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우리 나이도 이제 정말 청년이기도 하고요.
몬구. 아! 그런가요? 제대로 들었네요. 각 멤버들의 사연이 녹아있어서 그런지 더 담담하게 슬픈 노래인 것 같아요. 요즘 날씨에 딱 좋죠.
샤드. 1980년대 헤비메탈 발라드 스타일의 곡이죠. 처음 '변해가네'라는 곡을 만들고선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각자 누군가를 떠올렸을 겁니다.

* Mongoose (몽구스) - 변해가네 뮤직비디오


공연장에서 ‘Cosmic Dancer’와 ‘서울의 밤 청춘의 밤’을 들었더니 몸이 뻣뻣한 저도 춤추고 싶고, 몽구스를 몰랐던 사람도 팬이 될 것 같더군요. (웃음)

링구. 감사해요. 제가 관객이었어도 팬이 됐을 거예요. (웃음)
몬구. 으하하. 그러라고 우리가 노래한 겁니다! 춤은 보이지 않는 노래니까!
샤드. 그냥 몽구스 음악에 몸을 맡기시면 됩니다. 일단 내려놓으세요. 하하!

* Mongoose (몽구스) - Cosmic Dancer 뮤직비디오


괴로운 질문이겠지만, 4집 앨범에서 좋아하는 곡을 각자 뽑아주실 수 있을까요.

링구. ‘Everybody'라는 곡을 좋아해요. 왜냐하면, 내가 유일하게 가사를 쓴 곡이라...
몬구. 매 인터뷰 때마다 이 질문을 받는데 답은 매번 변해요. 흐흐. 어쩔 수 없죠. 2011년 12월 나 몬구는 ‘변해가네’가 제일 좋습니다.
샤드. 정말 괴롭네요. 하하. 개인적으로 하나만 선택하자면 '서울의 밤 청춘의 밤'입니다. 어렸을 때 봤던 1980~90년대 하이틴 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곡이죠. 진짜 청춘을 위한 음악!

지난달에 이상은씨 공연 게스트로 출연하셨죠. 운이 좋았는지 저도 그 공연을 봤습니다. ‘젊은 친구들’이라며 몽구스를 소개하시는데, 애정이 듬뿍 느껴졌어요. 링구님은 ‘돌고래자리’를 좋아한다고 하셨죠. 이상은씨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는지 궁금해요.

링구. 전 공연장에서만 상은 누나를 봤어요. 2007년 GMF(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에서 당시 여자친구와 공연을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립네요. 흐흐
샤드. 중학교 때 좋아하던 여자애가 이상은씨 팬이었어요. 그 애와 친해지고 싶어서 이상은씨 앨범을 구입했고, 그 후 그 친구보다 더 팬이 되었죠.

몬구씨는 한희정씨와 [춤추는 동물원]이란 영화를 찍으셨죠. 생각보다 상영관이 적어서 아쉬웠어요. 영화를 놓친 분들이 꽤 많더군요. 사운드트랙으로도 발매된 음악들이 참 마음에 들었는데, 연기하는 것은 어땠나요?

링구. 왜 연기 선배인 제겐 그 질문들을 안 하는지 모르겠어요. 어여 얘기해보세요!
몬구. 하하. 링구가 선배 맞다. 연기하는 게 쉽지 않더군요. 해야 할 액션과 대사를 처음 하는 행동과 말인 것처럼 하기가 정말 어려웠어요. 노래를 부를 땐 회상에 젖어 부르게 되는데... 연기는 그 시점에 살고 있는 것처럼 해야 해서 힘들었어요. 아~ 다시 연기 해보고 싶어요. 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감독님들이 음악 열심히 하라고 섭외를 안 하십니다. 허허. 그럼 영화음악이라도 좀 주세요!!!
샤드. 그 영화를 많은 분들이 놓치셔서 참 다행입니다. 하하. 참고로 전 안 봤습니다.

링구씨는 훨씬 오래 전에 영화 두 편(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도화지)에 출연하셨는데, 질문을 못 드려서 미안해요. 사실 두 편 모두 못 봤습니다. (웃음) 다음에 영화 출연하시게 되면 단독 인터뷰 한번 하시죠.

* 트위터, 페이스북 질문

몬구씨의 정체불명 손짓은 어떻게 개발된 건가요. 항상 손발이 약간 오그라드는데 재밌어서요. (Facebook 이언화 님)

몬구. 저도 그 정체불명의 손짓이 왜 나오는지 잘 모르겠어요. 댄서의 순정을 가진 싱어여서 그런가봅니다. 그리고 저 역시 제가 나온 영상 보면 오그라들어요.

2집 앨범의 ‘나빗가루 립스틱’이란 노래를 계기로 몽구스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그 노래의 제목과 첫 구절의 의미가 항상 궁금했어요. ‘나빗가루 립스틱’과 떨리는 숨비소리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꼭 알려주세요. (@crystalmn)

몬구. 그 의미는 말씀드리기가 곤란합니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여름날의 사랑 노래’라고만 설명을 드릴게요. 미안해요.

‘홍대 아이돌’이란 호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hamtol)

링구. 아이돌… 이라고 부르면… 음 뭐 그냥 그래요. 그런데 홍대는 빼는 게 낫겠군요.
몬구. 뭐 홍대가 별 거 있나? 그리고 아이돌이 별 거 있나? 우린 그냥 하고 싶은 음악 열심히 잘 하려는 뮤지션이에요.
샤드. 나 때문에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 같은데...

질문은 아니고, 몬구씨는 긴 나시가 정말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긴 나시 펄럭이고 폴짝폴짝 뛰면서 키보드 치는 모습 보러 공연가는 1인입니다. (@ahora_aqui)

몬구. 하하. 정말인가? 저는 많은 사람들에게 그 긴 나시 때문에 오래도록 놀림 받았어요. 여전히 폴짝폴짝 뛰긴 하겠지만, 긴 나시는 미안해요. 못 입겠어요.

건축가는 배가 고픕니다. 음악은 밥벌이가 되나요? (웃음) (@editaek)

링구. 밥은 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뭘 먹느냐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벌만큼 벌고 쓸만큼 씁니다. 그리고 요즘은 특히 많이 씁니다. 엉엉
몬구. 음악씬도 부익부 빈익빈- 우린 중산층 정도 되려나? 요즘 사회적으로 중산층의 몰락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하네요. 우리 얘긴가?
샤드. 음악으로 밥벌이를 원했다면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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