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아트 | 리뷰

다카페 일기 1 그리고 2

2010-04-15

작년에 정글의 기사로『다카페 일기』1권을 다룬 적이 있다. 가족의 일상을 담은 따뜻한 사진으로 ‘아빠’ 모리 유지의 블로그(www.dacafe.cc) 속 사진들이 책으로 엮이고 1년이 지나, 다시 ‘다카페 일기’ 두 번째 이야기가 출간되었다. 1권 출간 이후 더욱 인기를 얻어 블로그 ‘다카페 일기’는 방문자가 하루 3만 명에서 7만 명으로 늘어났다. 사람들이 그들의 집으로 왜 그렇게 놀러 가는지는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다.

에디터 l 이안나(anlee@jungle.co.kr), 자료제공 ㅣ 북스코프


2009년 1월에 출간된 『다카페 일기』1권은 아내 ‘다짱’, 씩씩한 딸 ‘바다’와 사고뭉치 아들 ‘하늘’, 그리고 늘 곁에 있는 개 ‘와쿠친’과 ‘단’이 함께하는 다정한 순간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한 아빠의 사진 일기이다. 하루 3만 명 이상 방문하는 인기 블로그인 ‘다카페 일기’는 일본에서뿐만 아니라 국내 블로거들에게도 특유의 감각적인 사진으로 알려져서 있다. 1권에서는 2002년 10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4년 2개월의 기록을 담고 있다. 어린 바다의 엉뚱한 행동, 애견 와쿠친의 장난, 격투기를 좋아하는 아내의 내 멋대로 일상, 하늘이의 탄생과 성장 등 여느 평범한 가정과 다를 바 없는 잔잔한 하루하루를 담고 있지만, 한 장 한 장의 사진과 일기는 보고 있으면 어느새 미소를 짓게 되는, 자꾸만 들여다보고 싶은 매력을 지녔다. 우리가 그냥 스쳐 지나가는 가족의 일상 속에서 얼마나 섬세한 감정들이 떠오르고 기억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이 사진집은 보는 이의 마음속에 따스한 가족애를 일으킨다. 아내와 아이를 바라보는 아빠의 시선, 또 아빠의 카메라를 바라보는 그들의 시선을 통해 누구나 꿈꾸는 따뜻한 가정의 풍경을 보여준다.


사진과 그래픽디자인을 생업으로 하는 아빠 모리 유지는 1999년부터 인터넷에 사진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외출을 싫어하는 다카페 가족은 주로 집 안에서 생활한다. 아침에 일어나 처음 본 장면, 바다가 장난치거나 울고 웃는 모습, 임신한 아내가 잠든 모습, 동네 공원에서 산책하며 찍은 풍경…. 부드러운 햇살 속에서 빛나는 아이들의 몸짓과 아내의 미소를 따뜻한 톤으로 담아낸 사진들은 모리 유지만의 독특한 사진 스타일을 보여준다. 닮고 싶은 사진 감각, 그것은 ‘다카페 일기’의 인기 비결이기도 하다. 사진과 함께 곁들인 한 줄 일기는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면서 가족을 향한 아빠의 애정 어린 시선을 보여준다.


다카페 가족의 사진이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도 온 가족이 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흔치 않은 풍경이 되어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가족과 함께하는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보여주는 이 사진집은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하는 ‘가족 성장기’이다.
그럼 ‘다카페’는 무슨 뜻일까? 모리 유지는 일본의 평범한 3DK(방 셋, 거실, 주방) 맨션, 즉 자택을 뜻한다고 밝혔지만 어느 인터뷰에서 ‘다짱(아내)의 카페’를 줄인 말이라고 하기도 했다. 가족의 생활 공간이면서 아내가 꾸리는 카페 같은 공간인 다카페의 풍경은 사진 곳곳에서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뽐낸다. 의자, 테이블, 곳곳의 소품들까지 하나하나 시선을 잡아 끌면서 사진의 배경으로도 손색이 없는데 재미있는 사실은 작은 소품들은 물론 인테리어까지 모두 아빠 모리 유지의 취향이라는 것이다. 『다카페 일기』는 아기자기하고 편안한 인테리어 스타일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책으로 만나는 『다카페 일기 2』는 2007년 1월부터 2009년 1월까지 24개월간의 기록을 담고 있다. 200여 장의 사진에서는 벌써 초등학교 4학년이 된 바다와, 꼬맹이에서 이제는 파워 넘치는 유치원생이 되어 더욱 짓궂어진 하늘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애견 와쿠친과 새로운 견공 식구가 된 견종 바셋하운드의 단고가 등장해 재롱을 부린다. 간혹 바다와 하늘이 자는 방에서 이불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큰 대자로 누워 코를 골며 자기도 한다. 모리의 사진도 좋지만 격투기 마니아 다짱이 쓴 ‘다카페 가족 이야기’는 재미있고 유쾌한 사진을 그대로 글로 옮겨놓은 듯 재치와 유머가 넘치고, 사랑스러운 눈으로 가족을 바라보는 시선이 담긴 사진은 따뜻하다.


디지털카메라로 일상을 찍는 블로거들이 크게 느는 최근 흐름 속에서 『다카페 일기 2』는 일상 기록의 새로운 장르를 보여준다. ‘행복한 가정’에 대해 누구나 가지는 마음 속 소망이자, 우리가 아직 발견하지 못했지만 이미 누리고 있었던 일상의 소중한 풍경을 담고 있다. 찬찬히 넘겨 보고 있으면 ‘나도 이런 가정을 갖고 싶다’라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사진들이 가득한 『다카페 일기 2』는 가족사진 일기의 충실한 교본이다. 가족의 모습을 차곡차곡 카메라에 담아 아름다운 기록으로 남기고 싶은 이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소중한 감각을 일깨워줄 것이다.

facebook twitter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