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사진 | 2015-07-10
예술가들에게 꿈의 공간인 아트 레지던시. 미술기자 출신 저자 조숙현이 유럽의 각 나라를 돌며 다양한 컨셉트의 레지던시를 경험했다. 그 중에서 작가를 매료시킨 독특한 캐릭터와 스토리가 있는 세 곳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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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의 대자연 품은 농장 옆 레지던시
카우하우스 스튜디오(Cowhouse studio)
카우하우스는 젊은 예술가 부부가 운영하는 신생 레지던시다. 2008년 농장과 창고를 개조해 아일랜드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 스튜디오와 레지던시를 설립한 것이다. 원목 바닥과 가구에서는 옅은 나무 냄새가 나고, 흡사 가정집처럼 편안한 느낌이다. 카우하우스 바로 뒤에는 높고 뾰족한 나무가 하늘 높이 솟아 있는 멋진 숲이 자리하고 있어 작가들에게 무수한 영감을 준다. 이곳에서는 매년 두 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최대 두 달까지 머무를 수 있는 성인 예술가를 대상으로 한 일반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여름 시즌에 3주에 걸쳐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여섯 명의 지원자를 선발하는 프로그램에 90개의 지원서가 몰릴 만큼 경쟁이 치열한 편이다. 지난해에는 영국에서 유학 중이던 한국 사진가가 머무르기도 했다. 아일랜드의 아름다운 농가에서 창작 활동을 하고 싶은 시각 예술 작가라면 추천할 만하다.
주소 Wexford, Ireland | 장르 및 지원시기 시각예술(회화, 조각, 사진 등), 매년 9월(홈페이지에 날짜 공고) | 선발 기준 포트폴리오, 4명 | 홈페이지 http://www.cowhousestudios.com/
스페인의 아름다운 수도원을 개조
라 프라구아(La Fragua)
스페인 남부에서도 거의 끝자락에 위치한 벨랄카사르에 위치한 라 프라구아는 이 마을의 유물 중 하나인 옛 수도원 건물이다. 레지던시 대문을 열자마자 넓디넓은 광장이 한눈에 펼쳐지고, 광장 한 편의 정원에는 나무와 야생화, 예술 조각품들, 그리고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오래된 우물도 있다. 정원 오른편에 2층짜리 작업실 건물이 있다. 총 5명의 예술가가 머무르는 이곳은 야생적이면서도 고즈넉한 중세 스페인의 매력을 품고 있어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실제 입주 작가들의 경우 작업실에 대한 만족도가 크다. 주변에는 1천년 역사를 지닌 중세시대의 고풍스러운 성이 있는데 그 성곽을 따라가 보면 사진보다 훨씬 거대하고 아름다운 풍광에 매료된다. 아시안 여성이 지나가면 온 마을의 시선이 집중된다니, 참고할 것.
주소 Belalcazar, Spain | 장르 및 지원시기 시각예술, 무용, 음악, 문학 등 예술문화 전반, 상시 지원 가능 | 선발 기준 포트폴리오, 5명 선발 | 비용 홈페이지 참조 | 홈페이지 http://lafragua.eu/
이탈리아 와인 동굴에 위치한 이색 레지던시
라 마시나 디 산 크레시(La macina di san cresci)
고급 와인을 생산하는 곳이자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이탈리아의 멋이 살아있는 그레베 인 키안티 마을에 위치한 레지던시다. 부부 디렉터가 동굴과 스튜디오를 인수해 3년에 걸쳐 재건축해서 만들었다. 옆 건물에는 스튜디오와 갤러리가 위치해 있는데, 특이한 것은 스튜디오가 거대한 와인 셀러였던 동굴이라는 것. 넓고 서늘하고 어두컴컴한 이곳에는 놀랍게도 사진을 인화하는 암실이 자리하고 있다. 혼자 작업하다가 와인을 마시고 쓰러져 잠들기 좋아하는 작가들에게는 꿈의 공간이 아닐 수 없다. 동굴은 단체로 영화를 관람하거나 작가들끼리 워크숍을 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주변 경관도 아름답다. 포도밭이 넓게 펼쳐져 있고, 군데군데 고전적인 양식의 건축물은 유럽식 병풍같은 풍경을 완벽하게 만들어준다. 와인과 자연을 사랑하는 작가라면 무조건 만족할 듯.
주소 Greve in Chianti, Italy | 장르 및 지원시기 시각예술, 음악, 문학, 영화, 상시 지원 가능 | 선발 기준 포트폴리오, 8명 | 비용 1주일에 400유로, 1주일 추가시 300유로 | 홈페이지 http://www.chiantic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