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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포토저널리즘에서의 크롭핑 ①

2011-08-12


크롭핑에 관해서는 대체로 두가지의 관점이 존재한다. 첫 번째 주장은 최종 사진 프린트는 네거티브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보여주어야 하기 때문에 절대 크롭핑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확대기의 네거티브 캐리어를 깎아서 풀-프레임으로 인화된 것을 강조한다.

글 | 김성민 경주대 조형예술학부 사진영상학과 교수


명확함과 메시지 강화를 위한 크롭핑
크롭핑은 왜 필요한가?


또한 크롭핑은 촬영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들은 이미지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언제든지 불필요한 부분들을 사진에서 제거해야 한다며 크롭핑의 필요성을 인정한다. 크롭핑이 사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주장이다.

사진을 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촬영했을 때의 프레임 느낌’ 그대로를 살리거나, 절대로 사진에 손을 대지 않겠다는 ‘풀 프레임’ 신화를 맹신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필자도 그러한 사람들 중의 한명이다. 사진의 일부분만을 살리고 다른 부분을 대부분 걷어내야 한다면 차라리 재촬영하는 것이 낫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일분, 일초를 다투는 현장에서는 이러한 ‘호기’는 ‘사치’에 불과한 경우가 더 많다. 이벤트의 경우 이미 이벤트가 끝나 버렸기 때문에 재촬영은 아예 엄두도 내지 못하고, 당장 게재해야 한다는 문제 때문이라도 재촬영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크롭핑을 하는데 있어서 엄격한 규정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엄격한 규정에 따르다보면 작가나 기자의 개성이나 비전을 전달하는 사진보다는 ‘공식화된’ 사진이 되기 쉽다. 크롭핑을 하는 이유에 관해 암실 전문가인 팀 루드만(Tim Rudman)은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경우들로 설명하고 있다.


* 사진의 포맷 변경
* 사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 혹은 선택된 사진 요소들의 강조 - 여기서 말하는 사진 요소는 상대적인 크기, 밀도, 무게감, 불필요한 검은색이나 백색 혹은 회색 영역 등을 말한다.
* 원하지 않는 부분들을 제외시킴 - 오브제나 적절치 못한 광선이나 어두운 부분
* 잘못된 카메라 앵글의 수정
* 이미지를 좀더 다이내믹하게 보일 수 있도록 회전시킬 필요가 있는 경우
* 사진 메시지를 변경시키기 위한 목적. 그러나 이러한 경우는 사실을 왜곡시킬 수 있기 때문에 때로 위험할 수 있다.
* 좀더 친근감을 강조할 필요가 있는 경우
* 구성적인 면을 향상시킬 목적
* 왜곡의 수정



원본인 사진 1은 앞의 그림자와 건물을 함께 강조하고 있지만, 이를 크롭핑을 한 사진 2는 후방에 있는 작은 공간 속에 있는 세 개의 창틀을 좀더 부각시키고, 기하학적인 형태만을 남겨 사진의 추상성을 높일 수 있었다. 이렇듯 사진의 크롭핑은 사진의 형태를 강조하거나, 메시지를 강화하는 목적으로 사용될 때 비로소 그 빛을 발할 수 있다.


포토저널리즘에서의 크롭핑

크롭핑은 사진에서 ‘관심의 중심’이 되는 부분으로부터 시선을 빼앗는 부분을 잘라내어 사진의 메시지를 강화할 수 있다. 또한 크롭핑이 부주의하게 행해졌을 경우 사진이 가지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저해할 수도 있다. 따라서 무분별하게 이뤄지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사진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정보를 유지하면서 메시지를 강화할 수 있느냐 하는 측면에서 행해져야 한다.

뉴스 사진을 촬영할 경우 포토저널리스트들은 풀 프레임으로 인쇄할 수 있을 정도의 완벽한 프레이밍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란 쉽지 않다. 아니 오히려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 카메라 앵글과 거리 혹은 배경이 완벽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러한 상황에서는 일단 최대한 정보를 유지하면서 촬영하고, 나중에 크롭핑을 하는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편집실이나 개별 기자들이 소유하고 있는 노트북에서 포토저널리스트들은 사진에서 제거할 수 없었던 불필요한 부분들을 크롭핑함으로써 자신이 촬영한 사진의 시각적 주장을 강화할 수 있다. 자신의 사진을 전혀 손대지 않은 상태로 편집실로 넘겨줄 수도 있지만, 이것은 포토저널리스트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권리이자 의무가 될 수 있는 명확한 메시지를 가지고 있는 사진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측면을 간과하는 행위가 되고 말 것이다.

출판이 될 가치를 지니고 있는 사진이라면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메시지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고유한 형태를 가지기 마련이다. 포토저널리스트와 사진 편집인은 모두 사진이 가장 효과적으로 그 메시지를 드러낼 수 있는 형태, 크기, 비율 등에 관해 공통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사진이 제대로 크롭핑이 되면, 크롭핑된 내부의 모든 요소들은 사진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어야 한다. 이 말은 크롭핑은 사진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소들만을 남겨두어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메시지를 변형하거나, 왜곡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진의 기본 형태를 변형해서는 안된다.

지면에서 사진이 본문과 공간 문제를 발생시킬 경우, 사진은 흔히 부차적인 요소로 치부되곤 한다. 사진이 본문보다 축소하거나, 잘라내기 쉽기 때문이다. 저널리즘에서 사진들은 본문을 채우고 남은 공간을 메우는 유동적인 것으로 생각되어지기 쉽다. 저널리즘에서 사진을 함부로 다루는 가장 심각한 경우는 사진의 형태나 크기를 고려하기 전에 미리 레이아웃을 잡아 놓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식의 레이아웃은 단순히 사진을 이미 할당된 공간에 배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흔히 내용상의 큰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뉴스 가치가 있고, 독자들에게 꼭 알려야 할 소중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사진이 단순히 하나의 공간을 채우는 역할로 치부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편집실에 들어온 사진을 신중하게 고려해 공간을 배정할 때 비로소 독자들은 자신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소중한 정보를 입수하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1) 메시지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요소를 제거한다.

본문과 레이아웃만을 고려한 부분별한 크롭핑, 혹은 중요한 부분만을 강조하겠다는 의도에서 이뤄진 과다한 크롭핑은 사진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저하시켜 사진 본래의 메시지를 희석시킬 수 있다. 최선의 크롭핑은 사진을 산만하게 만드는 요소들과 관심의 중심 이외의 잉여 부분들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촬영할 때 줌 렌즈 혹은 망원렌즈를 사용해 장면을 좀더 부각시키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할 수 있다.

가능하다면 배경에 있는 창문이나 조명은 크롭핑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유는 우리의 시선이 밝은 공간을 먼저 보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에서 사진에서 주제가 아닌 부분이 흰색이거나 밝은 색일 경우도 사진 메시지는 크게 약화될 수 있다. 또한 표정, 제스처, 혹은 의상 등으로 주제가 되는 인물과 사진 속에서 시각적으로 경쟁하는 주변 인물들도 크롭핑의 주요 대상이 된다.


사진 3에서 배경에 있는 3개의 창틀은 시각적으로 매우 거슬리는 요소이다. 만약에 촬영자가 좀더 높은 위치에서 촬영했다면, 이런 요소들은 충분히 제거될 수 있었을 것이다. 사진의 점선처럼 크롭핑할 경우에는 오른쪽에 있는 인물의 머리 윗부분을 손해보는 셈이지만, 그대로 두는 것보다는 시각적으로 훨씬 더 안정적이다. 사진 4에 등장하는 두 명의 골퍼들의 몸짓과 표정은 아주 흥미로운 장면을 연출하고 있지만, 앞에 있는 아웃포커스 된 깃대는 이러한 점들을 반감시키고 있다. 점선과 같이 크롭핑을 해 다시 확대한다면 사진 메시지는 훨씬 더 쉽게 읽혀질 수 있고, 사진 구성도 향상될 수 있다.



<2편으로 이어집니다>


*본 기사는 <월간사진> 2007년 2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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