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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앵글, 움직임, 빛을 이용한 주제부각 ②

2011-08-10


많은 포토저널리스트들이 편집을 위해 촬영시 구성을 다소 느슨하게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물론 신문사진의 경우 편집인들이 편집실에서 충분히 생각하고, 사후 처리하는 관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같은 관례 대로 따라만 간다면 사진가 자신의 독특한 시각을 가지기 어렵다. 너무 느슨하게 구성된 사진은 주제를 상대적으로 작게 만들어 시각적인 효과면에서 떨어지게 된다.

글 | 김성민 경주대 조형예술학부 사진영상학과 교수


화면을 가득 채워 주제를 부각시킨다

반대로 주제로 프레임을 가득 채우면 즉각적인 시각적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 포토저널리즘 역사에서 가장 추앙 받는 사진가인 로버트 카파(Robert Capa)의 명언인 “당신의 사진이 충분히 만족스럽지 않다면, 당신은 충분히 다가서지 않은 것이다” 처럼 결국 화면 구성을 위해서는 불필요한 여백을 두지 말고, 주피사체로 프레임을 충분히 채워야 한다. 이를 통해 시각적인 면에서, 그리고 감정적인 면에서 충만한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또한 피사체가 충분히 클로즈업 되어 화면을 채우면 그만큼 사진에는 상세한 디테일이 전달될 수 있으며, 피사체가 가지고 있는 내면을 좀더 극적으로 드러낼 수 있다.

사진 7은 실비아 플라치의 인물사진이다. 불필요하거나 주제와 관련이 없는 배경을 사진에서 제거하면서 인물이 가지고 있는 특징만을 부각시킨 좋은 사례이다.


빛과 그림자 읽어내기

사진에서 형태는 피사체를 드러낼 수 있는 가장 단순하면서 중요한 수단이다. 그리고 이러한 형태를 결정하는 것은 결국 빛이다. 나무의 아웃라인만 빛으로 드러날 수 있으면, 우리는 그 사진 속 대상이 나무임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 우리는 사진이 빛으로 만들어지는 예술임을 분명히 알고 있지만, 막상 복잡한 상황에 놓였을 경우 가장 중요한 빛을 제대로 고려하지 못하고 촬영하는 경우가 많다. 노출상의 문제를 고려해 되도록 역광의 상황을 피하려는 것도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림자의 경우도 구성상에 재미를 더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주피사체만을 쫓다 부수적인 구성의 문제를 잊는 경우가 허다하다.

1) 역광을 활용한다

광원이 주피사체의 배경으로 들어오면, 피사체의 위쪽이나 측면 가장자리에 빛이 발생하게 된다. 스튜디오에서 백라이트를 활용해 피사체에 테두리 광선을 만들어내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이렇게 되면 피사체의 형태가 좀더 부각될 수 있다. 또한 역광에서 실루엣을 사용하면 쉽게 피사체의 형태를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 실루엣으로 만들어진 피사체는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디테일, 색상, 질감 등을 모두 지워버리는 대신에 주형태만으로 의미를 전달한다. 실루엣은 또한 그것이 갖는 단순성으로 인해 쉽게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역할을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단순하고, 큰 형태를 가진 피사체를 역광에서 촬영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어두운 배경에 있는 어두운 피사체를 부각시키고자 할 때 가장 빛을 발할 수 있다. 사진 8은 실비아 플라치가 촬영한 프로권투 프로모터인 돈 킹(Don King)의 사진으로 그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삐침 머리’를 더욱 부각시켜 굳이 정면을 촬영하지 않아도 누구나 돈 킹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특징을 잘 잡아냈다. 그리고 크게 부각된 그의 몸 실루엣은 독자들로 하여금 그가 엄청난 권력을 가지고 있는 권투계의 대부임을 암시적으로 잘 드러낸다.


2) 그림자 활용하기

그림자는 매우 중요한 사진의 구성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자주 고려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림자를 활용하면 좀더 상상력을 발휘하게 하거나, 좀더 감정이 풍부한 사진을 만들어낼 수 있다. 또한 그림자는 사진 구성에서 ‘3차원 효과’를 불어넣을 수 있다. 즉, 좀더 깊이 있고, 입체감 있는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그림자 활용이 중요하다.

물론 그림자라고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광선이 강한 경우에는 매우 짙은 그림자가 생기고, 광선이 약할 경우에는 부드러운 그림자가 만들어진다. 일반적으로는 그림자가 짙으면 짙을수록 좀더 강한 효과를 만들 수 있지만, 부드러운 그림자는 좀더 미묘한 톤과 감정을 만들어낼 수 있다.

사진 9는 지난호에 소개된 영국의 거리 사진가 토니 레이 존스(Tony Ray Jones)가 촬영한 커피숍의 모습이다. 정면에 보이는 홀로 앉아 있는 노인의 모습과 무엇인가 고민하면서 어둠 속에 앉아 있는 모습의 이 사진에서 그림자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와 같이 그림자는 사진의 분위기를 우울하게, 때로는 강렬하게 만든다.






*본 기사는 <월간사진> 2007년 1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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