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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소중히 하는 일본의 리자인 유전자

2011-07-26


우리 한국인들은 모든 사물에 신(神)이 머물러 있으며 화장실에까지 신이 있다고 생각하는 일본인의 국민성을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 일본인들은 좀처럼 물건을 버리지 않는다. 물건을 소중히 하는 국민성에 대해 외국인들은 감탄하면서도 약간의 위화감을 느낀다고 한다.

기사제공 | 디자인DB(www.designdb.com)


일전에 이런 신문 기사를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제목은 “오래된 선풍기의 절연 성능 저하, 발화의 우려 제조 후 30년 이상의 제품에 많아”였다. 일본에서는 물건을 오랫동안 소중히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있었지만, 1,500엔만 내면 중국산 선풍기 신제품을 살 수 있음에도 30년 이상 사용하는 사람이 다수 있다는 사실에 놀란다. 그 뿐만이 아니다. 제품 평가를 담당하는 독립행정법인 제품평가기술기반기구(NITE)는 제조 후 30~40년이 경과한 선풍기 몇 대를 사용해 성능 저하의 상태에 이상은 없는지 검사하고 이상이 있는 경우 해결 방법 또는 사용 금지 등의 주의를 촉구한다.

이와 같이 물건을 소중히 하는 일본인이지만 새로운 개념을 창조해 내는 데는 뛰어나지 않은 반면 어떤 물건으로부터 지혜와 창조를 발휘해 유용한 것으로 새롭게 개선하는 능력은 뛰어나다. 불편을 받아들이는 서양 사람과 불편을 어떻게 해서든지 해결하려는 일본인을 비교해 보면 정말 재미있다.

일본에는 물건을 소중히 하는 ‘아깝다(일본어로 뭇타이나이)’라는 의식이 있는데 이는 리자인(Recycle + Design)의 개념에 빗대어도 좋을 것이다. 환경문제를 의식하지 않고는 말할 수 없는 요즘 세상에서 일본에서도 3R(reduce, reuse, recycle)이 키워드가 되고 있다.


폐타이어를 활용한 가방 브랜드 ‘HEVEA’
생활 용품은 어떨까. 지금, 소리 소문 없이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이 폐타이어를 이용한 가방 ‘HEVEA’을 만드는 ㈜코한이다. 다 사용하고 난 타이어에서도 리사이클 하기 매우 어렵다고 알려진 승용차용 타이어의 원료를 고집해 엄선된 재료를 사용해 가방을 개발했다.


자동차 타이어는 유연성, 내수성, 내열성, 비열화성, 소음제거, 충격 흡수 등 뛰어난 특성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타이어 고무는 버려진다. 현재 전 세계 수십 억 개라고도 하는 양의 타이어가 폐기되고 있다. 타이어의 내구성과 비열화성에 대한 연구를 해 온 결과, 현재 타이어가 지닌 뛰어난 소질은 한편으로는 땅에 묻힐 경우 100년이 지나도 분해되지 않아 나중에 처리가 곤란한 애물단지가 되어버린다.

장기간에 걸쳐 야외에 방치하면 자연 발화 등에 의해 화재를 일으킬 위험이 있고 또한 중고 타이어가 빗물의 접시 역할을 해 모기가 대량으로 발생할 수 있어 주변 주민의 건강에 피해가 우려되므로 큰 사회 문제가 되기도 한다.

폐타이어는 조기에 리사이클 환경의 정비가 필요하면서도, 발전소 등 에너지 자원으로 ‘연소’하는 ‘사마루리사이쿠루’(불살라서 재이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현재 일본에서 폐타이어의 재활용 비율은 88%이지만 그 대부분이 사마루리사이쿠루이며 사용이 끝난 타이어는 에너지원으로 유효하다. 이산화탄소의 배출과 다이옥신의 발생 등 단점이 크고 환경에 대한 배려에 문제가 많은 폐타이어를 재활용하는 것은 여러모로 훌륭한 방법이다.

폐타이어는 차량의 격렬한 움직임에도 견딜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열에도 강한데 플라스틱과 달리 발열로 녹이는 기술은 현재의 기술로는 가능하지 않다고 한다.


게다가 만약 녹인다고 해도 타이어 제조업체에 따라서는 몇 가지 우수한 원료를 배합하는 성분이 다르기 때문에 순수한 고무를 추려 내는 것은 어렵다. 또한 타이어는 강도와 품질의 안정화를 증대시키기 위해 철사와 섬유가 들어있고, 특히 승용차용 타이어는 섬유와 철사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이를 제거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고무가 녹기 어렵기 때문에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분쇄한 고무 가루에 용융 재료를 첨가하고 다시 성형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다시 성형할 시 추가하는 용융 연구가 진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상품에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고무를 생성할 수 없다. 개발 도상국가이면, 그 대부분이 야외에 방치되거나 다이옥신 대책이 없는 소각로에서 태워지는 실정이다.

㈜코한은 수 년간의 연구 결과, 재성형이 어려운 중고 타이어를 독자 시스템의 혼압용융기에 의해 타이어 소재의 강력함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광택이 있고 가죽과 같은 높은 품질의 질감을 소재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결국은 품질이 좋아야 팔린다
HEVEA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는 세련된 디자인과 품질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고 한다. 최근 일본은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높아지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이용하는데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한테도 이 HEVEA 가방의 튼튼함 때문에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폐품의 재활용은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해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제품마저도 품질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해 재활용의 의미가 무색해지고 환경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경우도 많다. 폐품의 재활용으로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코한사와 같은 새로운 발상에 따른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출처 | KOTRA Green Report Vol. 09 2010 Autum
본 정보는 한국디자인진흥원 디자인디비닷컴(www.designdb.com)에서 제공한 자료이며, 상기 정보는 한국디자인진흥원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재배포 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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