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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의 옷을 입은 공간

2014-10-21


런던 노팅힐에 위치한 베이싱 스트리트 룸(Basing street rooms)은 독특한 구조와 무게감 있는 조형물 대신 화려한 컬러감과 패턴으로 옷을 입혀 2013년 9월에 새롭게 탄생한 호텔이다. 벽화와 캘리그라피 등 그래픽디자인의 요소들이 주는 아름다움을 이용해 옛것과 새것이 골고루 공존하는 공간을 탄생시켜 방문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글│ 김승화 객원기자(hwa8910@gmail.com)
자료제공│ Alma-nac 스튜디오

베이싱 스트리트 룸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음반 스튜디오 ‘SARM 스튜디오’ 옆에 위치해 있다. 음반작업을 하기 위해 긴 시간을 투자했던, SARM 스튜디오를 이용하는 뮤지션들의 요구에 따라 지금의 베이싱 스트리트 룸이 탄생했다.

평범하게 운영되던 기존의 호텔 운영방식을 벗어나고자 리노베이션을 의뢰한 클라이언트 SARM 스튜디오는 이전 건물의 느낌을 그대로 느끼고 싶다는 고객들의 바람을 디자인에 담기를 원했다. 이를 담당한 Alma-nac 디자인그룹은 새롭게 재건축하는 방법보다 리노베이션을 통해 기존의 느낌을 최대한으로 반영하고, SARM 스튜디오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호텔 안으로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했다.

Alma-nac 디자인그룹은 여러 분야의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음반사 직원들과 함께 작업하며 공간에 스튜디오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고자 했다. 그 결과, 구조를 바꾸는 방법을 택하는 대신 컬러와 패턴 벽화 등 그래픽디자인이 가지고 있는 심미적인 요소들을 사용해 그들의 이야기를 공간 안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내부는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따라 빅토리아 시대의 특징과 기능을 이용해 공간의 콘셉트를 구현했는데, 그 소재를 헤링본 패턴(Herringbone pattern)으로 선택했다. 각 실의 마루바닥 위에 표현된 이 패턴에 블루, 옐로우, 레드, 세 가지의 컬러를 적용해 방을 구분했다. 사용된 각각의 컬러들은 단순한 색이 아닌 SARM 스튜디오의 다양한 앨범 디자인에서 참고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레드 컬러로 이루어진 계단에는 과거 음반사에서 제작되었던 유명한 곡들의 제목을 담았다. 각 제목마다 서체를 다양하게 새겨놓아 계단이라는 작은 공간 요소도 놓치지 않는 세심함을 보인다.

외부는 내부와는 반대로 차분한 컬러를 이용해 기존 건물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았으며 외부 파사드에는 과거 SARM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진행했던 네 명의 대표 아티스트의 이미지를 벽화로 그려 넣었다. 이러한 작업들을 통해 스튜디오의 명성과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베이싱 스트리트 룸을 재미있게 리노베이션한 Alma-nac 디자인그룹은 유쾌하고 실험적인 건축프로젝트를 통해 사람들에게 큰 재미를 주었다. 이들 작업의 특징은 건축이란 분야에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한 분야와 융합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데 있다.
베이싱 스트리트 룸이 그래픽이란 옷을 입어 재미있게 새롭게 탄생했듯이 이들의 폭넓고 다양한 분야와의 콜라보레이션이 앞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탄생시킬지 기대된다. 그들의 유쾌하고 흥미로운 프로젝트 포트폴리오는 아래 사이트로 이동해 볼 수 있다.

Alma-nac 스튜디오 http://www.alma-na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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