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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즈, 무한의 주택

2014-09-11


기사제공 ㅣ 월간 건축문화

건축가 : 알베르토 캄포 바에자
사진 : Javier Callejas Sevilla
위치: 카디즈, 스페인
면적: 900㎡
완공 : 2014

카디즈에 위치한 지상낙원 같은 놀라운 장소에 우리는 드넓은 바다를 마주하는 거대한 주택을 디자인하였다. 이는 지금까지 우리가 설계한 주택 중 가장 근본적인 디자인이다. 신대륙과 구대륙을 연결하는 바다 대서양의 가장자리에 석조 건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장소는 지중해에서 출발하여 대서양으로 향하는 모든 배가 지나는 지역이다.
우리는 마치 바다를 마주하는 방파제 같은 주택을 디자인하였다. 그 주택은 수평적인 면 위를 덮는 단(壇)의 형태이다. 완전히 원초적인 넓게 펴진 수평적인 면 위에서 우리는 석양이 지는 먼 바다의 수평선을 바라볼 수 있다. 마치 모래와 같은 로마의 트래버틴으로 만들어진 넓은 수평면은 드넓은 바다를 마주할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주택의 메인 거실을 넓은 수평면으로 들어올리기 위해서 우리는 정면 20m, 높이 36m 달하는 거대한 육면체를 세웠다. 그리고 수평면12m 아래 우리는 주거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단단한 바위를 드러내었다.

수세기 전 카디즈와 지척에 위치한 볼로니아에는 소수의 고대 로마인들이 살았다. 그 곳에는 로마인들이 가룸(garum : 고대 로마인이 즐겨 먹었던 생선을 발효시켜 만든 소스)을 생산하였던 어업 공장의 터와 그들의 신을 위해 지었던 신전이 그대로 남겨져 있다. 우리는 그들에게 경의를 표하고자 석조로 지어진 아크로폴리스 같이, 우리의 주택을 고대 로마의 트레버틴으로 지었다. 그리고 석조 플랫폼에 더 강한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 우리는 출입벽에서 이어지는 모든 지형을 통합하였다. 마찬가지로 고대 로마의 트레버틴으로 만들어진 출입벽은 주택의 내부 공간과 도로를 구분 짓는 기능을 한다. 벽의 내부로 들어오게 되면, 주택으로 향하는 입구는 구멍을 내어 만든 계단의 모양의 '트렌치'를 통해 진입할 수 있다.

그리스 시인은 이 수평면이야 말로 진정한 성역이며, 신화에 명시된, 인간과 신이 만나 하나로 섞이는 장소라고 말했다.
원초적인 석조 플랫폼 위에는 강하게 부는 바람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세 벽이 세워져 있다. 때때로 바람은 누군가 바람의 신 아이올로스의 바람으로 가득 담긴 가방을 열어둔 것과 같이 느껴졌다. 이와 같이 거센 바람은 율리시스가 귀항하던 배 위에도 불었을 것이다.

1655년 램브란트가 완성한 매력적인 동판화, ‘사람들 앞에 내보여진 그리스도(Christ Presented before the People),’는 언제나 우리를 매혹하였다. 램브란트는 동판화 속에 곧게 뻗은 수평선을 스케치 하였다. 그 선은 완벽하게 올곧았으며, 완전한 수평이었다. 그가 표현한 단(壇)의 강렬한 경계를 이루는 선이 바로 이 선이다. 또한 미스 반 데어 로에는 종종 램브란트의 선과 같은 선을 그렸다. 우리는 램브란트와 미스가 우리의 단(壇)형 주택, 모든 단(壇), 오직 단(壇) 만을 변호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카프리에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말라파르타 주택을 설계한 건축가 아달베르토 리베라 또한 그러하였듯, 우리도 말라파르타 주택을 옹호할 것이다. 그리고 해변에서 우리의 단(壇)형 주택을 응시할 때면, 우리는 그들 모두를 회상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무한의 주택이 시간의 흐름을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류의 심신에 남을 수 있기를 바란다. (: 알베르토 캄포 바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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