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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마당, 자연의 일부가 되다

2014-07-09


‘신선놀음’은 흔히 근심 걱정 없이 편안한 상태에서 취하는 휴식을 말한다. 구름 위에 올라가 자연과 어우러져 시간을 보내는 것을 기대하지만, 도시에서는 이러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떠올리기 쉽지 않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하, 서울관) 마당에 펼쳐진 풍경은 자연 일부를 옮겨온 느낌이 든다. 빛을 가려줄 그늘과 잠시 걸음을 멈추고 앉아 쉴 수 있는 잔디, 정원을 거닐 수 있는 구름다리와 트램폴린 등은 관람객에게 새로운 시간을 경험하게 한다.

에디터 | 정은주(ejjung@jungle.co.kr)
자료제공 | 국립현대미술관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 은 뉴욕현대미술관의 신진 건축가 공모 프로그램으로, 매년 미술관 마당에 공공 파빌리온을 설치해 건축의 경계를 넓히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에 없던 새로운 건축물을 만들어냄과 동시에 주변 경관과의 맥락을 이뤄가는 과정에 대한 젊은 건축가들의 고민과 나름의 해답을 기대하게 만든다. 1998년 처음으로 시작된 이래 2010년에는 산티아고 컨스트럭트, 로마 막시, 이스탄불 근대미술관 등에서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국립현대미술관, 뉴욕현대미술관, 현대카드의 공동주최로 서울관에서도 처음으로 개최된다.

한국에서는 일차적으로 전문가의 추천을 받은 26명의 건축가 및 건축 팀에게 전시를 제안한 가운데, 최종안을 제출한 5개 팀 중에 문지방(최장원, 박천강, 권경민)팀의 ‘신선놀음’이 선정됐다. 국립현대미술관 측은 서울관의 공간적 특성과 신선한 콘셉트와 시적인 접근이 특히 높은 접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들의 프로젝트는 무엇보다 서울관 건물을 중심으로 건축물을 주변 건축물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 압도적인 스케일을 자랑하기보다는 바람과 날씨에 따라 유기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것은 건축물 자체보다는 건축물이 풍경과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게 한 공공건축물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공간의 다양한 요소들은 ‘신선놀음’을 더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먼저, 서울관 마당의 돌 바닥을 뜯어내고 설치한 잔디밭이 관람객을 자연스럽게 불러모은다. 60여 개의 에어벌룬은 잔디밭에 그늘을 드리우거나 기대어 쉴 수 있는 의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 사이를 오가면서 퍼지는 미스트는 시원하면서도, 공간 자체에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에어벌룬 숲 사이에 놓인 목조 사다리는 ‘신선놀음’의 전체적인 풍경과 함께 주변 공간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되며, 트램폴린은 구름을 연상시키는 에어벌룬 위로 뛰어오르는 경험을 통해 즐거움을 전한다.

한편 오는 10월 5일까지 이어지는 ‘신선놀음’과 함께 서울관 내 7전시실에서는 젊은 예술가 프로그램의 역사와 1차 후보군의 건축가 소개 및 최종 후보 5팀의 도면, 드로잉, 스케치, 모형, 영상 등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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