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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 | 리뷰

픽토그램으로 재미나고 편안한 공간 연출

2011-05-27


독특한 디자인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던 가회동 이해박는집이 안산에도 문을 열었다. 하지만 이번에 한옥이 아닌 갤러리다. 치과의 딱딱한 분위기를 없애고 그림도 감상할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탄생한 이해박는집. 전체적으로 오픈된 공간답게 내부 사인물도 크고 심플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글 | 팝사인 김명준 기자 mj2279@popsign.co.kr
사진 | 신혜원 기자 shin@popsign.co.kr

information
● 위 치 :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539-20 봉산빌딩 5층
● 홈페이지 : www.trustden.com
● 사인기획 및 기본디자인 : 김기영교수&Brand Hotel, 투래빗(주)
● 디자인 감수 : 김기영 교수 (숙명여대 시각·영상디자인과)
● 사인 제작 및 시공 : 투래빗(주) 02-3445-2022


갤러리의 감수성을 간직한 치과, 진료 후 그림감상은 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확트인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흔히 생각하던 치과의 갑갑한 느낌이 아니라, 카페의 느낌같기도 하고 갤러리의 느낌같기도 하다. 2009년 6월에 문을 연 안산 이해박는집의 초기 콘셉트는 현재와는 조금 달랐다. 처음 김영환 원장이 투래빗에 의뢰한 이해박는집의 인테리어는 서민들이 쉽게 갈 수 있는 장소였다. 대부분 치과의 깔끔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서민들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몇 번의 미팅 끝에 외국의 창고형 치과를 콘셉트로 내부 인테리어가 진행되었다. 건물 내부의 뼈대를 외부로 노출시킨 것은 이런 고민의 자연스런 결과다. 진료실을 특별히 가리지 않고 자연스레 입구와 연결되는 것도 안산 이해박는집만의 특징. 누구나 와서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인포메이션 앞에 배치한 테이블도 이색적이다. 갑갑한 느낌을 없애기 위해 통유리를 블라인드가 아닌 블록으로 가린 것도 눈길을 끈다. 전체적인 디자인을 감수한 숙명여대 김기영 교수는 ‘모던+심플+유니크가 이 장소의 콘셉트였으며, 저예산으로 제작하기 위해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해박는집 브랜드의 특징인 전시회는 안산에도 예외없이 적용되었다. 현재는 ‘소리없는 낭독’이라는 주제로 4월 말까지 전시가 진행 중이다.


크고 심플한 사인은 공간에 맞춰 고민한 결과
안산 이해박는집이 있는 장소는 공간이 넓고 천장이 높은 곳이다. 디자인을 담당한 투래빗(주)의 손병인 과장은 공간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일반적인 크기의 폰트로는 효율성이 떨어질 것으로 판단해 일반적인 폰트보다 크고 단순한 내부사인물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자칫 글씨만으로 표현된 내부 사인은 밋밋해 보일 수 있어 재미있는 픽토그램을 같이 배열했다. 치과라는 특성 때문에 엑스레이실, 소독실, 수술실 등의 다양한 공간에 맞는 픽토그램을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내부 사인물은 일반적인 스카시 방식으로 제작되었다. 각 공간의 측면 벽쪽에 크게 검정색 스카시 사인이 부착되어 있어 가시성을 높였다. 가장 큰 폰트는 영어로 제작되었고 그 아래에는 픽토그램과 한글 사인이 작게 부착되어 있다. 공간으로 들어가려고 문의 손잡이를 보게되면 각 공간별로 픽토그램 출력물이 손잡이 위에 부착되어 있다. 작은 아이디어지만, 딱딱하고 무서운 공간인 치과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바꿔줄 수 있는 아이템이다.


이해박는집에 사용된 조명은 그 자체로 눈길을 끈다. 입구에 들어서면 공사 현장에서 사용되는 조명이 테이블 위를 밝히고 있다. 이 장비는 주로 터널에서 사용되는 장비로 러프하고 내츄럴한 느낌의 공간에 알맞은 조명을 고민하다가 나온 아이디어다. 선을 그대로 노출해 창고형 치과라는 콘셉트를 살리고자 노력했다. 다양한 형태의 등기구가 있지만 창고형 치과라는 콘셉트와 공간이 넓고 천장이 높은 현장의 상황을 고려한 결과라고 투래빗(주)측은 밝혔다.


픽토그램 사용의 효율성과 재미를 동시에
픽토그램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쓰고 있는 언어다. 픽토그램은 그림과 메시지가 결합된 형태로 단순화한 그림으로 메시지를 전달한다. 안산 이해박는집에서는 내부사인물에 글씨외에도 픽토그램을 사용하여 장소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한 사용된 픽토그램은 병원이 주는 위압감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낸다. 딱딱한 병원의 느낌을 한층 완화할 수 있는 재미를 주는 것도 픽토그램 사용의 효과다. 가령 엑스레이실에 사용된 해골느낌의 픽토그램은 엑스레이실이라는 장소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면서도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다.

픽토그램은 숙명여대 김기영 교수가 디렉션하고있는 Brand Hotel이라는 산학협력팀에서 디자인한 것이다. 김기영 교수는 사인물을 잘 활용하면 인테리어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인테리어와 사인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은 지양해야 된다고 말했다. 또한 무조건적으로 돈을 들이는 인테리어 보다는 사인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인이라는 것은 인테리어의 마무리이며 건물의 정체성과 오너의 문화적 안목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든 병원이 그렇지만 치과는 어른들도 가기 꺼려지는 공간이다. 하지만 안산 이해박는집은 치과에 대한 두려움을 편안한 디자인으로 상쇄시킨 장소다. 현장에 맞게 고안된 심플한 내부 사인과 조명이 인상적인 장소, 안산 이해박는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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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POPSIGN
SP, Sign, Lighting Design 전문 매거진 월간 <팝사인> 은 국내 최초의 옥외 광고 전문지로, 국내 사인 산업의 발전과 신속한 정보 전달을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또한 영문판 잡지인 발간을 통해 국내 주요 소식을 해외에 널리 소개하고 있으며, 해외 매체사와의 업무제휴 들을 통한 국내 업체의 해외전시 사업을 지원하는 등 해외 수출 마케팅 지원 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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