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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와 함께, CAMPER

2010-11-11


독특한 간판, 세련된 외관. ‘엣지있는’ 그 모습은 지나치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쇼윈도 너머로 보이는 것은 신발이지만 마치 외국의 유명한 디자인 갤러리를 들여다보는 기분을 주는 이곳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 캠퍼)


이곳은 스페인의 슈즈 브랜드 캠퍼의 매장이다. 캠퍼는 실용적이고 편안한 슈즈 디자인을 대표하는 브랜드이다. 캠퍼의 이러한 매력은 실생활에서 꼭 필요한 ‘편한 신발’을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층을 점점 늘리는데 일조하고 있다. 쉽게 닳지 않는 밑창과 보행 시 충격완화는 고무로 된 밑창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지는 또 다른 핵심은 몇 년을 신어도 질리지 않는 디자인이다. 이는 ‘가격대비 완전만족’이라는, 소비자가 추구하는 가장 최고의 가치를 실현시키는 부분이기도 하다. 1887년에 시작되어 130여 년에 이르는 전통을 지니며 그 역사는 훼미리 비즈니스를 통해 4대째 이어져오고 있다.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매장은 캠퍼의 신발을 판매하는 곳이지만 일반매장과는 다른 공간이다. 상품을 진열한 테이블과 조명, 계단 등 내부의 구석구석은 하나같이 독특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꾸며져 있다. 이곳은 바로 캠퍼의 프로젝트인 캠퍼 투게더에 의한 캠퍼 플래그쉽 스토어로 국내 최초는 물론 아시아 최대의 규모이자 전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캠퍼 스토어이다. 캠퍼투게더 프로젝트에 의해 탄생된 유니크한 슈즈들과 함께 알프레도 하베를리(Alfredo-Haeberli)와의 특별한 작업들을 선보이며 총 세 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공간은 각각 캠퍼 스토어, 라운지, 아티스트들의 작업과 전시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건축물의 외관과 스토어 내의 가구와 소품 등 매장의 모든 요소에는 하베를리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담겨있다. 그는 다양한 탈것 들 중에서 세발자전거를 가장 먼저 떠올렸고 세발자전거를 모티브로 삼았다. 그의 프로젝트는 세 부분의 지점을 통해 안정적으로 균형을 잡아줄 수 있는 세발자전거는 누구나 쉽게 탈 수 있다는 생각과 ‘Don't Run, Just Walk’에서 받은 영감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세발자전거의 바퀴는 회로처럼 이탈하고 이탈한 바퀴들을 캠퍼의 신발로 대체하면 최적일 것’이라는 아이디어는 “원하면 어디든지 나를 데리고 갈 수 있는 나의 세발자전거, 나의 캠퍼”라는 모토에서 출발한 것으로 프로젝트를 통해 ‘세발자전거’에 대한 생각과 철학을 펼친 셈이다.


캠퍼 스토어의 첫 번째 매장은 바르셀로나의 스토어다. 대담한 크기와 그래픽 등으로 잘 알려진 이곳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개념이 브랜드의 근간이 되게 했으며 그 결과로 캠퍼는 1998년 디자인 분야에서 최고의 영예로 꼽히는 내셔널 디자인 어워드(The National Design Award)를 수상하기도 했다.
‘캠퍼 투게더’에는 스토어가 자리하게 되는 도시의 특성과 문화를 반영하는 디자인 제안과 매 시즌 생산되는 리미티드 컬렉션의 출시를 포함된다. 디자인 브랜드로서 모던하고 독창적인 제품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을 지니지만 ‘함께’, ‘with’, ‘+’, ‘&’ 등의 의미를 지니는 이 프로젝트는 세계적인 유명 디자이너와의 아이디어 교류를 통해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이곳에서는 이 제품들을 모두 만날 수 있다. 창의성과 예술성을 바탕으로 한 2010 FW 콜렉션에서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천재 디자이너 하이메 아이욘(Jaime Hayon), 세계적인 모자 디자이너 마리아 블라이세(Maria Blaisse), 얼터너티브 패션의 선구자 번하드 윌헴(Bernhard Willhelm), 벨기에 출신 디자이너 베로니카 브란퀸호(Veronique Branquinho), 미래지향적인 컬렉션으로 주목받는 로맹 크래머(Romaim Kremer)와의 협업작품 등을 볼 수 있다.


캠퍼의 실용성과 편안함은 그 이름에도 담겨있다. ‘camper’는 스페인 마요르카 지방 언어인 카달로니아어로 ‘농부’라는 뜻을 지닌다. 이 말은 ‘환경과 더불어 사는 사람들의 삶을 표현’한 말로 ‘발을 편안하고 건강하게 보호해야한다’는 철학을 품고 있다.
다양한 디자인을 지닌 여러 제품들이 모두 하나의 통일성을 지니는 캠퍼의 특징은 ‘다양성과 통일성, 디자인과 기능, 이중성과 모순’이라는 아이덴티티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여러 가지의 모습, 기능을 지녔지만 일관된 하나의 특성을 지니며 패션과 매우 밀접하지만 발을 편하게 보호한다는 기본 원칙에 충실한 것이 바로 캠퍼의 정체성이다.


아티스트의 손길이 곳곳에 스며든 ‘캠퍼 스토어’. ‘함께’의 가치는 작가가 디자인한 작품을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주고 받는’ 방식에서 벗어나 모든 과정에 작가가 참여하여 고객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것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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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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