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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공호 AIR-raid shelter

2009-10-20


디자이너: 전시형 / 전어쏘시에이트(02-790-8140)
디자인 팀: 민경원, 황규광, 이광용, 김동욱, 소지영
건축주: 정우영
건축기본 시공: 두연종합 건축
건축외장 내부 시공: jeonassociate 김학수, 유지성
위치: 강남구 청담동 21-18번지
사진 : 염승훈

대로에서 살짝 들어간 거리의 코너에 위치한, 주변에 비해 크고 거대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내뿜는 건물과 마주한다. 얼핏 바라보면 폴리카보네이트와 LED 조명패널로 감싸인 거대한 매스로 읽히지만, 곧 외피가 가진 불투명한 특성이 내부를 드러내고 있는, 옷을 안 입은 공간이라는 것을 눈치 챌 수 있다. 지상 1층으로부터 최상층까지, 코어를 이루는 계단실과 브리지로 연결된 하나의 실이 반복적인 형태로 쌓아올려진 이곳은 포장마차라는 선술집의 이미지를 고층으로 쌓아보자는 의도에서 시작되었다.


골조에 비닐 포장을 입힌 포장마차처럼, 독립적인 구조체 위에 덧대어진 형식의 외피는 충분히 가변적이고 캐주얼한 느낌이다. 실내를 구성하기위해 시작된 디자인은 그 실내공간의 경계를 설정하며 건축이라는 이름으로 완성되었다. 내• 외부의 경계로서 존재하는 표피는 전시형 소장의 말처럼 ‘각 층의 인테리어를 위해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으로 그는 이를 ‘용도건축’이라는 말로 정의 내린다. 그의 인테리어 디자인은 단지 사용자 공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각 층의 브리지에서 내다보이는 구조체의 벌거벗은 모습과 외피와 구조체 사이의 빈 공간에서 전시형 소장이 지닌 공간언어를 엿볼 수 있다.


비닐집이 주는 소박함에서 시작한 아이디어는 전쟁이 끝난 직후의 ‘방공호’라는 새로운 이슈를 포함한 컨셉으로 발전했다. 1층 외벽에 표현된 그래피티의 팝적이고 가벼운 이미지는 포장마차라는 컨셉으로부터 차용된 것이며, 그가 지닌 트렌디한 특성은 전 세계적인 관심사 중의 하나인 ‘전쟁’이라는 이슈를 드러냈다. 전쟁이 지닌 어둡고 불에 그슬리고 정돈되지 않은 분위기의 공간과 임시방편으로 놓인 듯 의도된 오브제들을 경험하며, 방문객은 전쟁 중의 방공호라기보다는 세계적인 관심사의 한복판에 서 있는 듯, 트렌디한 감성을 얻어가게 된다.


새벽이 깊어가는 시간에 더 활기를 띠는 거리의 특성을 반영하여 지하 1, 2층은 애프터 클럽으로 운영된다. 지상 1층은 카페, 2층은 일본식 주점이며, 3층부터 6층까지는 예약제로 운영되는 프라이빗 라운지로 소규모 커뮤니티를 위한 공간이다. 낡고 부서진 방공호에서 소소한 재밋거리들을 찾아다니는 듯 작은 공간들이 긴밀하게 이어진 <방공호> 는 방문객들에게 공간을 거니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전시형 전 어쏘시에이트 : 전 어쏘시에이트의 소장인 전시형은 공간 디자인 뿐 아니라 순수 예술분야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상업공간에 있어서 화제를 불러 일으키며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아티스트이다. 대표작은 <궁> , <천년동안도> , <드 빌 화수목 125> , <느리게 걷기> , <나오스 노바> 등이 있다.


취재 I 편집 : bob 편집부 이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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