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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필립 스탁, 앙드레 퓌망을 찾아라

2004-03-09

2004년을 맞아 처음으로 열리는 국제가구전시회인 SALON DU MEUBLE DE PARIS가 지난 1월 7일부터 12일까지 파리 포르트 베르사이유 국제박람회장에서 열렸다. 지난해부터 파리국제가구전시회는 생활예술로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전시공간은 가구와 실내디자인의 관계 그리고 그 결과인 환경이라는 측면을 고려하여 구성되었다. 특히 새로운 전시관의 개관과 레이아웃의 변화, 가구생산 및 유통 업체들과의 긴밀한 관계, 다양한 문제에 대한 토론과 강연, 그리고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전략의 도입이라는 측면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고 이는 비즈니스 교류의 측면뿐 아니라 문화적, 상업적 연계를 활성화하는 데에 기여했다.

크게 다섯 부분으로 나누어진 전시장 중에서 신축 전시장 전체를 점유하고 있는 메트로폴을 중심으로 살펴보겠다. 메트로폴의 주요 행사는 FNAC이 주관하는 의자 컬렉션 전시와 ‘새로운 거주유형의 제안’라는 주제에 따른 설치작업, 신진 디자이너와 재료생산업체의 공동연구 결과를 보여주고 디자이너와 제작업체를 연결시키는 역할을 하는 DESIGN LAB, 가구와 생활오브제 부문의 젊은 디자이너들의 프로젝트 제작을 지원하는 VIA 전시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다양한 행사를 통해 가구디자인 분야의 새로운 트랜드를 제시하고 전문가들 사이의 다양한 교류를 만드는 국제적인 만남의 장을 만들고 있다. 행사장 외에도 파리 전역에서 오프살롱 행사들이 열렸으며 미술관과 갤러리에서도 건축 및 디자인 관련 전시들이 많이 열려서 어느 때보다도 다채롭고 풍성한 행사가 되었다.

1983년 만들어진 올해의 디자이너 상은 매년 현대건축과 디자인분야의 독창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 작업을 해온 디자이너에게 수여되는 상으로 현대디자인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의 소유자로 평가되는 네덜란드의 여성디자이너 Hella JONGERIUS에게 수여되었다. Eindhoven 디자인아카데미를 졸업한 후 네덜란드의 디자인 그룹 DROOG DESIGN의 일원이었던 그녀는 2000년, 로테르담에 자신의 디자인 스튜디오 JONGERIUSLAB을 설립하고 한정제작제품과 동시에 HERMES, IKEA, MAHARAM 등의 브랜드를 위한 대량생산제품을 디자인을 하고 있다.
전시장 안으로 들어온 작은 화물트럭에 전통적인 장인기술과 현대 테크놀로지가 조화를 이루는 그녀의 작품들 - 항아리, 의자, 펠트로 만든 스툴, 출판물 등을 전시하고 있다.

디자이너와 가구제작사에게 공동으로 주어지는 농브르 도르 (NOMBRE D’OR)상의 수상자는 작년 쾰른 국제가구전시회의 초청디자이너 Konstantin GRCIC과 가구제작업체 CLASSICON이다. 뮌헨 출신으로 런던 로얄 컬리지 오브 아트를 졸업한 GRCIC은 1991년 자신의 디자인 스튜디오를 설립하여 작업하고 있다. 기능주의, 극단적인 단순함으로 대표되는 그의 작품은 미니멀리스트의 특징이 나타나지만, 한편으로는 매력과 유머를 잃지 않는다. GRCIC은 CAPPELLINI, DRIADE와 같은 유명제작사와 함께 작업하였으나 특히 뮌헨외곽에 본사를 두고 있는 CLASSICON과는 르 꼬르뷔제의 건물스케치로부터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얇은 메탈다리 위에 놓인 상자형태의 "판도라"바가 출시된 1992년부터 지난 10년간 의자 MARS, 테이블 DIANA, 의자 CHAOS 등 다수의 작업을 해오고 있다.

새로운 거주유형에 대한 네 명의 디자이너의 제안은 파리국제가구전시회를 전반적인 생활예술전시회로 정착시키기 위해 마련되었다.

1. Piero LISSONI는 Boffi, Porro, Living Divani사와 함께 ‘거주를 위한 미궁’을 제안한다. 얇은 반투명 천으로 만든 수학적인 직각의 명확한 통로로 구분되어지는 공간은 늘 같은 공간 안에서 매일 반복되는 일어나고 먹고 자는 것과 같은 일련의 일상적인 행위를 완전히 동일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완전히 다르지도 않게 중첩시킨다.
2. 1997년 데뷔이래 전세계적으로 많은 공공장소와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고 있는 Jacopo FOGGINI는 항상 예술과 디자인 사이의 접점을 모색하고 있다. SPIRULA, SPIRULA는 안전하고 균형 있는 안정적인 거주공간을 개인의 발전에 따라 변화가 가능한 자연의 형태인 나선형과 빛을 사용한 공간으로 제안한다.
3. 니스 장식미술학교와 도무스 아카데미를 졸업한 후 필립 스탁 사무실을 거쳐 1993년부터 독자적으로 작업하고 있는 Christophe PILLET는 자연의 선을 살린 하얀색의 구릉처럼 보이는 공간에 Ron ARAD, Alberto MEDA 등에 의해 디자인된 Serra Lunga사의 거대한 화분을 사용하여 식물을 배치한 프로젝트 INDOOR/OUTDOOR를 디자인했다. 능선사이에는 바람의 통로가 만들어지며 구릉과 식물 사이에 의자와 테이블을 배치하여 방문자들을 위한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4. 1973년 에꼴 데 보자르를 졸업하고 1978년부터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활동 중인 레바논 출신 실내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William SAWAYA는 스페인 가구 제작사 Andreu World와 함께 오늘날 디지털 환경이나 인공적인 세계와 상반되는 자연적 재료로 마감된 생태학적 주택인 메종 인테르니의 공간을 제안한다.

메트로폴 중심에 위치한 DESIGN LAB은 제작업체를 찾는 세계 각국에서 온 젊은 디자이너와 디자인그룹이 참여한 60여 개의 스탠드와 디자이너와 재료생산업체의 연계를 통해 만들어진 프로젝트의 전시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올해는 스탠드 중에서 절반정도가 프랑스에서 작업하는 디자이너들이고 나머지는 일본, 벨기에, 네덜란드, 미국, 터키, 레바논 등 다양한 국적의 디자이너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작년에 참가한 디자이너들 가운데 다수가 DESIGN LAB을 통하여 가구제작업체와 연결이 되어 제품을 생산했다고 한다.

한편 올해의 연계 프로젝트는 재료라는 측면에서의 ‘M.G.M.-가구의 발생학적 변화’라는 주제 안에서 이루어졌다. 그 결과 Dacryl, 뒤퐁 코리안, Recticel 등의 재료 생산업체들과 연계된 디자이너들이 아크릴, 레진, 폴리프로필렌, 유리, 펠트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재료와 생산과정의 새로운 조합을 보여주는 20여 개의 프로젝트들 완성했다.

FranCois AZAMBOURG는 광섬유를 사용하여 3미터 길이의 거대한 샹들리에 VERTIGO를 디자인했고 Cedric RAGOT는 폴리프로필렌을 사용하여 생물과 사물사이에서 주저하는 형태의 스툴 LA CHOSE를 만들었다. 옆으로 비스듬히 놓인 다리를 가진 A+A COOREN의 테이블 TWISTY와 Patrick NORGUET의 안쪽으로 결합된 다리를 가진 테이블 PIN은 뒤퐁 코리안의 특성을 잘 살린 프로젝트이다. Olivier CHABAUD와 Laurent LEVEQUE의 레진으로 만든 스툴 HELIUM은 돌아 올라가면서 겹쳐진다.
Cathrine & Bruno LEFEVBRE의 소파 SOFABAG은 신축성 강한 천을 사용하여 사람이 앉기 전까지 소파의 형태를 모호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디자이너와 제작업체를 연결시키고 재료와 제작방법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DESIGN LAB은 이번 파리 국제가구전시회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프랑스 디자인의 가치부여와 프로모션을 주도하고 있는 VIA는 매년 재정적인 지원을 통해 만들어진 젊은 디자이너들의 혁신적인 프로젝트를 보여준다. 2004년 VIA가 지원한 프로젝트는 생활공간에 적합한 다양한 조명과 오브제들이다.
올해 VIA는 JEAN-MICHEL POLICAR에게 카르트 블랑쉬를 수여했고, 14개의 프로젝트를 제작 지원했으며, 별도로 마련된 300m2의 공간에는 Frederic RUYANT에게 의뢰하여 파리 부르주아 아파트에 적합한 현대적 인테리어와 가구디자인의 프로토 차입을 제시하였다. 이는 가구 스타일의 제한에서 벗어나 현대적인 이미지를 실내 공간으로 확장시켜서 보여주고자 하는 시도로써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내 건축적 공간에 대한 교육의 목적도 가진다.

VIA는 유망한 젊은 디자이너를 선정하여 기능에 대한 고려, 재료의 사용, 혁신적인 기술 등을 통하여 자신의 프로젝트를 발전시킬 수 있도록 지원한다. 디자이너들은 오랜 시간동안 구매논리나 기술적인 문제 등에 대해 고려하면서 그들의 프로젝트를 발전시켜 나간다. 특히 카르트 블랑쉬는 생활영역분야 디자인의 앞날을 이끌어나갈 재능있는 젊은 디자이너를 선정하여 제작, 생산, 유통업체에 알리는 기회를 제공하여 필립 스탁, 앙드레 퓌망 외 프랑스 디자인계를 이끌고 있는 많은 디자이너를 배출했다. JEAN-MICHEL POLICAR의 프로젝트는 내부와 외부의 관계를 보여주는 건축적 요소인 창문으로부터 시작된다. 창문틀 안에서 필요에 따라 내부에서 외부로 돌출되는 휴식공간과 자연광에 의해 제어되는 조명기구를 제안한다.


매년 VIA는 젊은 디자이너를 발굴하기 위해 참신한 컨셉과 기술적으로 진보적인 디자인을 선택하여 프로토 타입 제작을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런 시스템은 재료와 제작의 새로운 기술을 사용하고 새로운 형태를 창출해 내고, 기존 가구의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여 멀티기능을 가지게 하고, 새로운 사용방법을 제시하는 이노베이션을 만들어낸다. 올해는 본 차이나의 다양한 기능을 창작할 수 있는 테이블이나 기존의 왕골제작 방법을 사용하여 새로운 형태의 디자인을 발전시키거나 휘어진 목재를 사용하여 단순한 형태로 만든 흔들리는 요람과 같은 의자들, 색채를 바늘대신 사용한 시계, 바퀴가 달려 이동가능하고 펼쳐지는 테이블과 의자, 접으면 높은 테이블이 만들어지는 의자 등이 전시되었다.

올해 파리 국제가구전시회는 신축 전시관을 모두 메트로폴에 할애하면서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만들었다. 퀼른과 밀라노 가구전시회와 더불어 유럽의 3대 국제가구전시회로 알려졌지만 지난 몇 년간 침체되었던 파리가구전시회는 전체적으로 새롭게 정비되고 전시장 내외부의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하여 국제적인 행사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젊은 디자이너의 발굴과 제작 및 유통업체와의 연결의 활성화를 통해 디자이너들과 가구관련 전문가들이 서로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는 국제적인 장을 제공하는데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특히 올해는 일본의 젊은 디자이너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는데 우리나라 디자이너의 참여가 거의 없어서 아쉬웠다. 앞으로 다양한 국제가구전시회에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해본다.


[인테리어 이슈]는 월간 마루와의 제휴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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