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컬쳐 | 리뷰

메타포의 새로운 실험, 꼬마루

2003-08-29


꼬마루는 롯데닷컴이 운영하는 롯데타운 사이트의 어린이용 커뮤니티 사이트.이 사이트는 커뮤니티 사이트라고 편의상 지칭했으나 굉장히 다양한 특성을 가진 사이트이다. 캐릭터가 사이트 전체를 끌고 가는 '캐릭터 사이트'- 개인의 소형 웹 페이지를 가꾸고 발전시키는 '블로그(blog) 사이트'-계열사 마일리지를 소진시켜 디지털 컨텐츠를 구입하는 '인센티브 포털사이트'-여기에 디자인블루의 과도했던 욕심(?)은 이 사이트를 더욱 복잡한 개념의 사이트로 만들었다.
부족과 종족으로 나누어 성장, 진화하는 'RPG(Role Playing Game)형 사이트'
-이러한 복합적인 개념을 어린이 유저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사이트의 컨셉을 집중시키고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메타포'를 강력하게 적용시켜 이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개념을 확장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판단했다.

그래서 이 사이트의 이전 버전에서는 사이트의 심벌로서의 역할만 했던 강아지 캐릭터인 '꼬마루' 캐릭터에게 인격과 스토리를 부여했으며, 사이트를 이끌어가는 공식 시나리오의 개념도 도입했다. 그리고 사랑받는 꼬마루를 만들기 위해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사이트의 곳곳에 -팝업창 하나까지- 꼬마루 캐릭터를 그래픽 모티브로 활용했다.



꼬마루 사이트 디자인을 위한 첫 번째 원칙 하나!어린이 유저를 대상으로 한 사이트인만큼 의미가 내포된 은유성보다는 어린이들의 고정관념(?)을 배신하지 않는 직관성을 택하기로 클라이언트와 합의를 본 것이다.
그리하여 디자인상의 그래픽 모티브는 원시시대를 상징하는 나무, 돌, 숲, 하늘 등으로 디자인이 되었으며 상단 네비게이션은 돌과 동굴이 혼합된 이미지로 제작했다.


마우스 오버시 각 메뉴를 상징하는 물체가 움직임으로써 어린이들로 하여금 호기심을 자극, 빠짐없이 깊은 DEAPTH까지 네비게이션을 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알에서 공룡이 깨어나고 돌도끼로 내리치면 옆 메뉴의 과일이 떨어지는 등 어린이들이 마우스를 움직이는 것만으로 웃음이 터져나올 수 있는 유머를 가미한 것도 그런 이유였다.


꼬마루는 어린이 유저가 사용하기에는 deapth도 깊고 메뉴도 많은 방대한 사이트이다. 기존의 포털방식의 네비게이션은 어린이가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으며 마우스 오버를 통한 하위메뉴의 디스플레이 방식 역시 테스트결과 어린이들이 사용하는데 있어 실패가 높았다. 어린이들과의 FGI(focus group interview)에서 우리는 다소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자신이 필요한 메뉴를 찾을 때 성인들은 카테고리 구조를 이해하고 네비게이션하는데 반해, 어린이들은 ‘빨간 단추를 누르고 왼쪽에서 두 번째를 클릭한 후 곰돌이 모양 배너를 클릭하는’ 식으로 사이트에서 필요한 메뉴를 찾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게임에 있어 ’콤보기술‘을 암기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다소 클릭수가 늘어나더라도 어린이 입장에서 경로를 암기하기 쉬운 방식으로, 각 메뉴마다 독특한 움직임과 캐릭터의 표정을 통해 ‘이미지를 통한’ 네비게이션 방식을 구상했다.
따라서 메뉴마다 각각 독특한 움직임과 액션, 디자인을 부여함으로써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나가기로 했다.
이를테면 ‘돌도끼를 클릭하면 나오는 그림에서 코끼리에게 활을 쏘면 게임을 할 수 있다'는 방법이다. 이러한 방식은 성인 유저에게는 다소 불편함을 줄 수 있지만, 실제로 필자의 조카들이 전화로 또래친구들에게 웹사이트 네비게이션이나 게임요령을 설명하는 장면을 목격한 바 있으므로 클라이언트에게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있게 설득할 수 있었다.


꼬마루 사이트는 참여 동기를 강화시키고, 사이트 체류시간을 늘리고, 약간의 중독성을 부여하고, 아이템 구입을 유도하기 위해 사이트 전반에 온라인게임적인 세계관과 장치를 배치해놓았다. 실제로 베타테스트 결과,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것이 온라인게임이라고 착각하고 있을 정도였으니 이것은 성공한 실험이라 할 수 있겠다.
유저 개개인에게는 ‘운명처럼’ 부족이라는 소속을 부여해 주고 개인의 취향에 맞게 직업을 선택하게 했다.


그리고 회원가입시 자신의 직업을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해서 어린이들이 부족 간에 단합하고 직업간에 경쟁할 수 있는 긴장감과 동기를 부여했다.


직업에서 사이트 이용을 통해 획득한 점수가 1위인 유저에게는 '절대 아이템'이란 특수 아이템을 부여했다. 절대 아이템을 많이 가진 부족은 웹사이트 이용에 대한 특권을 누릴수 있다.



우리는 어린이들이 몰입할 수 있고 흥분될 수 있는 사이트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 어린이의 눈높이에서 ‘그들이 몰입할 수 있는 장치’를 찾아나선 결과 몇가지 만족할만한 기획 모티브들을 찾아냈다. 그 중 하나가 리얼리티를 부여하는 것이다.


정교하게 부여되는 랭킹 시스템을 종합한 메뉴를 '신문'이라는 메타포를 통해 디스플레이 했다. 즉 신문을 통해 이 모든 개념들이 종합될 수 있는 시나리오를 부여한 것이다.현재 사이트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꼬마루세상’의 역사 속에 남겨진다는 것을 암시했으며 이를 통해 적극적인 참여에의 동기를 부여한 것이다.
이 원시신문은 정기적으로 편집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고정된 문안에서 아이디 등 필요한 부분만 텍스트가 교체되는 실시간 랭킹시스템이다.


이 사이트는 유저들의 기본적 욕구를 심리학적으로 접근하여 설계된 사이트이기도 하다.어린이들의 심리에 대한 분석에 적지 않은 시간을 할애한 결과 아래와 같이 기본하고 보편적인 욕구들을 도출, 기획에 깊숙이 반영했다.


이 사이트의 블로그에 해당하는 ‘꼬마홈피’는 아래와 같이 그림엽서를 메타포로 디자인했다.어린이들은 이 사이트 안에서 백만년전의 과거로 시간. 공간 여행을 떠나있는 상태이므로, 그림엽서를 통해 자신의 소식을 친구들과 가족에게 전한다는 개념이 녹아있다.

자신의 사진은 우표처럼, 방문자표시는 우편번호 난처럼, 자신의 아이템꾸미기는 그림엽서의 그림처럼, 네비게이션 바는 책갈피처럼, 친구들이 써주는 평가글은 엽서 사연처럼, 홈피뒤집기 버튼이 있어 뒤집기 버튼을 클릭하면 뒷면이 보이는 진짜 엽서(?)같은 느낌까지...

이중 재미있는 부분은 ‘소망딱지’라는 부분이다. 아이템은 많을 수록 좋은데 그림엽서의 메타포에서 우표의 개념은 개인사진영역에서 이미 사용했으니 새로운 아이템은 없을까 고민하던 중 ‘크리스마스 씰’과 ‘딱지’라는 개념이 동시에 터져 떠올라 조합한 것이 이 소망딱지이다.
홈피 앞면은 b2c를 위한 스킨, 홈피 뒷면은 b2b를 위한 스킨으로 구분한 것도 재미있는 기획이었다. 앞면스킨은 유료결제를 통해 구입하고, 뒷면스킨은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 타사의 광고이미지가 실려있다.


장장 7개월에 이르는 긴 프로젝트에도 살아남아주신 스탭들과 롯데닷컴 관계자 여러분께 뜨거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사이트가 오픈하고 며칠 안 되었지만 트래픽, 매출, 네티즌 반응 등에서 여기저기 낭보가 들려온다. 사이트를 감싸는 것은 메타포이지만 함께 나누고픈 대박의 꿈은 현실이길 바라고 또 바란다. 그리고 현재 꼬마루 사이트에 중독되어 계신 롯데닷컴 임직원 여러분! 업무에 집중하시라 ^^;

facebook twitter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