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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브리 만화 속 주인공이 되는 시간

2014-10-17


대한민국에 미야자키 하야오, 다카하타 이사오는 몰라도 귀여운 토토로, 미래소년 코난, 빨간 머리 앤을 아는 사람들은 많다. 애니메이션이라는 콘텐츠 하나로 전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스튜디오 지브리의 인기 작품을 다룬 전시를 한국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칙칙폭폭 굉음을 내며 언덕을 내려오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숲 속에서 곤히 잠자고 있는 토토로, 치히로가 일하던 공중 목욕탕 등 가슴 설레게 했던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 속 명장면이 우리 눈 앞에 현실로 재현된다.

에디터 | 박유리(yrpark@jungle.co.kr)
사진제공 | (주)하늘이엔티

마지막 작품이 된 ‘바람이 분다’ 이후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2013년에 은퇴를 선언했다. 은퇴의 영향일까. 1985년에 설립된 이후로 전세계의 어린이들에게 사랑을 한 몸에 받아온 스튜디오 지브리 역시 제작 부문을 해체하고 잠정 휴업에 돌입했다. 신작이 언제 나올지 예측할 수 없기에 이번 조형전 개최 소식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과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 개봉이 동시에 진행된 기념으로 2013년에 일본에서 기획된 ‘지브리가 가득히 IN 라그나 가마고리 전’을 서울 전에 맞게 재구성한 ‘스튜디오 지브리 입체조형전’은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하울의 움직이는 성’, ‘모노노케히메’,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 ‘이웃집 토토로’, ‘붉은 돼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테마관으로 선정해, 각 작품들을 재현했다. 각 작품을 보지 않았어도, 전시장 곳곳에 설치된 아트박스를 통해 스토리를 유추할 수 있기 때문에 전체 전시 관람에 큰 지장은 없다.

전시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각 작품이 가지는 다양한 매력을 전하기 위해 스튜디오 지브리 측은 애니메이션 OST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하고, 배경이나 조형물을 일그러뜨린 트릭 아트적 기법과 관람객 스스로 애니메이션 캐릭터 세계에 몰입할 수 있는 공간들을 마련했다. 뿐만 아니라 전시장의 천장을 열어 4미터 길이의 초대형 조형물을 설치해 보다 생생하고 박진감 넘치는 공간을 연출했다. 그래서일까. 가족단위 관람객부터 학생들까지 입체조형물 앞에서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 등 지난해 열렸던 ‘지브리 스튜디오 레이아웃 전’때보다 관람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등장 장면을 재현한 입체조형물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칙칙폭폭 굉음을 내며 언덕을 내려오는 하울의 성을 입체감 있게 표현함은 물론, 많은 이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배경음악이 흘러나와 마치 주인공 ‘소피’가 된듯한 느낌을 준다. 이 외에도 소피와 마법사 하울, 불꽃 캘시퍼, 꼬마 마루쿠루가 머무는 하울의 성 내부, 하울의 비밀의 정원을 재현해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우리에게 ‘원령공주’로 익숙한 ‘모노노케 히메’도 테마관을 장식했다. 세계평화와 자연과의 공존, 환경보호를 작품 속에 녹여내기로 유명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대표작 ‘모노노케 히메’ 테마관에서는 야쿠르를 타고 여행하는 주인공 아시타카와 시시신(사슴신), 숲을 지키는 모노노케 히메를 만나볼 수 있다. 스크린 상영이 끝나면 뒤에 홀로 오롯이 서있는 실제 크기의 시시신을 볼 수 있다는 것이 본 테마관의 포인트다.

이외에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신들이 즐겨 찾는 공중 목욕탕 유야를 운영하는 악덕 고용주 유바바와 그녀의 일터를 실제 크기로 만든 조형물, 전철 안에 조용히 앉아 있는 가오나시, 숲 속에서 곤히 잠자고 있는 토토로 등 각 작품 별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았던 명장면을 생생하게 재현해, 마치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스튜디오 지브리와 지브리 뮤지엄, 미타카가 공동 주최하고 대원미디어㈜, ㈜씽크브릿지가 주관하는 ‘스튜디오 지브리 입체조형전’은 내년 3월 1일까지 용산역 현대 아이파크몰 6층 특별전시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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