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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리뷰

대학로 공연문화

2012-07-17


1985년, ‘대학로’라는 이름이 처음 사용됐다. 정부 주도로 ‘문화예술의 거리’를 조성하면서 사용된 명칭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곳은 경성제국대학이 들어서고 이후 서울대학교로 바뀌면서 대학가 문화가 주를 이뤘던 곳이다. 1975년 서울대학교가 관악산으로 이전하면서 동숭동은 변화하기 시작했고, 대학 캠퍼스였던 이곳에 서울시내 곳곳에서 활동하던 문화 단체와 극장들이 옮겨와 문화예술인들의 터전이 되었다. 2004년에는 인사동에 이어 서울에서 두 번째 ‘문화지구’로 지정돼 서울의 문화를 대표하는 거리가 된 대학로 공연장 사인에 사용 된 글꼴을 알아보도록 하자.

글•사진│이호 디자인에스프레소(DESIGNEspresso) 디자인실장 (eonara@naver.com)

피카소

서민 코미디 ‘월계동 두여자’를 공연하는 극장 피카소. 대학로 소나무길 근처에 위치한 피카소는 작고 아담한 매표소가 귀여운 곳이다. 포스터에 사용된 글꼴은 캘리그라피류를 사용하고 있고, 극장사인에는 대표적으로 필기 느낌을 단순화한 휴먼매직체를 사용하고 있다. 또 부분적으로 블러 효과를 준 고딕체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

라이프씨어터

여름시즌에 어울리는 공포 연극 ‘두 여자’를 공연 중인 극장 라이프씨어터. 혜화역 4번출구 근처에 위치한 이 극장 사인에 적용된 글꼴은 손글씨체를 정리한 윤디자인 쿨째즈체를 하얀색 배경위에 사용하고 있고, 공연 포스터에 사용된 글꼴은 윤디자인의 흔적체를 사용하고 있다. 특이하게 호러, 공포물에는 윤디자인 흔적체나 산돌 카리스마체가 많이 사용되곤 한다.

상상

혜화역1번 출구를 나와 국민대 제로원 근처에 위치한 상상아트홀. 이 곳에서는 현재 가장 한국적인 품바 연극인 ‘날개를 달다’가 공연중이다. 극장 사인에는 휴먼엑스포체를 사용하고 있고, 공연중인 ‘품바’포스터에는 손글씨 폰트를 ‘광수생각’에는 광수체를 사용하고 있다. 이 곳은 상상 화이트 소극장, 상상아트홀 블루관으로 나뉘어 공연을 하고 있다.

신연아트홀

혜화역 1번 출구 근처에 위치한 신연아트홀. 이 극장에서는 현재 보잉보잉2 ‘기막힌 스캔들’이 인기리에 공연되고 있다. 극장 사인에 적용된 한글은 ‘ㅇ’자소를 점으로 귀엽게 표현한 윤디자인 맹꽁이체를 사용하고 있고, 포스터에는 손글씨체를 사용하고 있다. 매표소 주변의광고문구에는 윤고딕체와 릭스개봉박두체를 사용하고 있다.

자유

대학로 텐바이텐 근처에 위치한 대학로 자유극장. 현재 이 극장에서는 새로운 넌버벌 퍼포먼스 뮤직쇼 웨딩을 공연하고 있다. 극장 사인에 적용된 한글은 윤고딕200을 조금 변형한 형태이고 노랑색 배경에 빨강색 따옴표를 함께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공연 포스터에는 영문 제목(Wedding)에 반짝이는 효과와 악기 형태를 함께 표현한 것이 특징이다.

갈갈이홀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근처에 위치한 갈갈이홀. 이 곳은 개그맨 박준형이 만든 곳으로 개그 공연을 주로 하고 있다. 현재는 개그콘서트 ‘좌파, 우파…양파’가 공연중이다. 극장 사인에 적용된 한글은 탈네모 고딕류에 블러효과를 준 윤디자인 순수체를 사용하였다. 매표소 주변에는 윤소망체와 함께 부분적으로 HY울릉도체가 사용되고 있다.

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근처에 위치한 아르코예술극장. 1981년 개관한 이 극장은 근처의 소극장과는 다르게 수준 높은 공연장으로서의 자리매김을 위해 다양한 시설과 서비스로 관람객들을 끌어 들이고 있다. 사인에 적용된 한글은 고딕용 헤드라인체를 적용한 형태로 심볼과 함께 만들어진 로고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 공연중인 공연포스터에는 손으로 칠한 듯 한 손글씨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다.

키득키득아트홀

대학로 중심부에 위치한 키드키득아트홀. 극장 사인에 사용된 글꼴은 윤디자인 흔적체를 변형한 것으로 이름과 어울리는 웃는 모습의 캐릭터와 함께 쓰인 것이 특징이다. 현재 공연중인 공연포스터에는 윤고딕체와 봄날체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문화공간의 중심지인 대학로는 가장 많은 공연장이 모여 있는 곳이다. 이번 기회를 빌려 많은 공연장에 사용된 글꼴을 보며 느낀 점은 대부분 기존 사용 글꼴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대학로만의 문화를 느낄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따로 글꼴을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대학로컬쳐(Daehangno Culture)라는 부분으로 홍보를 하고 있는 시점에서 대학로만의 문화와 잘 어울리는 글꼴을 만들거나 선정해서 체계적으로 사용한다면 시각적으로 성숙한 공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곧 여름 방학을 앞두고 더위를 식힐 수 있는 다양한 공연을 보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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