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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 리뷰

불황 모색의 전략, 귀족 마케팅(1)

2003-08-01

부유층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가격이나 경기의 영향을 적게 받으며, 고정고객이 되면 안정된 매출을 보장해준다는 점에서도 대단히 매력적이다. 더구나 이들의 소비 패턴은 하위 계층의 모방으로 이루어지므로 일석 이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을까?

VIP 마케팅(2002, 삼영사) 의 저자 한동철 교수가 제시한 국내의 부자의 세가지 유형은 상당한 설득력을 가진다. 간단히 살펴보자.

삼천리 자전거에서 내놓은 최고 2,000만원짜리 자전거 `첼로`는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래티늄 카드, 양문형 냉장고 지펠, 인테리어 가전 하우젠, 벽걸이형 TV 파브, LG전자 대용량 드럼세탁기 트롬, 현대자동차의 에쿠스에 이르기까지..... 기업들은 이제 고가 시장을 노린다.

고가 시장을 공략한 귀족 마케팅은 사실 1997년 IMF 사태 이후 대두된 소비 양극화 현상(시장이 점점 더 고가와 저가로 양분화되는 현상)으로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어중간한 시장보다는 고가, 저가 중 양자 택일하는 확실한 노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더구나 IMF 외환 위기보다 더 혹독할 것이라 예고되고 있는 현시점의 경제 상황은, 여전히 안정적이고 매력적으로 보이는 고가 시장으로 기업들을 유혹한다.

귀족 마케팅이란, 고소득층인 사회 계층 中 상류층과 중상류층을 대상으로 이들이 구입하는 제품류를 마케팅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럭셔리 마케팅(luxury marketing)’ 혹은 하이 엔드 마케팅(high-end marketing), Prestige Marketing, Royal Marketing, VIP Marketing, 상류층 마케팅, 프리미엄 마케팅, 부자 마케팅 등 수없이 다른 유사 용어들로 불려왔다. 그런데 굳이 귀족 마케팅이라는 용어를 선택한 것은 왜일까? 단순히 돈이 많은 이들을 위한 부자 마케팅, 값비싼 물건을 취급한다는 의미의 럭셔리 마케팅보다는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을 귀족처럼 대우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마케팅 전략 부문에서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또한 우리는 이러한 유사 용어들이 상당히 다른 의미로 혼동되어 사용됨을 알 수 있다. 즉 부유층을 고객으로 하는 마케팅인가? 아니면 일반 고객일지라도 자신이 특별한 VIP로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을 들게 하는 마케팅인가? 불황 타개책으로 대두되고 있는 귀족 마케팅은 분명 전자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후자 역시 무시될 수 없는 부분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귀족 마케팅을 두 파트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part 1에서는 상류층 그룹을 이루는 진정한 귀족을 위한 귀족 마케팅을 살펴보고, part2에서는 귀족처럼 대접받고 싶어하는 대중 소비자들을 귀족처럼 느끼게 만들어주는 귀족 마케팅을 이야기해보자.

이들은 고생하여 돈을 모은 세대들로 대개 성북동, 평창동 연희동 등 전통 부자들이 많은 지역에 산다. 돈에 대해 엄격하기 때문에 낭비를 즐기지 않으나, 꼭 돈을 써야 할 때는 거금도 아끼지 않는다. 대개 이들은 돈이 많은 티를 거의 내지 않으며 젊잖은 편이다.

국내의 경우 고소득층에 대한 구체적 보고 자료는 극히 부족하다. 따라서 우리는 은행이나 기업체들의 리서치에 의한 간접 자료에 의거 고소득층을 파악할 수 밖에 없다. 2002년도 이코노미스트는 국내 40억원 이상의 재산을 가진 부자들이 5만명으로 전체 가구수의 0.5%에 달한다고 밝힌바 있다. 2001년 한국은행 발표한 바에 따르면 1억원 이상 예금한 계좌수는 25만 8,000계좌(176조 7,790억원)으로, 전체 예금 고객이 1,376만명의 2%가 전체 예금액 312조 3,460억원의 56.6%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중 법인 고객을 제외하더라도 개인 예금자는 100조원으로, 여기에 타금융 기간의 예금까지 합친다면 150조원은 간단하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또한 부자들이 대개 금융 자산을 30% 정도로만 운용한다고 볼때 이 수치로 추정할 수 있는 부자들의 자산 규모는 총예금액의 2.5-3배 이상일 것이라 추정해볼 수 있다. 연간 소득적 측면으로 본다면, 국세청 통계에 의하면 연간 1억원 이상 소득을 올린 사람은 전체의 2.4%(3만 9천 700명)로 이들 전체 소득은 9조 8천억원이라고 한다. 이 중 3억원 이상의 소득자는 0.4%였는데, 사실 세금이 부과되지 않은 산출되지 않은 여러 소득들을 고려한다면 이 규모는 훨씬 클 것이라고 추측해볼 수 있다.

어찌되었건 귀족 마케팅의 코어 타겟이 되는 최상류층이란 자산 규모 40억원 이상에 연간 소득 3억원 이상인 상위 0.5%의 사람들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는 이를 보다 확장시켜 1%-1.5% 정도까지를 그 대상으로 삼는다.

이들은 자수성가형의 자식이거나 혹은 벤처, 증권 투자 등 신직종으로 부자가 된 젊은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대개 강남구 고급 아파트에 살며, 쉽게 돈을 번 그룹인 만큼 상당히 헤프다. 돈이 많은 티를 내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젊잖은 편이다.

이들은 실제로는 돈이 없음에도 new money의 행동을 따르려고 하는 층이다. 고급 아파트를 구입할 돈은 없지만 비싼 자동차, 의류를 사고 비싼 레스토랑에서 외식을 즐기고 해외 여행을 하는 이들이다. 이들은 월급을 자신에게만 쓸 수 있는 20-30대 미혼, 아직 아이가 없는 20-30대 부부가 많다. 들은 부유한 티를 내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허영심을 자극하는 마케팅이 효과적이다.

이들 중 Fake Mony형과 New Money형의 일부는 Part 2의 귀족 마케팅이 적용될 수 있다. Part 1의 1%를 위한 귀족 마케팅은 Old Money형과 New Money형의 일부에게 적용될 수 있다.

이 중 Old Money의 경우에는 건강, 자녀 교육, 주거, 안전 등에만 관심을 가지며 패션과 같은 다른 부문에 대해서는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다. 돈이 있더라도 소비를 즐기지 않으므로, 이들을 공략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결국 우리는 New Money를 주목하게 된다. Old Money가 벌고 저축할줄만 알고 쓸줄 모른다면, New Money는 벌줄 알 뿐 아니라 소비하고 즐길 줄 안기 때문이다. 쉽게 벌었기 때문에 쉽게 쓰며, 경제적 자본 뿐 아니라 문화적 자본마저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한 방면의 소비에 관심을 가진다. 이들 중 자유 분방함과 레포츠(Leports), 명품(Luxury)을 즐겨 하는 더블엘(LL) 족과 소신과 개성을 중시하는 보보스(Bobos)족이 많은 것도 그러한 사실들을 뒷받침한다. 또한 모험을 즐기기 때문에 새로운 브랜드, 새로운 제품을 시도하는 것도 좋아한다. 따라서 새롭게 고가 시장으로 진입하고자 하는 기업에게는 더욱 매력적이다.

그런데 이들이 겉으로 보기에 다소 가벼워 보이기 때문에 마케터들은 이들을 과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즉 적당히 고가 라벨만 붙이면 판매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들은 풍부한 소비 경험과 높은 안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꼼꼼히 보는 것 같지 않아도 금새 정확한 판단을 내린다. 이들에게는 프레스티지의 흉내가 아닌 진정한 프레스티지 상품만이 먹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이 원하는 진정한 프레스티지란 무엇인가? 이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전략이 필요할까? (2편에서 계속)



패션 에디터 : 유수진
자료제공 : 패션스터디(www.fashionstud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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