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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라곰에 관한 이야기

조상우 | 2018-01-17

 


 

이곳 북유럽의 인테리어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Scandinavian design)’이라는 키워드로 전 세계적으로 오랫동안 많은 관심을 받아오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의 인기는 꾸준하게 지속되고 있다. 관련 브랜드 매장이나 카페, 팝업스토어, SNS 등 그에 관한 채널들은 넘쳐난다. 이번 연재에서는 이렇게 지속적인 핫이슈를 만들어 오고 있는 ‘북유럽 인테리어 문화(Scandinavian interior culture)’에 대해 들여다보고자 한다.

 

지금까지 필자는 산업 디자인 분야에서 약 15년간 일해오며 모바일 제품과 웨어러블 기기, 그리고 사물 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분야의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운이 좋게도 시대를 이끌어가는 첨단 분야를 경험해오고 있지만 전혀 다른 분야, 예를 들면 가구나 패션, 조명, 시계, 안경, 등의 분야를 접할 때면 전혀 다른 세계의 이야기처럼 신선하게 느끼기도 했다. 

 

더불어 현재 필자가 참여하는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은 철저한 보안이 요구되는데, 그도 그럴 것이 가장 핫한 미래 먹거리 중 하나인 사물 인터넷 분야에서 함께 일하는 기업들은 대부분 프로젝트의 외부 노출을 꺼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야의 특성상, 다루게 되는 제품군의 폭이 넓어지면서 앞서 언급한 전혀 다른 방면의 흥미로운 부분도 접할 수 있는 장점이 생기기도 했다. 

 

필자가 지금까지 한국, 일본, 스웨덴 기업을 거치며 배운 가장 중요한 핵심도 바로 이 ‘다양성(Diversity)’에 대한 존중이다. 서로 다른 다양한 분야의 독립된 개체들, 그리고 그 안에 존재하는 그들만의 질서와 규칙을 인정하고 그 본질을 바라볼 때에서야 비로소 시대가 바라는 ‘시너지(Synergy)’가 시작된다고 믿는다. 이 시너지 현상은 분야간의 ‘융합(Convergence)’일 수 있고, 서로 평행을 유지하며 ‘윈윈(Win-win)’하는 전략일 수도 있다. 이번 달 필자와 디자인 토크 세션을 함께 가진 니키 브란트마크(Niki Brantmark)도 바로 이 다양성에 주목하고 있었다.

 

디자인 토크 세션을 함께 진행한 니키 브란트마크와 필자

디자인 토크 세션을 함께 진행한 니키 브란트마크와 필자

 

 

니키 브란트마크는 스칸디나비아 인테리어 디자인을 알리는 메신저로, 10만이 넘는 팔로어를 운하는 파워 블로거이자 삼성, 네슬레, 3M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콜라보 작업에 앞장서는 디자이너이며, 북유럽 인테리어 서적을 출간하는 작가로서 바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필자의 옛 직장동료, 그리고 이웃사촌이기도 한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는 기업 마케팅팀의 능력 있는 커리어 우먼이었지만, 불과 2~3년 사이에 스칸디나비아 인테리어 디자인 분야에서의 커뮤니케이터로 놀라울 정도로 폭발적인 성장을 해왔다. 클래식과 전통을 선호하는 보수적인 나라 영국 출신인 그녀가 바라보는 북유럽의 인테리어 디자인은 어떤 그림일까? 우리가 바라보는 북유럽의 디자인과는 다른 관점과 해석을 기대했었기에 그녀와의 이야기는 더욱 흥미로웠다.

 

(sw)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것 같다. 기사를 위해 자기소개와 함께 운영하고 있는 회사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Niki) 반갑다. ‘나의 스칸디나비아 홈(www.myscandinavianhome.com)’이라는 라이프 스타일 블로그를 운하고 있는 니키 브란트마크라고 한다. 영국 런던 출생이며, 현재는 스웨덴의 말모(Malmo)에서 남편과 세 아이와 함께 거주하고 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나의 스칸디나비아 홈’ 은 라이프 스타일 인테리어에 관한 흥미로운 아이디어와 영감들을 교류하는 플랫폼 개념의 사이트다. 블로그 운영과 함께 글로벌 기업들과 다양한 제품을 소재로 하는 인테리어 스타일링에 관한 협업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라곰 Lagom : The Swedish Art of Living a Balanced, Happy Life,  The Scandinavian Home and Modern Pastoral〉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현재까지 스웨덴, 영국, 미국, 독일, 프랑스, 베트남 등 7개국에 번역본으로 출간되며 인테리어 서적부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인테리어 스타일링 예시 ⓒ Niki Brantmark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인테리어 스타일링 예시 ⓒ Niki Brantmark

 


원래 기업 내 마케팅이 주 업무 였던 것으로 아는데, 어떠한 계기로 ‘인테리어 디자인’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가?


개인적인 환경은 ‘스스로 어떻게 느끼는가’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어릴 적부터 주변의 다양한 사람들이 어떠한 환경에서 살아가는지에 대해 호기심이 많은 편이었고 이곳 스웨덴으로 이주하면서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스타일(Scandinavian design style)에 매료되면서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집을 아름답게 꾸미고자 하는 열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경험하는 수많은 영감들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의지로 *블로그  ‘My Scandinavian Home(www.myscandinavianhome.com)’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녀가 현재 운영하는 www.myscandinavianhome.com은 팔로워가 10만 명이 넘을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본인의 커리어를 변경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결정임에도 불구하고 일을 진행함에 있어서의 추진력이 놀랍다. 현재 당신이 진행하는 일만의 특별함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My Scandinavian Home’ 은 외부로부터 그 핵심을 바라본다는 것에 특별함을 가지고 있다. 개개인이 바라보는 작은 틀에서 벗어나 교감하면 수많은 영감과 아이디어들이 오고 간다. 이러한 방식으로 북유럽 디자인이 어떻게 그들의 문화와 살아가는 방식에 녹아들어 보이는지를 표현하고 있다.

 

교류와 교감에 베이스를 두는 인테리어의 개념이 상당히 흥미롭다. 프로젝트를 진행함에 있어서 주로 어디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감을 얻고 있는가?


대부분의 작업들은 꽤나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진행된다. 주변 지인들의 집을 직접 방문해 그들의 스칸디나비아 인테리어 철학을 인터뷰하고 블로그 포스트, 소셜 미디어 그리고 책 집필을 위한 자료들에 대한 수집과 관련되어 작업된다. 또한 이곳 스칸디나비아 문화의 중심지인 스웨덴에서의 하루하루의 일상들이 훌륭한 감이 되어 주고 있다.

 

최근 작업한 스칸디나비아 인테리어 스타일링 이미지 ⓒ Niki Brantmark

최근 작업한 스칸디나비아 인테리어 스타일링 이미지 ⓒ Niki Brantmark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어떤 것이며 그 이유는?


최근에 삼성전자와 *‘Reframe your life’라는 캠페인 작업을 함께 진행했다. 미국 어느 한적한 외곽의 낡은 온실 하우스를 삼성 프레임 티브이(The frame TV)를 활용하여 아름다운 생활공간으로 재탄생 시키는 흥미로운 작업이었으며, 전체 과정의 시작부터 최종 결과물 단계까지 모두 관여하면서 아주 흥미롭고 신나는 경험들을 할 수 있었다. 많은 글로벌한 기업들이 이제 디자인이라는 분야에 많은 투자와 다양한 시도를 한다는 사실이 놀랍고도 반갑다. 

*자세한 협업 관련 내용은  www.myscandinavianhome.com 에서 확인 

 

필자가 알기로 인테리어 디자인 작업이란 매 순간 적절한 선택과 현명한 결정이 필요한, 상당히 복잡하면서도 난해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순간들이 당신이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가장 도전이 되는가? 


이미 우리가 알고 있듯이 우리를 둘러싼 (특히 온라인) 환경은 끊임없이 바뀌고 재탄생하며 변형을 거듭한다. 그렇기에 여기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관찰, 적용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자칫하면 꽤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단지 트렌드의 알고리즘 변화와 취향이 아닌 것을 걸러내는 단순한 작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미래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을 어렵게 하기도 한다. 때문에 이 속도감 있는 흥미로운 변화들에 적응하며 긍정적인 측면을 실제 작업에 활용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필자가 런던에 잠시 거주할 때 느낀 그들의 문화는 이곳 북유럽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무언가 고집스러우며 가볍지 않았고, 차분했던 느낌이 남아있다. 영국인으로서 바라보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에 대한 견해를 부탁한다. 


개인적으로 소란스럽지 않은(fuss-free) 심플한 디자인 접근 방식을 선호하며, 디테일한 장인정신과 지속 가능한 디자인 역시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방향이다. 영국이든 스웨덴이든 이제는 나라와 국경을 아우르는 문화가 재탄생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를 통해 환경을 고려하며 제품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최선의 것’이라 생각한다.

 

그녀가 주로 작업하는 스튜디오 공간이자 거주 공간의 인테리어 ⓒ Niki Brantmark

그녀가 주로 작업하는 스튜디오 공간이자 거주 공간의 인테리어 ⓒ Niki Brantmark

 


인테리어 디자인에 있어서 지속 가능함(Sustainability)을 고려함은 상당히 흥미로운 관점이며아직까지는 데코레이션 성향이 강한 인테리어 분야에 어떻게 나타나게 될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이제 최근 출간된 〈라곰〉이라는 책에 대해 조금 더 설명을 부탁한다.


‘라곰(Lagom)’은 스웨덴어로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은 딱 적당함’을 가리킨다. 이것은 모든 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절제와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연습이라 할 수 있다. 13년 전 스웨덴에 도착했을 때 이곳 사람들이 어떻게 느린 속도를 즐기며 사는지 즉각적으로 알아챌 수 있었으며 전혀 복잡하지 않은 방식으로 일을 처리해 나가는 그들의 유연성을 보게 되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는 이것을 배워갔고 반복되는 하루의 일상에 이를 적용하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조금씩 더 행복해졌고 차분해졌으며 나 자신에 대한 균형을 찾아가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배워온 소소한 팁들을 다른 이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공유하게 되었다.  

 

최근 출간된 〈라곰 Lagom : The Swedish Art of Living a Balanced, Happy Life〉ⓒ Niki Brantmark

최근 출간된 〈라곰 Lagom : The Swedish Art of Living a Balanced, Happy Life〉ⓒ Niki Brantmark

 


필자가 읽은 당신의 책 〈라곰〉은 단순히 인테리어 이미지북이 아니라 ‘라곰 문화(Lagom culture)’의 친절한 지침서 같은 느낌이어서 흥미로웠다. 세계는 지금, 아니 이미 오래전부터 스칸디나비아 인테리어에 주목하고 있다. 식을 줄 모르는 이 트렌드의 활용을 위한 당신만의 팁을 알려준다면?


장식에 있어서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은 많은 절제(restraint)를 요구한다. 벽의 컬러는 주로 화이트 톤이 주류를 이루며 밝은 그레이(light grey)나 빛바랜 블루(pale blue)가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절제는 공간을 밝게 해줄 뿐 아니라 매력적이며 고요한 느낌을 준다. 실용성과 심미적인 매력이 부각되어야 하는 가구나 액세서리 부분도 신중하게 고려되어야 하는 항목 중의 하나이다. 프릴 장식이나 과한 디자인 요소들은 더 이상 필요 없다고 보인다. 단 하나의 작은 아이템이라도 그 공간에 생기를 불어 넣어주며, 모든 부분에 있어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면 충분하다. 

 

또한 자연에서 가져온 다양한 소재들의 조합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나무, 울, 리넨, 유리, 점토, 등과 같이 자연의 텍스처를 통해서 우리는 따뜻하게 누군가를 맞이하는 듯한 느낌을 교류하게 된다. 궁극적으로 우리의 집은 바쁜 세상에서 잠시 휴식할 수 있는 오아시스와도 같은 곳이 되어야 한다.

 

당신이 언급한 ‘절제’라는 부분은 많은 부분 전통적인 아시아의 인테리어에서도 이야기되고 있다. 또한 이는 역사를 배경으로 하기에 특별하고 흥미롭다. 오랜 역사에 기반을 두고 계승되다 보니 그 깊이 또한 남다르고 스토리가 담겨있기도 하다. 한국이나 아시아의 인테리어 문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적으로 동감한다. 스칸디나비아와 아시아의 디자인 사이에는 분명 공통된 혹은 겹치는(overlap)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된다. 먼저 미니멀리즘이나 간결함을 보이는 장식의 미학은 어느 정도 관통하고 있어 보인다. 물론 시대나 역사의 배경에 따라 인테리어도 시시각각 그 흐름을 달리하기에 일반화 시키기엔 무리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한국만의 역사를 배경으로 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면 흥미로운 융합의 형태로 나타나리라 기대해본다. 언젠가는 꼭 한국을 방문해 이러한 문화를 직접 체험해 보고 싶다. 

 

2017 크리스마스 테이블 스타일링의 제안 ⓒ Niki Brantmark

2017 크리스마스 테이블 스타일링의 제안 ⓒ Niki Brantmark

 


라곰, 넘치지 않는 적당함이 주는 순간들


‘적당하다’는 것은 어찌 보면 아쉬울 수도 있다. 부족하게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넘치지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 이 모습은 우리에게 친숙한 일본 기업 무인양품의 기본 철학 “이것으로 충분하다”와 많이 닮아 있다. 채우는 것이 아니라 비워 가는 이들의 철학이 필자에게는 아직도 어렵기만 하다. 스웨덴에서 일하며 살아가는 한국인으로 이러한 스칸디나비아 문화를 실제로 경험하고 있고 절제됨을 강조하는 일본의 기업 문화도 경험했지만, 이왕이면 꽉 차면 좋겠고 이왕이면 넘치기 직전까지 받고 싶은 것이 솔직한 마음이다(물론 그 대상이 무엇인가에 따라 다르겠지만). 

 

‘채움(impletion)’이 아닌 ‘비움(evacuation)’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듯이 디자인이 형형색색의 그럴듯한 요소들을 덧붙여 소개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공감 가는 스토리를 담아내는 동시에 불필요한 것들을 비워 나가는 행위가 디자인의 중요한 축이 되고 있다. ‘미니멀(Minimal)’과 ‘심플(simple)’이라는 디자인 언어가 또 다른 ‘비움’의 모습이 되어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단순하게, 간결하게 접근하려는 노력, 특히 디자이너들의 수고는 사람들의 일상을 쉽고 깔끔하게 만들어 주는 듯하지만 자칫하면 그 본질이 주는 깊이를 놓치기 쉽다. 따라서 ‘채움과 비움’의 완벽한 중심점을 찾아내어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필자도 디자이너로서 늘 고민하는 문제이기도 하고.


편안한 색감과 자연의 소재가 어우러지는 침실의 스타일링 ⓒ Niki Brantmark

편안한 색감과 자연의 소재가 어우러지는 침실의 스타일링 ⓒ Niki Brantmark

 

 

같은 선상에서 바라보면 앞서 언급한 ‘라곰’을 비롯해 ‘휘게(Hygge)’, ‘슬로우 라이프(Slow life)’, ‘라테 파파(Latte papa)’ 등 빠르게 전속력으로 나아가야만 하는 지금의 일상 속에서 북유럽이 주는 키워드들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우리에게 친숙한 단어들이 되었고 많은 나라들이 이를 추종하고 있다. 이 단어들은 표면적으로는 ‘천천히, 여유롭게, 조급하지 말고’를 말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또 다른 메시지를 담고 있다.  

 

바로 ‘절제(Modration)와 균형(Balance)을 찾아가는 연습’이다. 이들이 많은 주변 국가의 부러움을 받으며 누리는 자유와 여유로움 뒤에는 바로 이 ‘절제와 균형’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천천히 어린 시절부터 이를 연습하고 배워나간다. 

 

 

누리기 위해서는 절제가 필요하고, 만끽하기 위해서는 균형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디자인 토크를 함께한 니키도 바로 이점에 주목하고 있다. 북유럽 인테리어 분야에서도 이 절제와 균형미가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가 보고 듣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키워드는 간결함, 절제, 편안함, 따스함, 자연 등의 키워드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스웨덴의 ‘라곰’ 문화와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혹자는 그 사람의 옷장을 열어보면, 방안을 둘러보면 그가 살아온 인생이 보인다고 했다. 단순히 어떤 것들을 구매하는지의 취향에 대한 문제는 아닐 것이다. ‘절제와 균형’ 그리고 ‘채움과 비움’을 얼마나 스스로의 인생에 잘 적용하며 살아왔는지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들 사이에서 항상 고민하고 결정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무엇을 취해야 하는지, 무엇을 내려놓아야 하는지’. 이 단순한 질문은 우리 일상의 모든 것들을 관통하는 공통된 내용인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말하는 ‘넘치지 않는 적당함’이 어찌 보면 가장 어려운 것일지도.

 

글_ 조상우 스웨덴 Sigma Connectivity사. 디자인랩 수석 디자이너(sangwoo.cho.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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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우 디자이너
현재 북유럽 스웨덴에서 산업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삼성전자 모바일 디자인 그룹 책임 디자이너, 소니 모바일(Sony mobile) 노르딕 디자인 센터를 거쳐, 현재 스웨덴 컨설팅 그룹 시그마 커넥티비티(Sigma connectivity), IoT 부문 수석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다.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근원지에서 살아가며 느끼는 경험들을 바탕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www.sangwooch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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