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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디자인을 입은 글로벌 비즈니스

2011-10-31



지난 10월 26일, 덴마크 외교부 산하 투자청이 마련한 ‘덴마크디자인월드투어 2011’ 서울 세미나가 서울디자인지원센터 9층 컨퍼런스룸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국내 기업의 덴마크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최 된 것으로 덴마크와 한국, 양국간 디자인 협력의 첫 발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워크숍은 ‘디자인의 힘을 입어’ (Powered by Design)를 주제로 덴마크에서 활동 중인 에스킬드 한센(Eskild Hansen) 시스코 유럽디자인센터장 및 덴마크 디자인위원회 공동대표, 알리 로즈(Alie Rose) Copenhagen Institute of Interaction Design(CIID) 부사장, 소렌 스카프트 오베고르(Søren Skafte Overgaard) e-Types Group CEO, 세 사람의 강연으로 진행되었다.

에디터 | 길영화(yhkil@jungle.co.kr)
자료제공 | 서울디자인재단

세미나는 피터 루스홀트 한센(Peter Lystold Hansen) 주한 덴마크 대사의 환영인사로 시작되었다. 한센 대사는 이 자리에서 “‘지속가능성과 좋은 상상력이 결부된 디자인이야 말로 우리가 앞으로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덴마크는 이를 위해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향후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한발 더 나아간 모습으로 발전하길 희망한다.” 고 밝혔다. 뒤이어 헨릭 옌슨(Henrik Jensen) 덴마크 투자청 아시아퍼시픽 디렉터는 질 높은 인재, 낮은 임금수준, 유연한 노동환경 등 많은 장점을 가진 덴마크에서의 기업활동을 소개하며, 본격적인 강연의 문을 열었다.

첫 연사로 나선 에스킬드 한센은 ‘디자인을 사용하는 혁신의 새로운 기질’을 주제로 ‘디자인은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글로벌 산업의 가장 큰 변화는 더 이상 가격경쟁력 기반이 아닌 가치가 우선시 되었다는 것에 주목했다. 특히 시스코의 브랜드 리뉴얼 사례를 들며, 디자인이 산업의 가치 향상에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설명했다. 이제 기술중심의 시대에서 디자인중심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또한 뱅앤올룹슨(Bang & Olufsen)으로 대표되는 덴마크 디자인은 이미 일상 생활 속 깊숙이 스며들어 왔고, 이러한 덴마크 디자인 문화는 디자인 주도 혁신에 앞서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이미 많은 디자인 클러스터 및 네트워크가 구축된 곳으로 디자인 인력, 교육, 교류 등 디자인 활동에 있어 유리한 도시라는 점을 피력했다.

한센의 강연에 이은 알리 로즈는 자신의 회사 CIID(코펜하겐 인터렉션디자인연구소)의 활동을 선보이며 덴마크에서 디자인 기업 활동이 어떻게 펼쳐지고 있는지를 엿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CIID는 디자인 컨설팅, 리서치, 교육 사업을 펼치며, 노보노디스크, 벨룩스, 노키아, 인텔, 토요타 등 세계적인 기업들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도움을 주고 있는 회사다. ‘좋은 디자인이 좋은 비즈니스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새로운 성공이다’를 주제로 한 알리의 강연에서는 CIID의 연구 내용과 진행중인 프로젝트를 통해 자유로운 상상력이 펼치는 진보된 인터랙션 디자인이란 무엇인가를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터치 스크린을 자동차 유리창으로 옮겨 달리는 차 안에서의 증강현실을 보여주는 도요타와의 프로젝트는 참석자들의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또한 원래 영국에서 활동했던 알리 로즈는 2006년 덴마크 경제부와 문화부처에 의해 재원을 조달 받아 덴마크로 이주한 경험을 이야기하며, 해외 기업이 덴마크에서 활동하기 좋은 이점을 함께 설명하기도 했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소렌 스카프트 오베로그는 ‘유럽 시장을 얻기 위해 덴마크 디자인을 사용하기’를 주제로 유럽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이 갖춰야 할 것들에 대해 발표했다. 오베로그는 유럽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사전 리서치, 유럽 소비자들과 관련 타 브랜드들의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며,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EU로 이어진 유럽시장의 크리에이티브 허브로서 충실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무엇보다 차별화된 브랜드 전략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칼스버그 맥주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며, 전략적 브랜딩은 유럽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중소 맥주 제조사들의 등장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칼스버그는 병 모양, 로고, 타이포그래피, 컬러 등 전면적인 브랜딩을 단행해 덴마크를 대표하는 맥주 브랜드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기술력과 품질을 따지던 고객들은 이제 디자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고객들의 이러한 니즈(Needs) 변화는 기업들로 하여금 비즈니스의 중심 전략으로 디자인을 내세우게끔 만들고 있다. 이는 전세계적인 흐름으로, 통상국가로서 세계화가 당면과제인 우리 기업들에게는 글로벌 비즈니스 성공을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인 전략이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지난 7월 발효된 ‘한-EU FTA’로 인해 유럽시장은 국내 기업들에게 미래가 아닌 당장의 목표로 다가왔다. 이번 ‘덴마크디자인월드투어 2011’ 서울 세미나는 유럽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게 유럽시장의 교두보로 덴마크와의 협력을 하나의 방향으로 제시해 준 자리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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