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27
소금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다. 인간이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 없어서는 안 될 물질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보다 인간다움을 위해 필요한 물질로서 소금을 말하기도 한다. 바로 코로그램(KOROGRAM)에서 열리는 전시 ‘SALT’다.
코로그램은 사진을 중심으로 다른 매체와의 조합을 통해 다양한 예술을 경험시켜주는 공간이다. 이번 전시 ‘SALT(소금: 인간다움을 위하여 우리에게 필요한 것)’에서는 소금을 통해 소금이 가진 다양성을 말함으로써 소금이 인간의 삶에 부여하는 다양한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소금은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고 물건의 변질을 막는 역할을 하며 빛과 더불어 종교적 상징물로 인식되는 등 그 중요성과 신비로움 때문에 오랫동안 여러 예술가들의 다양한 비유와 상징의 소재로 다뤄져 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소금을 소재로 작업하는 데이비드 버드니(David Burdeny)와 김태은 작가의 작품을 통해 소금의 신비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데이비드 버드니는 염전의 항공사진을 선보인다. 인간이 인위적으로 모으고 막은 바닷물은 햇빛, 바람 등 자연 조건 속에서 증발, 변화돼 소금으로 만들어진다. 그 과정을 담은 미국 유타(Utah)주의 염전의 모습은 실로 방대하며 감동적이다. 자연이 내는 아름다운 색, 인간이 무심코 그어놓은 선의 조화는 풍경의 기록이라기 보다 한 폭의 추상화 같다.
그의 작품에서는 버드니 자신만의 시각적 문체를 볼 수 있다. 그는 지표 바로 위에서 촬영한 일반적인 수직사진과는 다르게 조금 다른 각도에서 비스듬히 촬영한 사각사진(斜角寫眞)을 주로 많이 선보이는데, 이러한 자신만의 시각적 문체로 염전의 독특한 색감을 단순한 기록하는 것에서 벗어나 추상적 예술사진 단계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았다.
김태은 작가는 소금이 스며든 그림을 선보인다. 그는 소금의 보존성에 초점을 두고 자신의 감정과 생각이 변질되거나 퇴색되지 않고 보존되기를 원하는 소망을 표현하는 도구로 소금을 사용한다.
제4차 산업혁명으로 대체돼 가는 인간의 역할과 급변하는 인류를 고민한 작가는 지금 이 순간의 내면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색으로 표현하고 그대로 보존되기를 염원하는 마음을 색에 스며든 소금으로 표현, 소금이 지닌 보존성과 상징적 의미를 부각시켰다. 시대적 변화에 대한 인정과 저항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당신에게 소금은 어떤 의미인가. 당신의 삶에 있어 반드시 있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이번 전시는 다양한 변화를 맞이하며 살고 있는 우리가 삶에 있어 지녀야 할 태도와 자세에 대해서도 돌아보게 하는 의미있는 시간을 마련해줄 것이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코로그램(www.korogr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