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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디자인 서울, 그 가능성을 인정받기까지

2011-09-20


서울디자인재단은 최근 쿠퍼 휴잇 디자인 뮤지엄, 레드닷 디자인 뮤지엄, 비트라 디자인 뮤지엄 등 세계에서 내노라하는 디자인 전문 미술관들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들과의 업무협약 체결이 서울디자인재단이 하는 일의 전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아직 완공되지도 않은 아시아 한 도시의 전시시설과 이름난 디자인 뮤지엄들이 손을 잡은 것은 그 속에 잠재한 어떠한 가능성 때문이리라. 해외 유수의 디자인 기관 및 전시시설과의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서울디자인재단 글로벌네트워크과의 이상묵 과장을 만나 그 이유가 무엇인지 들어봤다.

에디터 | 최동은(dechoi@jungle.co.kr)


Jungle : 속해계신 글로벌네트워크과는 어떤 일을 곳입니까?

서울디자인재단의 가장 중요한 사업이 바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입니다. 글로벌네트워크과는국내에 설치되는 최대의 디자인 관련 기관이 될 DDP와 해외 유수의 디자인 기관, 단체, 학교 등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관리함으로써 서울디자인재단의 사업에 원활히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부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Jungle : 아직은 DDP가 완공되지 않은 상태라 DDP의 성격이 잘 정의되지 않습니다.

DDP는 종합 디자인 전문 시설입니다. 디자인 박물관, 디자인 관련 라이브러리, 컨벤션, 디자인 체험 시설 등이 입주할 예정이고, 디자인 관련 행사나 전시, 교육프로그램 등이 진행될 계획입니다. 따라서 가장 중심 컨텐츠가 전시입니다. 국내에 체계적으로 재정적인 지원을 받는 디자인 전시기관이 많지 않은 기준에서 봤을 때, DDP가 세계적으로는 후발주자일지 몰라도 국내에서는 선발주자인 셈이죠.


Jungle : 그렇다면 DDP와 관련해 업무 협약 외의 또 어떤 일들을 진행하고 계십니까?

업무 협약을 통해 해외 유수의 디자인 전문 시설의 전시, 교육 프로그램을 국내에 최적화 시켜서 유치할 예정입니다. 또 DDP가 갖고 있는 자체 컬렉션을 좋은 기획을 통해 해외에 한국의 디자인을 보여줄 수 있도록 하려 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오래된 미래> 라는 TV와 관련된 컬렉션이 그 첫 걸음입니다. 그 외에도 DDP내에서 국제 컨벤션을 진행할 수 있도록 다른 분야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입니다.


Jungle : MOU건으로 해외 유수의 디자인 박물관들을 직접 둘러보고 오셨는데, 소감이 어떠셨나요?

많이 부러웠습니다. 사실 DDP는 국내에서 해본 적 없는 대규모 프로젝트인데다 또 처음이라 걱정되는 부분이 많은데 그 곳들은 이미 이 모두를 갖춘 곳이잖아요. 프랑스엔 퐁피두, 미국엔 쿠퍼 휴잇, 스페인엔 구겐하임. 이 미술관들은 이미 그 나라의 아이콘과 같은 역할을 하고, 또 그 도시에 예술의 도시라는 색깔을 주었죠. 일반 뮤지엄에 비해 디자인 뮤지엄의 관람객들은 훨씬 표정이 밝다는 것을 느꼈는데요. 그 표정 등을 통해 디자인이 우리 생활과 정말 가까운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기 전시된 걸 우리 집에 가져다 놓는다면’, 혹은 ‘저 의자에 내가 앉는 다면…’ 하는 구체적인 상상을 통해 사람들이 무언가를 꿈꿀 수 있다면 행복한 일 아닐까요? 한국에는 아직 이렇게 디자인을 즐길 수 있게 하는 전시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DDP가 서울 시민들에게 이런 역할을 하는 곳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Jungle : 포부가 한층 더 커지셨네요.

그럼요. 포부를 크게 가져야 그 중 절반이라도 이룰 수 있을테니까요.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아직 DDP가 건물도 채 다 안 지어진 상태라 DDP가 무엇인지, 우리의 꿈이 무엇인지, 우리가 서울을 넘어 전세계 디자인계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 지부터 설명해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유명한 기관들이 저희와 협력관계를 맺어준 것이죠. 이들과 교류 협력을 맺기란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퐁피두의 한 관계자는 그러더군요. 일년에 전세계의 수천 개 기관이 그들과 교류협력을 맺고 싶어한다고. 저희가 가진 크고 야심찬 꿈을 보고 그들이 인정해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 정주영 회장이 조선산업의 청사진만 가지고 해외에 가서 투자를 받아오지 않았습니까? 저희도 공사현장 사진과 계획도만 가지고 일궈낸 성과에요. 한 마디로 저희의 가능성이 그들에게 호소했다는 것이죠.


Jungle : 서울은 2010년 세계디자인수도로 선정되었고, 유네스코 디자인 창의도시로도 선정되었습니다. 해외에 나가시다 보면 이런 서울의 디자인적 위상이 높아진 것 같다고 느끼시나요?

해외도 국내와 비슷한 반응입니다. 서울이 세계디자인수도가 된 것을 두고 할만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서울이 왜 디자인수도냐 하는 반응도 많았어요. 저희는 그 분들에게 세계디자인수도가 디자인 성과가 좋아서 주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에 대한 꿈과 노력, 열정을 보고 주는 상이라고 말합니다. 단지 디자인 성과가 우수한 도시에 줄 타이틀이면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에 있는 도시들에게 주었겠죠. 이제서야 국내에 처음으로 디자인 박물관을 설립하는 나라를 보고 어떻게 디자인에서 최고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하지만 디자인 도시가 되기 위한 서울의 노력, DDP와 그 관련 프로그램 등을 설명하면 그제서야 그 분들도 인정하더라고요. 사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서울 시민들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이 서울이 디자인 도시라는 것을 체감하게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부담도 되고요.


Jungle : 일을 진행하시면서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요새 국제 디자인계에서 DDP에 관련한 소문들이 돌고 있어요. 얼마 전에 호주의 파워 하우스 뮤지엄의 관장님이 서울에 오셔서 저희와 교류 협력을 진행하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 저희야 좋은데 갑자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셨냐고 물었더니, 저희와 교류 협력을 맺은 쿠퍼 휴잇의 빌 모그리지 관장과 친한 사이라고 하더군요. 우연히 전화통화를 하다 저희와 관련된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한국에 와서 꼭 만나봐야 한다고 생각하셨답니다.
저는 이게 바로 네트워크의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네트워크는 살아서 끊임없이 자기 증식을 하는 네트워크에요. 관계를 통해 새로운 곳과의 관계가 또 탄생하고 탄생하는 과정이죠. 저희 글로벌네트워크과가 하는 일은 바로 이렇게 세계 디자인 기관과의 신경 조직을 만들어 가는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성공적으로 씨가 뿌려진 단계고, 점점 속도가 붙지 않을까요. 그러다 보면 아직은 부탁하는 입장에서 다가가지만, 언젠가는 부탁 받는 입장이 되겠죠. 해외 디자인 네트워크를 어디랑 맺을까 고민할 때 쿠퍼 휴잇, MOMA 등과 함께 DDP도 거론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을 봤습니다.



Jungle :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과의 업무 협약 계획은 있으신지?

아시아 국가들과는 2010년에 MOU를 맺었습니다. 중국, 타이페이 등지와 했죠. 전시시설보다는 디자인 관련 재단과 관계를 맺었는데 올해는 본격적인 전시시설과의 협약을 구축했습니다. 물론 대륙 별 안배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진정으로 세계적인 기관이 되기 위해서는 전세계 어느 곳과도 연결되는 네트워크가 있어야 하니까요. 구체적인 기관은 계속 내부적으로 연구와 검토를 하고 있고, 지금 당장 밝힐수는 없지만, 그중 일부는 이미 추진 중인데요. 저희는 관계 맺는 것 자체로 경쟁력 있는 기관, 그리고 반드시 활발히 교류할 수 있는 기관과 네트워크를 맺고 있으니까요. MOU 자체보다는 그 후에 어떤 프로그램으로 어떤 관계로 발전시킬까가 더 큰 고민입니다. 2013년 4월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있으니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습니다. 전력을 투구해야 할 상황이죠. 재단 직원들 모두 힘들지만, 이름만 들어도 아는 이런 기관들과의 네트워크가 저희의 새로운 에너지원이 되었주었습니다. 이제 오픈하는 그 날까지 더욱 힘내서 서울시민들이 모두 즐길 수 있는 디자인 공간을 만들어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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