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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 리뷰

모든 것의 시작, 사랑

무신사 | 2017-04-17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구두를 만드는 남자. 영화 속 주인공 이야기가 아니다. 베로니카포런던(Veronica for London)의 이야기다. 로맨스 영화 제목 같은 베로니카포런던은 사랑을 담은 여성 슈즈를 만든다. 이렇게 로맨틱한 남자들이 있다니! 베로니카포런던을 총괄하는 프로듀서 최광석과 디자이너 이훈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모든 것의 시작은 사랑이라 말하는 베로니카포런던을 소개한다.

 


  

  

 

 

 

  

  

 

 

무신사(이하 ‘무’)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한다. 

 

최광석 프로듀서 (이하 ‘최’) 베로니카포런던에서 프로듀싱을 맡고 있는 프로듀서이자, 우주 스튜디오 회사의 리더인 최광석이라 한다.

이훈 디자이너 (이하 ‘이’) 우주 스튜디오의 소속 디자이너 이훈이다. 베로니카포런던의 슈즈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다. 

 

 

베로니카포런던, 영화 제목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지은 이름이고, 시작은 어떠했나. 

 

정말 영화 제목처럼 느껴지나? 사실 원래 꿈이 영화감독이었다. 그래서 베로니카포런던을 기획할 때 영화를 각색하듯 접근했다. 브랜드 자체가 한 편의 영화라 생각한다. 그 영화의 주인공은 디자이너이고, 나는 연출하는 감독이 되자는 생각으로 브랜드를 시작했다. 디자이너가 런던에서 지냈던 스토리가 흥미롭게 다가왔고, 이 스토리를 담아 베로니카포런던을 론칭했다. 

 

베로니카는 아내의 세례명이다. 런던은 아내와 신혼여행으로 2년 정도 갔다 왔다. 런던에서 우연히 신발 장인이 플랫 슈즈를 만들고 있는 것을 보고, 무슨 브랜드냐고 물어봤더니 아내의 생일을 위해 만들고 있다고 하더라. 그때 깨달았다. 슈즈 디자이너 생활을 10년 가까이 하면서 아내를 위한 신발을 만든 적이 없다는 것을. 그 사건을 계기로 사랑하는 아내를 위한 슈즈를 디자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브랜드 이름을 베로니카포런던이라 짓게 되었다. 

 

 

굉장히 로맨틱한 시작 아닌가?

 

아니다(웃음). 로맨틱하게 보이지만, 브랜드 론칭까지 6개월 정도는 하루에 10시간 이상 일했다. 역시 일하는 건 다큐멘터리다. 

 

 

2017년에 특별히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는가? 

 

이번 시즌 가장 집중한 부분은 ‘배송’이다. 그동안 주문 제작 방식으로 진행하다 보니, 소비자들에게 약속한 날짜에 슈즈를 전달하지 못했다. 배송에 대한 미흡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슈즈 생산 기획을 두 가지 방법으로 나눴다. 이번에는 베로니카디(Veronica:D) 라인을 새롭게 선보인다. 이 라인은 미리 슈즈를 만들어 놓고 판매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빠르게 제품을 받을 수 있게 했다. 또 하나는 ‘주문 제작 방식’에 깊이를 더해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그래서 주문이 들어오면, 오더 시트를 먼저 보낸다. 오더 시트에 고객이 사이즈를 체크해서 전달해주면, 그 발에 꼭 맞는 제품이 발송되는 시스템이다. 

 

이 라인에 대해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제작 방식도 ‘웰트 공법’이라는 정통 방식으로 만든다. 기계식으로 밑창과 어퍼를 붙이는 것이 아니라, 실로 꿰매는 것이다. 말 그대로 “한 땀, 한 땀” 수작업으로 완성한다. 정말 잘 만든 수제화이니 기대해도 좋다. 

 

 

2017 무신사에서 단독 선발매하는 ‘캐시(Cathy)’는 어떤 슈즈인가.            

 

‘캐시’는 딸이 가지고 다니는 토끼 인형의 이름이다.(웃음) 클래식한 로퍼이며, 크림 화이트 컬러와 블랙 컬러로 출시된다. 지금 딱 신기 좋은 로퍼이다. 

 

간결한 실루엣의 로퍼라 유행에 관계없이 오래도록 신을 수 있다. 자체 개발한 라텍스 소재의 중창이 발을 보다 편안하게 감싸줄 것이다. 

 

 

딸의 토끼 인형 이름이 신발이 되었다. 이렇듯 베로니카포런던의 슈즈는 저마다 에피소드를 가지고 탄생한다. 그래서 그런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영화를 보면, 장면마다 연출 의도가 있지 않나. 그런 점에서 착안했다. 브랜드의 시작이 ‘디자이너의 사랑 이야기’이니까, 이 사람의 일상을 에세이 형식으로 제품에 녹여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더라도, 브랜드 전개 방식 자체를 디자이너의 삶 속 순간들의 이야기를 담아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슈즈를 디자인할 때 프로듀서와 디자이너가 보는 관점이 조금 다를 것 같다. 그 사이에서 의견 충돌은 없나. 

 

신기하게 서로 잘 통한다. 사실 브랜드를 시작할 때는 의견 충돌이 있었지만, 지금은 없다. 서로 바라보는 관점이 비슷하고, 무엇보다도 커뮤니케이션이 잘된다. 역할 분담도 잘되어 있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이해가 잘 될 것이다. 파스타를 요리하는 사람이 디자이너라면, 파스타를 맛있게 만들기 위한 재료를 찾고, 셋팅하는 사람은 프로듀서다. 이러한 역할 분담이 아주 잘 되어있어서 디자이너 입장에서는 정말 편하다. 디자인에만 집중할 수 있으니까. 

 

 

아무리 예쁜 슈즈라도 불편하다면 소용이 없지 않은가. 편안한 착화감을 위해 어떤 부분을 특히 신경 쓰는가?

 

가장 신경 쓰는 건 소재다. 우리의 슈즈 접근 방식은 ‘예쁜 디자인은 기본’으로 두고, ‘이 슈즈가 과연 편하게 신을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춘다. 맨발로 신었을 때의 땀 흡수율, 가죽이 피부에 맞닿았을 때의 촉감, 쿠션감 등을 다 하나하나 따져보며 선정한다. 

 

색깔을 입히는 소재를 선정하는 데만 한 달이 걸릴 정도이다. 그만큼 신중하고 꼼꼼하게 고른다. 

 

 

제품 외적인 부분도 섬세하게 구성하는 것 같다. 브랜드의 홈페이지나 제품 설명이 그렇다. 그런 점이 여자의 마음을 사는 부분이기도 하다. 

 

다른 브랜드와 차별점을 두기 위해 고민한 결과이다. 베로니카포런던을 기획하는 단계일 때, 디자이너와 카페에 간 적이 있다. 옆 테이블에 있던 여성분들의 대화를 듣게 되었는데, 만나자마자 한 삼십 분 동안 ‘이 옷 예쁘다’, ‘이 슈즈는 어디 거야?” 이런 식의 대화를 하더라. 사실 남자끼리는 그런 얘기 잘 안 하지 않나. 그런 모습을 보고, 우리의 슈즈가 대화의 주제를 이끄는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브랜드의 무드나 컨셉트 등을 여성분들이 좋아할 수 있도록 공들였다. 

 

 

영국의 클래식한 남성 슈즈를 기반으로 여성 슈즈를 만드는데, 어떤 부분에 초점을 두는가. 

 

남성 슈즈를 여성 슈즈로 바꾸는 포인트는 선이다. 선에 굉장히 많이 신경을 쓴다. 정말 미세하지만 1~2mm 차이가 크다. 선이 1mm만 넓어져도 슈즈의 무드가 달라진다. 곡선과 볼륨, 굴곡을 아름답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디자이너가 진짜 선을 아름답게 잘 살린다. 이건 진짜 자랑하고 싶은 부분이다. 우리 디자이너의 선을 다루는 감각은 아무도 못 따라올 것이다. 

 

 

어느덧, 6년 차 브랜드가 되었다. 올해는 어떤 변화를 기대하면 좋을까?

 

이번에 ‘베로니카 북’이라는 책이 나온다. 베로니카포런던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제작했다. 서울에 사는 창작자들에게 일회용 필름카메라를 주고 ‘사랑’이라는 주제로 찍어달라고 했다. 이번 S/S 시즌에 맞춰 출간한다. 앞으로는 사랑이라는 테마로 점차 영역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지금은 슈즈지만, 그게 가방이 될 수도 있고 또 다른 아이템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아동화가 출시될 예정이다. 

 

 

아무래도 아동화는 딸의 영향이 큰가? 

 

그렇다. 내 이야기를 담은 슈즈 브랜드니까. 아내를 위한 신발이 있으니, 딸을 위한 신발도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디자인했다. 딸을 정말 사랑한다. 너무 좋다.(웃음)

 

 

제품 설명을 보면 ‘이 슈즈와 당신이 함께할 시간이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라는 글귀가 있다. 베로니카포런던의 사람들이 슈즈를 대하는 자세가 느껴진다. 어떤 마음으로 신어주길 바라나. 

 

‘해피 바이러스’, ‘사랑 바이러스’라는 말이 있듯이, 긍정적인 감정들은 전염성이 있다고 믿는다. 행복했던 순간들과 사랑을 담은 슈즈이다. 그런 마음이 신는 사람에게 전해졌으면 좋겠다. 이것이 슈즈를 만드는 이유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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