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선 성수역 인근에 위치한 성수 수제화 거리는 1만 평이 넘는 넓은 지역에 500여 곳이 넘는 수제화 관련 업체들이 밀집된 공간이다. 2013년에는 성수역을 구두 테마역 ‘슈스팟’으로 조성하기도 했다. 90년대에 저렴한 임대료를 찾던 수제화 업체들이 성수동 일대로 모여들면서 수제화 거리의 역사는 시작됐다.
성수역 스크린도어에 일러스트 랩핑을 부착해 구두 테마역 슈스팟을 표현했다.
누군가를 좋은 곳으로 데려다 줄 좋은 구두가 만들어지는 이 곳에 카페들이나 유니크한 감각의 수제화 샵들이 하나 둘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성수동 수제화 거리에는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부쩍 늘었다. 젊은 고객들의 유입률이 상승하며 수제화 매출도 함께 증가해 전통 수제산업도 활력을 되찾았다.
‘fromSS’는 성동구청의 인증을 받은 수제화 장인 업체들이 모인 수제화 공동브랜드다. 슈스팟 조성과 더불어 탄생한 이곳은 질 좋은 수제화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구두 모양 조형물, 구두테마공원 등을 통해 거리에 수제화 테마를 더욱 진하게 녹여냈다.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 성수동을 젊은 세대에게 알리기 시작한 카페 ‘자그마치’와 공장을 개조한 갤러리 카페 ‘대림창고’로 대표되는 성수동 거리에 더 많은 핫플레이스들이 생겨나면서 성수동의 인더스트리얼한 분위기를 배가시키고 있다. 기존 성수동이 가진 ‘날 것’의 느낌을 유지하면서도, 건조하고 삭막한 공업지역에 상반되는 식물이나 따뜻한 색감의 조명으로 포인트를 준 카페들은 성수동에 묘하게, 하지만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있다.
인쇄소 건물을 카페로 바꿔놓은 ‘자그마치’는 성수동 카페거리가 본격적으로 조성되기 전부터 주목받던 공간이다. 건물 입구의 ‘Z’는 원래 인쇄소 건물에 새겨진 것을 그대로 썼는데, ‘자그마치’ 공간의 포인트가 되고 있다.
과거 정미소였던 공간을 갤러리 카페로 탈바꿈한 ‘대림창고’ 또한 외관만 보면 성수동 공업 공간처럼 보이지만, 내부로 들어가면 예술 작품이 설치된 정갈한 공간에서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반전이 있다. 이제는 성수동 거리를 대표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림창고 맞은편 ‘SUPY’ 또한 외관과 달리 화려한 내부를 지닌 편집샵이다.
독특한 색감으로 전면 유리를 랩핑한 ‘오르에르’(좌)와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을 살린 베이커리카페 ‘어니언’(우)도 성수동 거리의 떠오르는 공간이다.
글·사진_ 임새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