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의 혼례 및 혼인생활과 옛 궁궐에서 사용한 한글을 볼 수 있는 기획특별전 ‘1837년 가을 어느 혼례날-덕온공주 한글 자료’ 전이 국립한글박물관에서 12월 18일까지 열린다.
‘1837년 가을 어느 혼례날-덕온공주 한글 자료’ 전은 조선 23대 왕 순조와 왕비 순원왕후의 막내딸인 덕온공주의 한글 혼례 자료를 소개하는 전시다. 이번 전시를 위해 최초로 공개된 자료들은 19세기 왕실 여성의 혼례와 한글문화를 보여주며, 동시에 공주를 시집보내는 어머니 순원왕후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전시장은 ‘1837년 덕온공주의 혼례’와 ‘덕온공주의 혼인 생활’로 나뉘어 있다. 그 안에는 덕온공주의 혼례 과정과 혼수 발기, 덕온공주의 혼인 생활을 알 수 있는 다양한 책과 한글 편지 등 29건 41점의 자료가 전시되어있다.
1부 ‘1837년 덕온공주의 혼례’ 섹션에는 현재 유일하게 알려진 공주 혼수 발기가 전시된다. 발기(-記)란 사람이나 물건의 이름을 써 놓은 글로, 현재 발·수신자가 명확히 밝혀진 공주의 혼수 발기로는 덕온공주의 것이 유일하다. 길이가 5m를 넘는 덕온공주 한글 혼수 발기에는 살림에 쓰이는 온갖 물건이 갖추어져 있는데, 발기에 남은 한글을 통해 19세기 당시 혼수품으로 가져갔던 ‘단쵸(단추)’, ‘공ᄎㆎᆨ (공책)’, ‘ᄃㆎ접(대접)’, ‘쳔니경(천리경)’ 등의 우리말 어휘도 확인할 수 있다.
순원왕후가 덕온공주에게 준 혼수 발기, 1837 (사진 제공: 국립한글박물관)
2부 ‘덕온공주의 혼인 생활’ 섹션에는 덕온공주와 순원왕후가 주고받은 한글 편지들이 전시된다. 편지에는 서로의 안부를 주고받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덕온공주의 결혼 후 생활을 짐작할 수 있다. 한편, 덕온공주는 순원왕후의 영향으로 책을 읽거나 글씨 쓰는 것을 즐겼다고 한다. 혼례 후 가져간 책들 가운데는 공주가 직접 베껴 쓴 것으로 전해지는 책들과 당시의 문화와 풍속을 짐작할 수 있는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전시장 안에서는 IT 기술을 활용한 영상 및 사진 자료를 만날 수 있다. 공주의 혼례 과정과 혼수 발기의 내용을 보여 주는 영상에는 AR 기법을 적용했다. 또한, 순원왕후가 덕온공주와 사위 윤의선에게 보낸 편지의 주요 내용을 자료 원문과 함께 태블릿으로 감상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었다.
전시장 내부모습. 조선시대 궁궐의 혼례문화와 동시대의 한글문화 모두를 볼 수 있는 전시다. (사진 제공: 국립한글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은 “180년 전 공주의 혼례날을 기록한 한글 자료를 통해, 글자마다 담긴 어머니의 깊은 사랑을 느꼈으면 한다”며, “아울러 한글 자료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시는 12월 18일까지이며, 관람료는 무료다. 더 자세한 사항은 국립한글박물관 홈페이지(www.hangeul.go.kr) 참고.
에디터_ 허영은(
yeheo@jungl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