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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당신의 삶을 풍요롭게 할 안전디자인

2010-11-12


당신을 둘러싼 주변환경을 떠올려보자. 어두운 아파트 계단, 시야의 사각이 많은 지하주차장, 모서리가 날카로운 탁자, 절대 안전해 보이지 않은 안전모 등이 눈에 띄지는 않으시는지. 디자인의 중요성이 범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요즘에도 우리나라의 안전디자인 인식은 현저히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12월 15일부터 진행되는 이번 공공디자인엑스포에는 기존 주최인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행정안전부가 참여하여 안전디자인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을 제고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공공디자인엑스포의 행정안전부 쪽 담당자인 재난안전정책과의 윤미경 사무관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에디터 | 이은정(ejlee@jungle.co.kr)

Jungle : 아직까지도 우리나라는 안전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낮은 편입니다. 행정안전부에서 규정하고 있는 안전디자인의 범주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유치원이나 어린이 집 교실문을 열고 닫을 때 혹은 가정에서 방문을 열고 닫을 때 문틈 사이로 손이 끼는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이를 키우는 주부라면 누구나 책상 및 탁자 등 네모난 모서리에 아이가 부딪치지 않도록 시종일관 노심초사하며 주의를 기울였던 경험을 한번쯤 해 보았을 거에요. 안전디자인은 비단 대형사고 방지에 한정된 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사소한 안전사고 발생도 ‘인간은 항상 실수를 할 수 있는 존재’임을 간과한 사고방식과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디자인 설계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요즘, ‘안전’과 ‘디자인’의 ‘실용적 융합’이 세계적 트렌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이미 선진국을 중심으로 재난, 안전, 소방 등에 대해 많은 디자인 시도와 결과들이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선진국은 도시계획 시 장애인을 고려한 무장애 설계나 어린이와 노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유니버셜 디자인을 비롯, 범죄예방을 고려한 CPTED 원리를 도입하는 등 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디자인을 도입하여 활용하고 있어요. 반면, 우리나라는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 사고, 교통사고 등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관리할 마땅한 시스템이 없습니다. 이에 대한 대비가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점인데요, 인간의 생활과 관련된 모든 요소들을 디자인하거나 설계할 때 사용 대상의 특성과 한계 등을 염두에 두고 안전을 먼저 고려한 다자인을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안전디자인’이란 이와 같이 사회적 안전수준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국민생활 관련 공간‧시설‧용품 등에 ‘안전기능’과 ‘미적 디자인’을 결합하여 안전수준을 향상시키는 창의적‧실용적 활동을 일컫습니다. 안전을 고려하지 않는 디자인, 공간 및 제품개발 등은 사고발생 위험이 있기 때문에 ‘안전디자인’ 개념이 모든 분야에 반영되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도시공간과 제품, 서비스 개선을 통한 시민의 생활여건 및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안전예방과 미적 가치를 동시에 적용한 ‘안전 디자인’ 적용이 요청되고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안전디자인’의 개념을 도입하고 확산하여 유‧무형의 인프라 및 제품에 직‧간접적으로 적용해야 합니다. 즉, ‘안전하면서도 보기 좋고, 쓰기 편리하게 배려하는 디자인’이 바탕이 된다면 안전한 환경 조성 및 국민 삶의 질 제고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봅니다. 안전디자인 포럼의 기준에 따르면 안전디자인은 크게 네 분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재난소방안전, 도로교통안전, 생활안전, 일터안전이 바로 그 것입니다. 모든 분야가 전방위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나, 안전디자인 도입 시초인 점을 감안할 때, 정부차원에서는 가장 범위가 넓으면서 가장 취약한 생활안전 부분과 도로교통안전, 재난소방 안전을 주된 범위로 설정하여 추진하게 될 예정입니다. 다만, 이번 ‘안전디자인 대상’의 경우 문화부와의 공동 주최형식을 취하고 있어 공공디자인 분류에 따라 안전공간, 안전제품, 안전매체로 구분하고 있기도 합니다.

Jungle : 이번 공공디자인엑스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행정안전부가 처음으로 함께 한다는 것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엑스포에서 행정안전부가 주도적으로 진행하시는 섹션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이번 행정안전부의 공공디자인엑스포 참여는 문화체육관광부 공공디자인 사업의 노하우를 벤치마킹하고 관련 부처간 연계추진으로 안전을 포함한 공공디자인의 시너지효과를 제고한다는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우리 부처의 주도로 이루어지는 섹션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우선 안전하고 튼튼하면서도 아름다움을 잃지 않은 균형의 미학이 담긴 디자인을 발굴하여 시상하는 안전디자인 대상이 그 첫 번째입니다. 이렇듯 공공디자인의 최우선조건인 안전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안전디자인 대상’을 시상하는 한편, 별도로 안전디자인 관을 구성하여 전시함으로써 ‘안전’이 공공디자인의 밑바탕임을 일깨우는 계기로 삼을 예정입니다. 또한 행사기간 중에 열리는 ‘안전디자인 심포지움’은 안전디자인 관련 전문가와 공무원은 물론 일반 시민들에게도 안전디자인에 대한 지적 욕구를 채워주고 안전디자인 정책과 사업에 대해 교류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Jungle : 그간 행정안전부가 진행해왔던 안전디자인 관련 프로젝트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우리나라에서 안전디자인에 대한 개념 도입이 이루어진 것은 최근의 일입니다. 그간 보행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가로시설이나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는 과다한 장식의 디자인이 난립해왔었고 특히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점이 문제였었지요. 우리 부는 ‘안전하면서도 보기 좋고, 쓰기 편리하게 배려하는 디자인’을 통해 안전한 환경 조성 및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안전 총괄부처로써 새로운 안전디자인 개념을 작년 후반부터 적극 도입하고 있습니다.

정책이 처음 도입된 단계라 아직 많은 사업을 추진하지는 못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안전디자인 개념 도입 및 확산을 위해 먼저 안전디자인에 대한 민간 견인의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 안전디자인 포럼(원유철의원, 윤명오 교수 공동대표) 설립을 후원하였고, 안전디자인 개념 도입 및 정책 추진을 위해 전문가를 모시고 정책적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토론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금년 사업으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2010년 공공/안전디자인’ 공모를 통한 대상 시상과 엑스포 개최가 가장 중심 사업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를 시발점으로 다양한 안전디자인 정책을 추진해나가면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일조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Jungle : 공공디자인의 근간이 되는 것은 안전디자인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진행된 안전디자인의 사례 중 모범적인 것이 있다면 소개해주십시오.

지금은 우리나라에 안전디자인 개념이 도입된 초기 단계이므로 모범 사례라고 할 만한 것들은 없습니다만 모범사례 발굴 및 확산을 위해 이번 안전디자인 공모 및 전시회를 개최하는 것이지요. 안전디자인 전시회에서는 스쿨존 안전디자인 개선사업 등 안전을 위한 시설 및 공간, 서비스 개선 사례 소개 등 해외 우수사례 및 안전디자인 대상 우수 공모작 등을 전시할 계획입니다. 우리 부는 앞으로도 안전디자인 확산 정책을 통해 안전디자인 우수사례를 적극 발굴해 나갈 것입니다.

Jungle : 앞으로 추진하실 안전디자인 정책에 대한 개괄적인 계획들이 궁금합니다.


전세계적으로 ‘안전은 사회공익’이라는 인식하에 각 나라마다 안전디자인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이지요. 안전디자인의 주된 사명은 유괴, 성폭행 등 어린이와 여성의 위험(risk)을 경감하기 위한 CCTV 설치 확대, 보행자가 안전한 교통환경 조성, 안전한 어린이 등하교길 지원사업 등 각종 안전개선 사업 및 안전관리를 통해 안전한 대한민국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우리 부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다양한 소통의 장을 마련하려고 합니다. 안전디자인 공모전 및 대상과 안전디자인 전시회 개최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안전디자인 개념 확대 적용을 위한 체계적인 기반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에요.

공공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공디자인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어요. 여기에 안전디자인을 고려한 공공디자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공공디자인 사업과의 협력을 통해 통합디자인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입니다. 예를 들면 행정안전부 지역공공디자인, 문화체육관광부 공공디자인 등과의 협력사업 추진을 비롯하여 CPTED 디자인, 유니버셜 디자인과 연계 방안을 모색하여 더욱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고요, 특히 어린이, 장애인, 노인 등 안전 취약계층을 고려한 안전디자인 사업 발굴을 적극 검토할 계획이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함과 동시에 안전성과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살려나가는 것은 기본이 되겠지요. 또한 지자체 및 관계기관의 안전디자인 활용 독려 및 안전디자인에 대한 관심과 자연스러운 참여를 이끌어내는 다양한 정책을 마련하여 추진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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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잡지디자이너 과심은 여러분야에 관심은 많으나 노력은 부족함 디자인계에 정보를 알고싶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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