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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차세대 디자인의 대안은 바로 우리!

2010-10-04

모두를 위한 창의적인 디자인 대안을 제시하는 데에 목적을 둔 2010 서울국제디자인공모전의 결과가 발표되었다. 103개 국에서 총 5,175명의 디자이너가 참가한 이번 공모전은 ‘모두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을 주제로 평등과 인간가치의 실현이 중심이 된 수많은 제품들의 경연장이었다. 특히 이번 공모전의 출품작 중 74.94%에 달하는 3,878점의 제품들이 해외에서 출품되었다는 사실은 이번 공모전에 대한 전세계적인 뜨거운 관심을 증명하는 사실. 이번 공모전의 그랑프리인 황금해치상을 받은 호서대학교 산업디자인과의 도용구, 홍석훈, 서은하와 은 해치상을 수상한 조유진(서울여자대학교 산업디자인과), 이유진, 김준세(서울과학기술대학교 공업디자인과)를 만나보았다.

에디터 | 이은정(ejlee@jungle.co.kr)


Jungle : 이번에 황금해치상을 받은 ‘Hot Liner’는 상당히 독특한 제품인데요, 어떤 계기로 이 제품을 디자인하게 되었습니까?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몇 년 전부터 많은 고민을 했어요. 진정한 ‘굿 디자인’에 대한 고민들이죠. 요새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들을 보면서 점차 디자인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는 생각을 했고 이런 고민들을 공모전을 함께 준비한 친구들과 나누게 되었어요. 은하는 고등학교 때부터 알던 친구고 석훈이는 후배인데 마음이 잘 맞아서 공모전을 함께 했어요. 이 친구들과 브레인스토밍 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게 되었죠. 개인적으로는 빅터 파파넥의 ‘인간을 위한 디자인’이라는 책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디자인이 정말 필요한 사람들이 누구일까 생각하다가 타겟을 물 부족 국가나 저개발국가 등의 개발도상국으로 잡았고요. 그 곳에서는 물을 끓여먹지 않아서 병에 걸려 죽는 사람이 많다고 하는데 그들이 상용할 수 있는, 최대한 돈이 들지 않는 연료를 생각하다가 태양열을 생각하게 되었고 그 소재를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다가 플렉서블 솔라 셀이라는 소재를 발견했어요. 사용성 자체가 심플하고 형태가 변형가능한 이 소재는 나무에 매달아놨다가 태양열이 충전되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한 소재입니다.

Jungle : 스스로의 결과물에 대해서 아쉬운 부분과 만족스러운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일단은 이런 큰 상을 받았다는 자체가 너무나 만족스러운 점이죠. 우리의 아이디어를 세상이 인정해줬다는 게 너무 좋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 디자인이 직접 타겟으로 잡은 국가를 가보지 않고 나왔다는 점입니다. 최대한 유니세프와 내셔널 지오그라피에서 만든 다큐멘터리 같은 걸 보면서 아이디어를 냈는데요, 실제 그 곳에서 경험해보고 디자인을 했다면 더 좋은 것이 나왔을 것 같아요.

Jungle : 아직은 학생이니 작업의 테마를 묻기에는 이른 것 같습니다. 대신 평생을 두고 탐구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저는 디자인은 은유가 담긴 배려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디자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어야 한다고 봐요. 흔히들 디자인을 단순히 제품을 포장하는 거라고만 생각하잖아요? 올 겨울에 이탈리아를 다녀왔는데 그곳의 사람들의 디자인관은 우리랑 많이 달라요. 국민 한 사한 사람이 실제로 디자인적인 생각을 하고 있고 디자이너가 사회적으로 존경 받고 있죠. 저는 아직 학생일 뿐이지만 디자인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을 상승시킬 수 있는 작업들을 하고 싶습니다.

Jungle : 본인이 생각하는 굿 디자인이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이번 공모전의 주제가 ‘모두를 위한 디자인(Design for All)이잖아요? 저는 소수가 아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디자인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필립 스탁이 그런 얘길 했어요. “나는 부자를 위해 2억짜리 요트도 디자인하지만, 가난한 사람도 살 수 있는 2달러짜리 우유병도 디자인한다.”고. 저는 제가 그런 디자인을 하고 싶어요.
공모전 이후에 계획하고 있는 것이 있나요?
이제 4학년이에요. 내년이나 후년 정도에는 우선 포트폴리오를 정리해서 취업을 해야 할 것 같 습니다. 제가 가진 생각을 펼치기에 적합한 회사에 입사하고 싶어요. 이후에도 공모전에는 많이 도전해보려고 해요. 또한 태양열을 소재로 한 다른 디자인을 해보려고 합니다.


Jungle : 은 해치상 수상작인 Solar Window는 어떤 계기로 구상하게 되었습니까?

원래 세 명이 함께 공모전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서울국제디자인공모전이 있다는 것을 알고 함께 하기로 했고 이번 공모전의 주제인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이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창문에 멀티탭을 달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그 시작이었죠.

Jungle : 이번 추석연휴 때 전시장에서 이 제품을 봤었고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제품의 중심 철학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일 먼저 이번 주제에 중심을 두고 많이 생각했어요. 지구온난화와 환경 등의 문제를 생각하다가 환경이라는 키워드로 풀자고 합의했죠.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 대체에너지잖아요? 그래서 대표적인 대체에너지인 태양에너지에 주목했죠. 태양에너지를 가장 많이 받는 부분은 아무래도 창문이고 실생활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 제품이기도 하잖아요. 실생활과 가장 밀접한 제품을 만들자는 것이 중심이 되었습니다.

Jungle : 여러분들이 생각하는 굿 디자인은 어떤 것입니까?

얼마 전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너희들이 생각하는 좋은 산업디자인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하셨어요. 실생활에서 편리하게 쓸 수 있는 디자인, 유저가 편리하게 쓸 수 있는 디자인 등 유용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어떤 사람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디자인에 대해서 이야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엔 누구나 생활하기에 편리한 디자인만을 생각하잖아요. 이런 생각을 넘어서서 사회에 기여하거나 환경을 생각하는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이유진).

저도 비슷한 생각이에요. 어느 한 사람을 위한 디자인이 아닌 말 그대로의 유니버셜 디자인이 중요한 거 같습니다. 유니버셜 디자인이라고 하면 장애인과 유아, 노인들만을 위한 복지 디자인이라고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 바로 유니버셜 디자인이 아닌가 싶어요(조유진).

저는 사실 처음에는 디자인을 형태나 미적인 측면으로만 접근했어요. 하지만 공부를 하다 보니까. 후카사와 나오토와 같은 디자이너들이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디자인이 굿 디자인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김준세).

Jungle : 셋이 함께 작업하면서 힘든 부분은 없었나요?
없었어요. 대부분 뜻이 잘 맞는 편이라 다른 공모전도 함께 작업하고 있거든요.

Jungle : 아이디어는 누가 제일 많이 내는 편입니까?
아무래도 연장자인 준세 오빠가 많이 내요. 상당히 엉뚱한 얘기들을 하는데 그 이야기를 듣다보면 정말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거든요.

Jungle : 스스로 어떤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나요?

아직은 학생이니까 쉽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감히 어떤 유명한 디자이너의 말을 빌자면 ‘세상을 바꾸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상위 10%보다는 나머지 90%를 위한 디자인을 하는 디자이너요. 그게 세상을 바꾸는 디자인이 되지 않을까요(이유진).

저도 비슷해요. 사회적 약자들도 다 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을 하고 싶습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뿐만 아니라 외국의 힘든 사람들을 위한 디자이너가 꿈이에요(조유진).

Jungle : 디자인을 제외하고 요새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분야는 무엇인가요?

화장품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관심분야를 살려서 화장품 디자인도 해보고 싶어요(조유진).

저는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해요. 지하철 말고 버스 타고 돌아다니는 것도요. 그럴 때마다 경관을 보고 아이디어를 많이 생각하게 되죠(이유진).

원래 IT제품에 관심이 많아요. 그 중에서도 모바일 관련 제품에 가장 흥미가 있어서 그 방면으로 공부를 하고 있고 이후에는 모바일 트렌드쪽의 연구를 해 보고 싶습니다(김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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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정
잡지디자이너 과심은 여러분야에 관심은 많으나 노력은 부족함 디자인계에 정보를 알고싶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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