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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 리뷰

일상, 그 평범하고 사랑스러운 행복

2016-04-05

 

 

형형색색의 꽃, 작은 풀벌레, 버섯과 나무들이 아기자기하게 표현된 그림 앞에 의심의 여지없이 마음을 풀어놓는다. 마음이 안정되고 생각에 변화가 찾아와 이내 몸의 긴장된 근육들이 이완되는 것을 느낀다. 쉽사리 들키고 싶지 않아 꽁꽁 싸놓았던 감성을 무장해제 시킨 것은 나탈리 레테(Nathalie Lété)의 따사롭고 평안한 그림이다. 

 

에디터 | 최유진(yjchoi@jungle.co.kr)

자료제공 | 롯데 잠실점 에비뉴엘아트홀

 

〈토끼들 Les Lapins〉, 70x70cm, Acrylic on Paper, 2015

〈토끼들 Les Lapins〉, 70x70cm, Acrylic on Paper, 2015(사진제공: 롯데 잠실점 에비뉴엘아트홀)


자유로움을 바탕으로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는 나탈리 레테는 화가, 일러스트레이터,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풍부한 색감과 자유로운 느낌, 즐겁고 행복한 감성을 선사하고 있다. 그녀의 그림은 생활소품뿐 아니라 가구, 의류까지 다양한 분야, 수많은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 만날 수 있다.

자유로움을 바탕으로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는 나탈리 레테는 화가, 일러스트레이터,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풍부한 색감과 자유로운 느낌, 즐겁고 행복한 감성을 선사하고 있다. 그녀의 그림은 생활소품뿐 아니라 가구, 의류까지 다양한 분야, 수많은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으로 만날 수 있다.(사진제공: 롯데 잠실점 에비뉴엘아트홀)


 

감추어 두었던 동심을 불러내는 나탈리 레테의 그림은 그녀가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 속 내용을 배경으로 한다. 그림 속에 주로 등장하는 요소들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재들로 거창하지 않지만 친근하게 다가와 마음 깊이 자리한다. 

 

귀엽고 사랑스럽고 다정하면서도 위트가 있는 이미지들은 우리를 행복하고 즐겁고 기쁘고 설레게 한다. 그 무엇보다 스스로에게 충실한 아이처럼 다른 사람의 시선 대신 온전히 자신만을 향해 미소 짓게 한다. 

 

나탈리 레테는 자연환경으로부터 큰 영감을 받았다. 어린 시절 많은 시간을 보냈던 바이에른 주의 전나무 숲에서 그녀는 빨간 망토를 입은 엄지공주가 돼 수많은 꽃과 곤충, 동물들을 만나고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빨간 망토’는 레테가 가장 좋아하는 주제 중 하나로 지속적으로 그녀의 작품에 등장한다.

‘빨간 망토’는 레테가 가장 좋아하는 주제 중 하나로 지속적으로 그녀의 작품에 등장한다.(사진제공: 롯데 잠실점 에비뉴엘아트홀)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영향도 그의 작품세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녀는 중국인 아버지와 체코출신 독일인 어머니에 의해 동서양의 문화적 유산에 대한 경험을 쌓았다. 그녀의 회화적이고 장식적인 작업은 중국 비단이나 공예품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패턴과 동유럽 문화의 조화에 의한 것이며 조각보처럼 이어 붙인 작업 스타일은 아시아적 요소에 동유럽의 민속요소가 혼합된 것이라 평가되고 있다. 그녀가 감성을 키웠던 전나무 숲은 독일 할머니 댁에서 휴가를 보낼 때마다 들렀던 곳이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만들고 그리고 뜨개질을 하며 자란 그녀는 영감의 원천으로 자연환경과 다양한 문화적 요소들을 꼽았다. 색, 색의 혼합, 예술, 공예, 민속예술, 오브제, 패턴, 텍스타일, 꽃, 버섯, 곤충, 동물, 숲과 바다에 있는 모든 자연 요소, 옛 장난감들, 옛 자화상 등 자연물부터 생활 속 사소한 것들, 과거의 모든 종류의 기억들까지도 모든 것들은 레테의 작업 속에서 새로운 이야기들로 탄생한다. 

 

〈explosion de fleurs〉. 나탈리 레테는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자연물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다.

〈explosion de fleurs〉. 나탈리 레테는 일상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자연물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다.(사진제공: 롯데 잠실점 에비뉴엘아트홀)

〈fleur bleue〉

꽃, 버섯, 식물 등 다양한 자연물과 생활 속 소품들이 그려진〈fleur bleue〉(사진제공: 롯데 잠실점 에비뉴엘아트홀)

 


 

레테는 또 다른 영감의 근원지로 작업실을 말했다. “주위를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배움을 얻는다”는 그녀는 작업실에서 어떤 사물이나 자연을 바라보면서 마냥 앉아있기도 하고 마주하는 모든 것들을 종이에 그려보기도 한다고 했다. 자신의 감정을 느끼고 배우기 위한 그녀만의 ‘명상’은 작업에 대한 아이디어와 함께 행복과 고요까지 선사한다. 

 

뒤페레 응용미술학교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하고 에꼴 드 브자르에서 판화를 전공한 그녀는 드로잉, 페인팅, 도자기, 니트(편물), 봉제인형, 어린이 책을 위한 일러스트, 실크스크린, 카펫, 텍스타일 등 다양한 작업을 통해 화가, 일러스트레이터, 디자이너 등 여러 타이틀을 갖게 됐고 ‘전천후 엔터테이너’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그녀의 그림은 앤트로폴로지(Anthropologie), 부르주아(Bourjois), 에머리&시(Emery & Cie), 고디바(Godiva), 빌락(villac), 이세이미야케(Issey Miyake), 모노프릭스(Monoprix), 무챠챠(Muchacha), 유니클로(Uniqlo), 7321 등 수많은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졌다. 컬래버레이션 제품은 티매트, 러그, 의류, 도자기, 장식타일, 가구 등 생활전반을 아우른다. 

 

나탈리 레테는 가장 기억에 남는 컬래버레이션 작업으로 13년 전 이세이 미야케와 진행했던 ‘에덴의 정원/동산’을 꼽았다. 이세이 미야케의 옷에 그녀가 디자인한 공룡, 꽃, 나비 등의 오브제가 프린트 됐고 용의 형태를 닮은 옷이 완성됐다. 2014~2015년에 조각가 클레멘트 포마와 함께한 작업에서는 그녀의 꽃 그림이 의자와 만나 ‘마가리트 여사와 튤립 신사’가 됐다. 건축가 니콜라스 안드레와 함께 디자인했던 쇼룸은 그녀가 컬레버래이션한 작품들로 가득 채워진 공간으로 탄생했다. 

 

최근에 그녀가 진행한 협업은 에머리&씨(Emery & Cie)와 함께한 시멘트 타일 컬렉션이다. 그녀의 그림은 타일에 담겨 여러 장소에서 오랜 시간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원색적인 화면과 화려한 꽃무늬, 복고적인 패턴은 그녀를 대표하는 이미지들로 올해 패션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맥시멀리즘(Maximalism)과도 어우러져 또 다른 컬레버래이션을 기대하게 한다. 이러한 컬러와 분위기, 패턴 등 확고한 레테의 스타일은 ‘자유’에서 비롯된다. “자유로움을 바탕으로 모든 감정을 이끌어낸다”는 그녀는 느껴지는 모든 감정을 자유롭고 솔직하게 풀어낸다. 본능적인 감정을 따르는 동작이 그녀만의 색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지난 3월 롯데 잠실 에비뉴엘아트홀에서 열린 ‘러블리 레테(Lovely Lété), 나탈리 레테’전은 그녀의 작품세계를 총망라한 전시로 2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그녀가 영감을 받는 소품부터 드로잉, 일러스트, 판화, 설치, 텍스타일 등 200여 점 이상의 원작과 함께 각종 컬래버레이션 제품들이 전시됐으며 전시기간 중에는 작가의 드로잉쇼와 팬과의 만남이 마련되기도 했다. 

 

지난 3월 롯데 잠실 에비뉴엘아트홀에서 열린 ‘러블리 레테(Lovely Lété), 나탈리 레테’전

지난 3월 롯데 잠실 에비뉴엘아트홀에서 열린 ‘러블리 레테(Lovely Lété), 나탈리 레테’전



전시에서는 레테가 영감을 받는 소재들을 비롯해 신작, 원화, 컬레버래이션 제품들까지 그녀의 다양한 작품세계가 펼쳐졌다.

 

전시에서는 레테가 영감을 받는 소재들을 비롯해 신작, 원화, 컬레버래이션 제품들까지 그녀의 다양한 작품세계가 펼쳐졌다.

전시에서는 레테가 영감을 받는 소재들을 비롯해 신작, 원화, 컬레버래이션 제품들까지 그녀의 다양한 작품세계가 펼쳐졌다.

 

 

나탈리 레테는 “예술은 자신의 만족이자 삶을 바라보는 자신의 태도를 드러내는 것”이라 말한다. 스스로 자신의 삶을 바라보고 삶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그녀의 작업방식과도 일맥상통한다. “그림, 정원, 집 등 우리와 함께 하는 주변의 모든 것들이 예술”이라 말하는 그녀는 애정을 담은 눈빛으로 감정을 다른 이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우리가 그녀의 그림을 이토록 좋아하는 것, 그녀의 그림이 유독 친근하고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은 유쾌한 기억들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그녀의 마음 때문이 아닐까. 

 

다양한 시리즈의 신작들과 함께 일상을 예술로 변화시키는 작품세계와 일상에 행복을 선사하는 컬레버래이션 제품들을 선보이는 ‘러블리 레테’전은 롯데갤러리 광복점에서 4월 25일까지, 롯데갤러리 청량리점에서 4월 28일부터 5월 29일까지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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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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