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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디자인의 유혹이 시작되다 - 2009 서울디자인 올림픽 개막식

2009-10-13


디자이너와 시민, 모두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던 2009 서울디자인올림픽이 지난 9일 오후 2시,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그 화려한 막을 올렸다. 특히 이번 개막식 퍼포먼스는 정• 관계, 경제계 및 디자인계 인사를 비롯해 일반시민, 학생 등 총 1,500여 명의 참가자 전원이 참여해 ‘I-DESIGN’ 컨셉트를 여실히 보여준단다. 누구나 디자이너가 될 수 있다는 유혹에 솔깃해진 에디터는 잠실종합경기장으로 서둘러 발걸음을 옮겼다.

에디터 | 이영진(yjlee@jungle.co.kr)



도착한 경기장 입구에서 에디터를 제일 먼저 맞이한 것은 대형 ‘해치’ 조형물이었다. 약 3m 높이의 해치상이 왠지 낯설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작년에 경기장 외벽을 장식했던 페트병과 재활용품들이다. 썬그라스를 쓴 해치, 아기 해치를 업은 엄마해치 등 기발한 상상력이 동원된 작품들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러고 보니 올해는 경기장 외벽 페플라스틱 장식 대신 서울의 마스코트 ‘해치’를 다양한 모습으로 볼 수 있어 작년보다 좀 더 친숙한 디자인 축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해치 조형물을 지나 들어선 경기장 하늘에는 온통 하얀 천 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마치 디자인으로 유혹하는 서울의 손짓처럼. 하늘의 물결을 이루고 있는 흰 수직 루버는 경희대 건축과 김찬중 교수의 기획으로 진행된 일종의 ‘불황 극복 디자인’이다. 서울을 감싸는 산세와 지형을 상징하는 루버들은 시민들의 메시지를 담아 모든 시민들이 하늘을 보며 불황극복의 의지와 긍정을 힘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본격적인 개막식이 시작되기에 앞서 i– DESIGN 스테이지에 오색의 고깔모양 햇빛가리개를 쓴 시민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시민들을 위에서 내려다 보니, 색색의 햇빛가리개가 운동장을 수놓아 하나의 작품을 이루고 있었다. 서울디자인올림픽에서는 이 자리에 함께한 너와 나 모두가 디자이너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디자인 작품이었다. 관객석 중간중간 놓여있는 디자이너와 시민들이 직접 디자인한 의자로도 이번 서울디자인올림픽이 디자이너와 시민이 어우러진 행사임을 알 수 있었다.
사람들의 햇빛가리개가 작품이 되어 가는 모습을 보며 뿌듯해하고 있을 때, 어디선가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황지현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들렸다. 동시에 시민들의 디자인 메시지가 담긴 빨강, 노랑, 초록, 파랑, 검정 오색대형볼이 객석 뒤편에서 물결치듯 무대 앞으로 전달되었다. 무대 앞까지 전달된 오색대형볼은 조각보 보자기로 둘러싸인 하나의 대형볼로 바뀌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시민대표 4명이 볼을 둘러싼 초대형 보자기를 펼치자, 시민들의 소망과 메시지를 담은 대형심볼이 하늘 높이 떠올랐다. 뒤이어, 디자인 꿈나무를 상징하는 어린이 합창단의 공연이 이어졌다. 어린이 합창단원들의 밝고 명랑한 목소리와 율동으로 이 자리에 모인 모두가 디자인으로 하나되는 장이 되었다.


이번 개막식 행사에는 오세훈 서울 시장과 지안 프랑코 자카이 등 해외 디자인계 거장 20여 명과 카를로스 힌릭스 ICSID 회장, 주한 대사들과 디자인계 및 학계 인사 등이 참석했다. 오세훈 시장은 개회사를 통해 “21일간 서울시는 1000만 서울시민이 모두 디자이너가 되는 디자인 특별시로 거듭날 것"이라며 서울디자인올림픽에 대한 강한 기대와 포부를 밝혔다.


이번 행사는 개막식만으로도 지난해의 부족했던 점을 보완하여 시민들도 참여할 수 있는 디자인 축제로 발전했음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시민들을 디자인으로 ‘유혹하는’ 서울디자인올림픽은 앞으로 21일 동안 컨퍼런스, 전시회, 페스티벌, 공모전의 4분야의 총 65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볼거리, 즐길거리로 가득한 이번 행사는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참여형 프로그램이 작년보다 더 알차게 준비되어 있으니, 기대해도 좋다. 거대한 규모의 행사장이기 때문에 동선과 전시장 위치를 사전에 조사하여 관람하면 효율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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