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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에서 만난 책 책 책

2008-12-02


파주출판도시의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 내에 마련된 전시회를 다녀왔다. 출판도시문화재단이 기획한 특별전시 ‘한국의 젊은 북디자이너 19인 展’과 ‘여기, 북시티의 자존심 展’을 소개한다. 두 전시는 이달 21일까지 열린다.

에디터 | 이상현(shlee@jungle.co.kr)

한국 책 문화의 꽃을 피우고자 조성된 파주출판도시. 이곳의 설립 취지를 이어 받아 세워진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는 현재 출판문화예술 활동의 장으로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예술가들에게는 대안적 창조공간으로, 대중들에게는 배움과 휴식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며, 기능성과 심미성이 조화를 이룬 곳으로 주목 받고 있다. 12월 21일까지 이곳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 마련된 ‘한국의 젊은 북디자이너 19인 展’, ‘여기, 북시티의 자존심 展’은 “한국의 정신문화를 창출하는 원동력으로서의 책의 가치와 소중함을 세대로 이어주는 일에 주력할 것”이라는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의 설립 이념을 그대로 담지하고 있다.


먼저 국내에서 가장 활발한, 그리고 뚜렷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북디자이너들의 대표작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한국의 젊은 북디자이너 19인 展’은 그야말로 ‘한국 북디자인의 오늘’을 조망해볼 수 있는 전시다. 이번 전시는 강찬규, 김은희, 박우혁, 오진경, 안지미, 오필민, 이석운, 정재완, 조혁준, 워크룸 등 한국 북디자인 역사에 오롯이 한 점을 찍은 북디자이너 19인이 스스로 자신의 대표작을 추려 선정하고, 관람객이 직접 그 책들을 훑어볼 수 있도록 구성해 보다 ‘직접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이는 북디자인이 단순히 ‘표지’ 디자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내지 등 책 전체를 아우르는 디자인임을 알게 하며 한 권의 책이 어떻게 일관성을 가지고 마름질 되는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소설, 시, 경제서, 사회과학서, 인문서 등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자신의 색깔을 채색한 해당 디자이너의 저력을 십분 느낄 수 있다.

한편 전시 벽면에는, 북디자이너들의 북디자인에 대한 명쾌한 한 줄 생각을 적어 이들의 남다른 디자인 철학을 곱씹을 수도 있다. “책은 내용만으로도 이미 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서체는 문체를 닮는다”, “타이포그래피가 책디자인의 완성도를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는 책 표지 디자이너가 아닌 북디자이너다” 등 밑줄 그어야 할 디자이너의 문장이 오랫동안 생각에 남을 듯 하다.


그리고 ‘여기, 북시티의 자존심 展’은 출판도시로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전시다. 국내를 대표하는 출판사와 인쇄사, 지류회사, 유통회사 등이 밀집한 출판도시의 오늘을 확인하는 자리로서, 출판도시문화재단이 ‘제3회 파주북시티 국제출판포럼’과 ‘제4회 동아시아 책의 교류 심포지엄’ 개최를 맞아 파주출판도시가 올해 거두어들인 수확을 선보이며 그 결실의 기쁨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취지를 담고 있다. “문화와 예술이 자생하는 자연도시, 건축과 책이 어우러진 출판도시에서 책과 함께 하는 여유를 제공하고자” 출판도시에 뿌리내린 출판사들이 지난 1년 동안 출간한 책 가운데 스스로 고른 대표작을 구비해놓았다.

유리창 너머로 흔들리는 갈대가 고즈넉한 정취를 자아내는 전시장에는, 언뜻 보기에는 디자이너 가구 박람회로 착각할 만큼 이국적인 테이블과 의자가 점령했는데 자세히 보면 책장 마다 해당 출판사의 올해의 책을 꽂아둔 것. 관람객들이 원하는 도서를 골라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리에 앉아 독서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한 해를 정리하는 12월, 국내 대표 출판사의 대표작을 둘러보며 마무리하는 것도 꽤 뜻 깊을 듯 하다. (참고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서울에서 파주출판도시로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합정역 2번 출구 앞에서 2200번 버스를 타는 것이다. 도로 상황이 괜찮으면 30분도 안 걸린다. 그런데 배차간격이 촘촘하지 않으니 시간표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


파주출판도시 031 955 0055
www.pajubookcit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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