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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세계를 향해 디자인 빛을 쏘다

2007-10-09

일상생활과 산업 전반 그리고 예술에 이르기까지 디자인을 빼놓고는 말할 수 없는 요즘이다. 디자인 관련 제품, 사업 등 관련 뉴스들이 시간을 다퉈 쏟아지고 있고, 서울을 비롯한 각 도시들이 모두 디자인 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광주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10년간 광주비엔날레를 통해 현대 미술의 발신기지 역할을 해온 광주는 2005년 ‘아시아의 디자인 허브’로 성장해나가기 위한 대규모 디자인 축제,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시작하였다. 올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10월 5일부터 11월 3일까지 ‘빛’을 주제로 열린다.

취재| 이동숙 기자 (dslee@jungle.co.kr)
자료 제공 │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디자인전시팀, 얼트씨

2005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첫 회임에도 불구하고 18일 동안 27만여 명의 유료 관람객이 다녀가 디자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높은 관심을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광주만의 독창성 및 지역산업과의 연계성을 부각시키기엔 부족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비엔날레는 이 점을 보강하는 데 초점을 두고, 광주의 도시 정체성이자 지역 전략산업인 광(光)산업을 상징하는 단어인 ‘빛’을 주제어로 채택하여 빛 또는 광산업 관련 다양한 제품들을 전시한다.

주제어인 빛(L.I.G.H.T)의 영문 5글자를 이니셜화하여 5개 주제전으로 치러지는 본전시에는 38개국 525명의 디자이너와 114개 기업(기관)이 총 1,583점을 출품한다. 또 특별전시 ‘명예의 전당 : 20세기 디자인 발자취 전’에서는 20세기에 전개되었던 디자인 활동을 산업디자인 제품 중심으로 소개하고, ‘남도 디자인 자산 100선 전’은 광주지역의 유•무형적 디자인 요소를 새롭게 조명하는 전시로 한국의 남도문화와 광주의 디자인 가능성을 감지해볼 수 있는 전시가 될 전망이다.

L ‘생활의 빛(Zone Life)’은 ‘미래와의 조우’를 캐치프레이즈로 디지털 컨버전스, 유비쿼터스 환경과 디자인, 미래의 도시디자인, 시각 커뮤니케이션 작품 196점을 선보인다.
대표적인 참여작가는 미국의 비토 아콘치(Vito Acconci). 아콘치는 도로나 광장, 공원, 건물 로비 등 공적 공간과 인간의 신체가 가진 유기적인 유사성에 주목해 인간의 몸을 닮은 공공 건축물을 창조해 왔다. 그의 건축물은 내외부가 하나로 겹쳐지고, 그 속에서 인공적인 구조물이 인체처럼 유연하게 구조화돼 이용자들의 편의와 시각적 즐거움을 배가시켜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I ‘정체성의 빛(Zone Identity)’은 디자인 중심으로 세상을 보는, 혹은 디자이너의 주체적인 언어를 읽어보는 공간이다. 스타 디자이너, 기업과 전문회사의 독특한 자기언어, 지역적 디자인의 정체성 등 디자인 중심으로 디자인을 말하는 전시다. 이슬람권의 타이포그래픽, 아프리카의 수공 가구, 앱솔루트사의 광고비주얼 등 총 494점이 출품된다.
뉴욕현대미술관(MoMA)에 소장된 독일 디자이너 콘스탄틴 그리치치의 메이데이 램프와 의자 등은 눈여겨볼 만하다. 이란을 대표하는 그래픽디자이너인 레자 아베디니의 타이포그래피를 활용한 포스터는 아랍어의 화려한 문자세계를 보여준다.

G ‘환경의 빛(Zone Green)’은 재활용 제품과 이동식 주거 디자인, 종이를 이용한 수공예품 등 총 285점의 환경 관련 디자인 제품과 영상 작품이 출품된다. 2005 일본 아이치엑스포에서 환경과 평화의 메시지를 빛나는 예술성과 서정성으로 승화시켜 극찬받은 김문생 감독의 3D 애니메이션 ‘Tree Robo’를 만나볼 수 있다.

H ‘감성의 빛(Zone Human)’에서는 각국의 공공디자인 사례, 평범하고 절제된 수퍼노멀 디자인, 가난한 나라를 돕는 디자인 프로젝트, 유니버설디자인 등 디자인의 절제된 미학과 사회학을 만나볼 수 있다.
디자이너 캐머런 싱클레어가 주도하는 인도주의 건축단체 ‘인간을 위한 건축’(AFH.미국)의 재난지역 재건 프로젝트로 추진되는 간편하면서도 예술성 있는 건축디자인이 출품된다. 또 소외된 개발도상국가의 어린이들을 위해 ‘모든 아이들에게 컴퓨터를’이란 구호 아래 개발, 보급하고 있는 100달러 랩탑 프로젝트도 소개된다.

T ‘진화의 빛(Zone Technology)’은 사람이 만들어낸 인공적인 ‘빛’에 대한 공간이다. 스크린이 되어버린 옷, 음악을 만들어내는 빛, 크리스털을 통과하는 영롱한 빛 등이 소개된다.
특히 이탈리아 ‘디자인 붐’과 함께 하는 온라인 국제LED공모전 당선작 100점이 전시된다.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조명 디자이너 야코포 포기니와 영국의 랜덤 인터내셔널, 일본 교우에이디자인의 예술적 성향이 강한 다양한 조명디자인을 만나볼 수 있다.

광주비엔날레 측은 매 대회마다 기념비적인 대회 상징물을 건립해 광주의 도시적 면모를 일신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1회 때는 이탈리아의 디자이너 알렉산드로 멘디니가 설계한 ‘기원(prayer)’이라는 상징조형물을 광주시청 앞 광장에 설치했으며, 이번에는 세계디자인평화선언을 기념하는 상징조형물을 빛의 시인이라 불리는 세계적인 조명디자이너 잉고 마우러(Ingo Maurer)가 맡았다.

2007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상징하는 심볼은 주제어인 빛의 한자(光) 표기를 형상화한 것으로 현대적 한글서예를 선보이며 ‘처음처럼’ 소주광고 글자체를 제공했던 성공회대학교 신영복 교수가 한글과 한자를 조합한 기본 서체로 제작했다. 이는 주제 L(Light), I(Identity), G(Green), H(Human), T(Technology)와 행사 주최도시인 광주, 빛이라는 세 가지 중의적 의미를 표현하고 있다. 또한 심볼과 로고를 조합한 심볼-워드마크 조합은 상하 조합과 좌우 조합 2가지의 디자인으로 구성됐으며, 기타 서식류와 입장권, 배너 등 공식 포스터를 제외한 E.I.P도 모두 확정됐다.
E.I.P 개발업체인 (주)크로스포인트 관계자는 “빛의 한자어를 형상화한 光 심볼은 전통과 모던함을 캘리그라피로 표현하고자 했으며 삶의 빛으로서 디자인의 가치를 나타낸다”고 밝혔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산업디자인과 패션, 건축, IT, 자동차 등 디자인 전 분야를 아우르는 세계 최초의 종합디자인 전시행사로 전시 도록은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이를 제작한 ㈜얼트씨는 인쇄물 계획을 통해 도록의 기본적인 전시정보 전달과 기록 역할은 물론이고 전시관련 인쇄물 편집디자인의 새로운 예시가 될 수 있는 디자인과 책 구성으로 인쇄물 또한 디자인비엔날레의 하나의 작품으로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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