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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한강의 밤이 달라진다

2007-09-04

지하철이 한강 위를 지날 때면 노을이 만드는 금빛물결과 화려한 야경으로 심장이 두근거린다. 하지만 그 두근거림은 극단적인 두 가지 이유에서다. 하나는 노을과 강물이 만들어내는 이국적인 풍경에 대한 설렘이고, 다른 하나는 어딘지 모르게 촌스러운 야경에 대한 안타까운 분노다. 물론 미(美)에 대한 개인적인 시각 차이에 따라 한강 야경에 대한 생각도 다를 수 있지만, 시각적인 공해까지 일으키는 디자인이 결여된 조명설치라는 의견은 일치한다. 2000년 실시된 한강야경사업 이후 이러한 한강교량 조명에 관한 개선점들이 보이면서 서울시는 「한강 르네상스」 계획에서 한강경관사업으로 교량에 대한 개선 의지를 표명했다.

취재| 이동숙 기자 (dslee@jungle.co.kr)
자료 제공| 서울시 공공디자인과 박진화, 강지식


서울시가 7월 초 지난해 9월 발표했던 ‘한강 르네상스’ 단위사업 계획을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시민위원회의 자문과 검토 등을 통해 2차 계획서인 ‘한강 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마스터플랜은 ‘회복’과 ‘창조’라는 두 가지 비전을 기조로 자연성 복원, 동서•남북의 소통, 역사성 회복, 도시공간 재편, 이용성 증신, 고품격 시민문화 창조라는 6대 목표로 구성되었다. 이전의 도시계획과는 달리 ‘한강을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해 가겠다는 설명이다.
실현 과제는 총 8가지로 한강 중심의 도시공간구조 재편, 워터프론트 타운 조성, 한강변 경관개선, 서해 연결 주운기반 구축, 한강 중심의 에코 네트워크(Eco-Network) 구축, 한강으로의 접근성 개선, 한강변 역사유적 연계 강화, 테마가 있는 한강공원 조성이 있다. 시민과 한강의 관계를 유기적으로 만들고 도시 브랜드로서의 한강으로 만들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나타내는 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야경사업에 대한 개선작업은 이미 그 문제점을 인식하고 지난 2005년 3월부터 약 9개월 동안 각계 전문가들의 평가위원회를 통해 한강 14개 교량에 관한 개선방안이 제시된 바 있다. 그들에 따르면 16개 교량 중 조명 상태가 비교적 괜찮은 것은 신행주대교와 청담대교뿐이고, 나머지는 전반적 혹은 부분적인 수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시는 2007년에 한강대교 등 6개소와, 신설 노량대교 및 한강시민공원 반포지구 경관조명 개선 실시, 설계를 한강르네상스사업 추진 총괄지휘팀 전문가의 조정, 자문, 검토를 거쳐 오는 7월 24일까지 설계용역을 완료하여 올해 12월말까지 개선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한강시민공원 12개 지구를 비롯한 연변 민간건축물에 대해서도 경관조명 기본계획을 연말까지 수립, 연차 별로 개선할 것이라고 한다.

이번 한강교량 야간경관 조명사업은 한강교량 14개소 및 한강시민공원 12지구에 대하여 주변지역의 빛의 밝기 분포를 고려하여 지역특성과 조화를 이루고 밝기 경쟁에 의한 광공해 방지, 에너지 낭비 감소, 친환경성 고려, 원색적 빠른 칼라변환조명 방식을 자제하는 전략을 기본으로 계획했다․ 설계단계에서부터 완성까지 한강르네상스사업 총괄지휘팀의 관련 전문가의 면밀한 검토를 거쳐 2009년에 완료될 예정이다. 이는 파리의 에펠타워, 런던의 타워브리지, 프라하의 프라하성, 뉴욕의 고층건물군 등처럼 독창적인 경관자원인 한강의 경관조명을 재조명하여 서울의 정체성 있는 야간경관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도시가 발전하면 환경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환경과 함께 발전하는 것은 이제 도시계획에 있어 제외될 수 없는 부분일 것이다. 한강르네상스 마스터플랜 발표 후 붉어지는 논쟁 중 하나도 이런 경관조명을 위한 과도한 에너지 사용과 생태환경의 인위적인 변화에 대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일방적이고 과도한 진행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광공해를 억제하고 자연친화적인 조명이 되도록 간접 조명방식과, 조명기구의 특성, 재질, 광학적 성능 등을 면밀히 검토하여 설계에 반영하고, 고유가 등 에너지 절약을 위한 첨단 LED 조명이나 고효율 조명방식을 채택하여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밤섬 등 생태계 보호와 관리가 필요한 지역인 서강대교는 경관조명 설치를 유보하였다. 또한 에너지 절약을 위해 한강교량 조명시설 점등시간을 동절기(일몰 후 자정까지), 하절기(일몰 후 새벽 1시까지)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유가 급등 시 절전 방안으로 시간대별, 계절별 점등시간 조정 방법으로 제어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다.
여태껏 그래왔던 것처럼 관광자원으로, 또 시민의 공간으로 한강은 존재할 것이다. 우리는 좀 더 한강을 부드럽게 다룰 필요가 있다. 인간과 자연을 위한 디자인이 한강에서 실현되는 모습을 머지않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때도 한강은 여전히 흐르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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