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컬쳐 | 인터뷰

[포커스 인터뷰] 공공디자인, 실무에서 답을 찾다 - 유오식 회장이 이끄는 ‘공공기관디자인협의회’의 현장 중심 디자인 개혁 

2025-04-02

공공기관디자인협의회는 국내 주요 공공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소속 디자인 업무 담당 공직자들의 모임으로, 정보 교류와 정책 논의를 통해 공공부문 디자인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단체다. 2022년 ‘공공기관 공공디자인협의회’라는 명칭으로 발족, 최근 디자인 영역의 확장을 반영해 ‘공공기관디자인협의회’로 명칭을 변경했다. 

 

하지만 그 시작은 훨씬 전이었다. 공공디자인을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 이들은 공공디자인뿐 아니라 공공기관에서의 디자인 업무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점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토론해왔다. 공공디자인이라 하면 떠오르는 디자인사업 이전에 먼저 업무에 대한 문제점을 도출하고 공공 서비스 디자인의 개념으로 접근하고자 했다. 

 

공공부문 디자인의 전문성을 높이고, 실무환경을 개선하고자 하는 이러한 움직임은 유럽에서 확산되고 있는 정책디자인에 대한 담론과 함께 바라볼 수 있다. 정책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사용자(시민)의 니즈와 현장 맥락’을 반영하는 정책디자인은 디자인사고(Design Thinking), 서비스디자인 등 구체적인 기법을 활용해 정책 아이디어를 시제품(프로토타입) 단계에서 실험하고, 이를 반복적으로 개선하는 방식을 뜻한다. 

 

공공기관디자인협의회는 지난 달 공공부문 디자인의 발전과 정책 개선을 위해 한국디자인진흥원과 함께 ‘공공기관 공공디자인협의회 컨퍼런스 및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언컨퍼런스(Unconference)’ 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컨퍼런스의 주제는 정부기관이 아닌 공공협의 회원들이 주도적으로 여러 차례의 토론과 투표를 통해 정해졌다. 언컨퍼런스는 단순하게 정해진 강연 발표로 이루어 지는 일반적인 컨퍼런스가 아닌 참석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참가자들이 직접 주제를 정하고 토론하는 열린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공공기관 공공디자인협의회 컨퍼런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국내 공공부문 디자인의 발전과 예산의 효율적인 사용을 위한 주제가 선정됐다. 실무와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디자인, 공공서비스디자인, 정책디자인 관련 쟁점에 대한 ‘공공기관 디자인직의 전문성 강화 및 확대’, ‘공공기관 내·외부에서 협력을 촉진할 제도 만들기’, ‘제안서 평가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논의’ 등의 세 가지 주제였다. 공공협은 토론을 통해 제시된 대안을 실행하기 위해 TF도 구성했다. 

 

공공부문 디자인 실무자 및 연구자, 관련 전문가들이 현장의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 정책적 제안을 마련하고 있는 공공협의 유오식 회장으로부터 공공협에 대해 들었다. 

 

공공기관디자인협의회 임원진. 왼쪽부터 강미정 부회장, 정화진 총무, 유오식 회장, 장진우 사무국장

 

 

Q. 공공기관디자인협의회는 어떻게 시작됐나.


공공기관디자인협의회의 시작은 3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별정직으로 디자인 전공자들을 채용했었다. 옥외 광고 업무를 주로 담당했던 그들은 공공디자인 업무가 생기면서 해당 업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그러한 업무를 하는 사람들 중 주로 팀장급들이 모여, 친목도모의 형태로 자연스럽게 만났다. 

 

정기적이진 않았지만 만남을 이어오면서 정보교류, 업무에 대한 협의 등을 했고, 이러한 활동이 더 필요하겠다고 판단해 정식 단체를 만들었다. 약 6개월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22년 12월 창립총회를 통해 발족을 했다. 약 130여 명의 회원들로 이루어져 있다. 

 

Q. 그동안 어떤 활동을 해왔나. 


여러가지 협약, 컨퍼런스, 세미나 등을 진행해왔다. 예산 부족으로 자체적인 행사는 마련하지 못했지만 지속적으로 컨퍼런스의 섹션 진행 등의 활동을 해왔다. 이러한 활동은 협회의 발족 이전부터 해오던 것들이었다. 

 

공공기관 공공디자인협의회 창립총회

 

 

Q. 어떤 주제들을 다루어왔나. 


우리가 하고 있는 업무, 그러니까 공공디자인뿐 아니라 여러가지 공공기관에서 하고 있는 디자인 업무에 대한 문제점, 개선점을 비롯하여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법들에 대해 토론을 해왔다. 이를 통해 비공식적이었지만 자체적으로 업무 협의를 해서 합리적으로 업무가 향상될 수 있도록 활동을 해왔다. 

 

Q. 그간 활동을 통해 이룬 성과가 있다면.

 
공식적이거나 눈에 보이는 부분은 아니었지만 다소 난해한 부분이 있는 옥외광고 업무가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방법을 개선했다. 외부적인 성과로는 옥외광고물법 개정 시 회원들의 참여를 들 수 있다. 광고 담당자들을 위한 교육도 진행했다. 담당자들이 업무를 좀 더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교육 등을 실시했다. 최근 개설한 ‘전국 옥외광고 담당 공무원’ 오픈채팅방을 통하여 난해한 업무에 대하여 일문일답으로 담당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발족을 통한 공식적인 활동으로는 우선 관련 대학들과의 협약을 들 수 있다. 서경대, 서울시립대, 홍대 등 공공디자인학과가 있는 3곳의 대학과 협약을 맺었고, 세미나를 통해 업무 및 정보에 대한 공유를 했다. 

 

자체적으로는 공무원으로서 업무 능력을 배가하고자 일본 도시디자인의 대가 쿠니요시 교수를 고문으로 모시면서 긴담회를 하기도 했다. 우리 회원은 대부분 공무원으로 공무원들이 디자인 업무를 어떤 자세로 수행할지에 대해서도 의논했다. 

 

재작년에는 대통령 직속 지방자치위원회로부터 요청을 받아 지방자치위원회 컨퍼런스에서 섹션을 맡아 진행하기도 했다. 다달이 뉴스레터를 발행하고 있기도 하다. 공공기관에 있는 우리 협의회 회원들을 중심으로 공공디자인 관련 담당자 및 관련학과 교수, 업체 등 약 2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다.

 

최근에는 정책디자인이라는 분야에 관심을 바탕으로 분과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디자인실무분과, 공공미술분과, 옥외광고분과 등의 분과에 정책디자인분과가 추가됐다. 유럽 등 선진국에서 성행하고 있는 정책디자인에 대해 함께 연구하며 우리에게도 필요한 정책디자인에 대한 의논을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여러가지 활동들을 해왔다.  

 

 

 

 

Q. 지난 2월 처음으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의 도움으로 자체 컨퍼런스를 처음으로 열게 됐다. 자체 간담회 등의 활동은 계속 해왔지만 정식으로 우리가 주체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Q. 어떤 내용들에 대해 논의했나. 


다양한 분야가 디자인을 통해 많은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범죄 예방 디자인 사업, 안전디자인 사업뿐 아니라 시설물 디자인도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에 앞서 우리의 업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공공 서비스 디자인의 개념으로 해결해보고자 했다. 

 

주제는 ‘공공기관 디자인직의 전문성 강화 및 확대’, ‘공공기관 내·외부에서 협력을 촉진할 제도 만들기’, ‘제안서 평가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논의’로, 현업에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Q. 참여자들이 직접 주제를 선정했다는 점도 흥미로운데, 어떤 방식으로 주제가 선정됐나. 


일단 우리가 하고 있는 업무를 어떻게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 무엇을 개선해서 업무에 반영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이야기에서 출발했다. 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지난해 12월부터 여러 차례 회의를 통해 의제를 도출했다. 

 

약 15가지 의제가 나왔는데, 이 중 우리나라 디자인의 문제, 디자인 능력에 관한 문제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디자인 업무를 하면서 겪었던 어려웠던 점과 그에 대한 개선 방향이 주된 내용이었다. 일반적으로는 우리나라 디자인을 생각했을 때 디자인의 퀄리티에 대한 문제점을 떠올리겠지만 그런 부분에서는 문제가 없었다는 것으로, 공공디자인의 문제에 대해 우리 스스로 발견하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회원들의 투표 및 재논의를 통해 3개의 의제가 추려졌다. 공공기관 내에서의 협의 문제, 디자인 담당자의 부족한 전문성, 계약 방식 및 업체 선정에 대한 투명성 문제에 대한 세 가지 주제로 ‘공공기관 디자인직의 전문성 강화 및 확대’, ‘공공기관 내외부에서 협력을 촉진할 제도 만들기’, ‘제안서 평가의 공정성 확보를 위한 논의’에 대한 발제가 이루어졌다. 

 

컨퍼런스 주제발표

 

 

Q. 지적된 문제에 대해 어떤 해결책들이 나왔나. 


컨퍼런스에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각자의 입장, 전문가들의 의견이 나왔다. 공공기관 디자인직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방안으로는 디자인직 공무원 채용 시 실기 시험 도입과 채용 절차 개선, 전문성 강화 교육 등이 해결책으로 제시됐고, 기관 간 협력 지원 방안에 대해서는 공공디자인 전담 조직 운영, 협업 촉진을 위한 행정적 지원 강화, 프로젝트 성과 평가 기준 마련 등이 제시됐다. 디자인 프로젝트 제안서 평가의 공정성 문제 해결로는 평가위원 선정 과정의 투명성 강화, 공정한 심사 절차 마련, 디자인 공모 심사 기준 정립 등의 개선책이 논의됐다. 

 

Q. 이러한 대안들은 어떻게 시행되나.


이러한 내용에 대해 공공협이 중심이 되어 대안들을 공식 제안하며,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먼저 이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고 해결방안을 시행하기 위해 TF팀을 구성, 도출된 문제점에 대한 해결방안 및 정책안을 실질적으로 추진하고자 한다. 

 

Q. 이러한 활동을 통해 기대하는 바는 무엇인가.


학문적으로 이루어지는 학회 발표는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좀 성격이 다르다. 담당자들이 바로 실무에 적용할 수 있기 대문에 효과가 바로 나타날 수 있는 부분이라 판단한다. 우리의 목적은 컨퍼런스 자체가 아니었고, 실행 TF팀을 구성해 실행케 하고자 하는 것이 컨퍼런스의 목적이었다. 

 

Q. 일반적인 공공디자인에 대한 접근과는 많이 다르다. 이러한 사례가 해외에도 있나. 


덴마크, 영국, 일본에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는 단체들이 있긴 하지만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는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정부에서 만들어준 단체가 아니다. 자생적으로,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우리는 전국에 있는 여러 디자인 관련 담당자들과 함께 하고 있으며, 그동안 탑다운방식으로 정책이 이루어진 것과 달리 아래에서부터 위로의 버텀업 방식을 바탕으로 한다. 

 

Q. 회원들의 의견이 중심이 된다는 것인데.


정책디자인이나 공공서비스디자인에서 말하는 코크리에이션을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작고 사소한 안건 하나라도 모든 것을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그것을 바탕으로 모든 것을 결정, 진행하고 있다.

 

심지어 협의회의 영문 명칭을 정할 때에도 일일이 SNS 대화방을 만들어 의견을 공유했다. 모든 것이 이러한 방식을 따른다. 공공서비스에서 말하는 것처럼 지속성을 위해 협의회의 의사결정 역시 그렇게 진행되고 있다. 수요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의견을 결정함에 있어 회원들이 모두 의사결정에 동참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공공기관디자인협의회의 목표는 무엇인가.


협력을 통해 좀 더 나은 디자인이 나오고 더 나은 디자인 행정 정책이 나온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엘리트주의적인 디자인에 치우쳤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공공디자인이라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으로 지속성이 중요하다. 어떤 특정인의 능력을 보여주는 디자인이 아니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의논하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협의회는 행정의 여러 문제점들을 공공 서비스 디자인의 개념으로 해결해 나가는 방향성을 바탕으로 여러 사람들이 의논해 나가는 장이다. 협의회에서는 앞으로도 이러한 고민을 계속해서 해 나며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
사진제공_ 유오식 회장
 

facebook twitter

#공공기관공공디자인협의회 #공공기관디자인협의회 #공공디자인 #공공부문디자인의발전방안 #공공기관의디자인업무 #공공부문디자인 #유오식회장 

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