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20
레이디번 하종현 에디션(캐스크 3216) (사진제공 : 윌리엄그랜트앤선즈)
발베니와 글렌피딕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위스키 명가인 윌리엄그랜트앤선즈(William Grant & Sons, Ltd.)가 반세기 이상 대중의 시선을 벗어나 숨겨져 있던 레이디번 증류소(Ladyburn Distillery)의 원액을 모은 네 번째 에디션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가 하종현과 협업한 ‘레이디번 하종현 에디션(Ladyburn Ha Chong-Hyun Edition)’의 싱글 보틀을 글로벌 시장에 공식적으로 선보인다.
이번 협업은 시대를 초월한 가치와 유산이라는 공통점을 지닌 싱글몰트 위스키와 현대미술의 세계를 연결한다. 이 특별한 에디션은 1970년대에 숙성이 시작된 캐스크의 원액을 모은 첫 번째 에디션으로, 당시의 사회적 변화와 예술적 혁신을 담아낸 하종현의 〈접합〉 연작 구작과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레이디번 증류소가 뛰어난 생산 및 숙성 기술로 1975년 폐쇄된 후에도 위스키 증류 산업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치고 이를 통해 윌리엄그랜트앤선즈 산하의 다른 증류소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듯, 한국적 모더니즘의 개척자로서 단색화와 실험미술을 이끌었던 하종현 화백 역시 한국의 근현대미술사에 한 획을 긋고 그 틀을 다졌다.
1935년생인 하종현은 캔버스의 뒷면에서 앞면으로 물감을 밀어내는 ‘배압법(背押法)’과 같은 노동집약적인 기법으로 사물, 물질성, 공간성에 대한 실험을 해오며 ‘회화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왔다. 아흔이 넘은 연배에도 작가는 “한 자리에 가만히 안주하기 싫다”고 말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화풍을 시도해오고 있다. 하종현의 작품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리움미술관 이외에도 뉴욕현대미술관, 구겐하임 미술관, 시카고 미술관, 파리 퐁피두센터, 홍콩 M+ 등 국내외 유수의 기관에 소장되어 있다.
윌리엄그랜트앤선즈의 글로벌 프라이빗 클라이언트 총괄 이사(Managing Director)인 조나단 드라이버는 “1970년대는 파괴와 혁신, 창의성으로 점철된 10년이었다. 이 시기에 레이디번 증류소와 하종현은 혁신적인 여정을 이어가며 독창적인 관점으로 위스키와 예술의 세계에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애호가층을 끌어들였다”고 밝혔다.
레이디번 하종현 에디션을 구성하는 10개 보틀을 통해 소개되는 작품들은 모두 작가가 국제갤러리와 함께 직접 선정한 1970년대의 주요 〈접합〉 작업들로, 꾸준한 실험정신과 재해석으로 고정관념을 탈피했던 하종현 작품세계의 정수를 보여주는 동시에 높은 소장 가치로 전 세계 위스키 전문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아온 레이디번 원액과 합을 이룬다.
황금빛 호박색을 띄는 원액이 특징인 이번 에디션은 1973년 증류된 두 개의 싱글 캐스크로 구성된다. 캐스크 3219로는 하종현의 주요 작업이 담긴 10개 보틀로 이루어진 컬렉션이 지난 해 프리즈 런던 기간에 맞춰 전세계적으로 단 10개 세트만 출시되었다. 글로벌하게 출시되는 캐스크 3216은 전세계에 총 85병이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개별 판매되며 작가가 선정한 〈접합 78-7〉(1978)이 새겨져 있다. 두 캐스크 모두 50년 숙성으로, 반 세기 동안 이어져온 하종현의 〈접합〉 연작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
에디터_ 정준(corcs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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