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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포커스 인터뷰] 디스트릭트의 아트플랫폼 ‘d’strict Art Project’, ‘reSOUND: 울림, 그 너머’ 기획자 디스트릭트 김지현 본부장 

2024-07-20

도심 한복판에 일렁이는 파도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으고, 국내 최대 규모의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 아르떼뮤지엄을 오픈해 대중들에게 새로운 전시 경험을 선사해온 디지털 디자인&아트 컴퍼니 디스트릭트는 디지털 미디어 기술을 활용한 감각적인 융, 복합 콘텐츠를 기획, 제작해오며 미디어&디지털 아트 전시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디스트릭트가 창립 20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20년 동안 심화해 온 디지털 장인정신(digital craftsmanship)과 융복합 혁신을 기반으로 실감나는 비주얼 콘텐츠를 물리적 공간에서 끊임없이 소개해오며 고유한 디지털 경험의 영역을 개척해 온 디스트릭트가 20주년을 맞이해 보다 많은 대중과 교감하기 위해 폭넓은 문화예술 협업을 감각적으로 담아낼 플랫폼 ‘d’strict Art Project’를 새롭게 공개했다. 바로 문화역서울284에서 오는 8월 25일까지 열리는 ‘reSOUND: 울림, 그 너머’가 그것이다. 

 

‘d’strict Art Project’는 지금까지 디스트릭트가 선보여온 시각예술 중심의 경험을 공감각적 경험으로 확장하고 디스트릭트 내외부의 다양한 크리에이터들과 긴밀하게 협력하며 만들어갈 프로젝트다. 그 첫 번째 전시 ‘reSOUND: 울림, 그 너머’는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크리에이터들의 대규모 몰입형 인스톨레이션, 전방향 4DSOUND, 시네마틱 비디오, 키네틱 사운드, 인터랙티브 아트, ASMR 등의 멀티센서리 작품을 문화역서울284 내의 독립된 8개의 공간에서 소개한다. 

 

문화역서울284 중앙홀에 펼쳐진 <OCEAN>

 

 

문화역서울284에 들어서면 중앙홀에 펼쳐진 장엄한 파도를 만날 수 있다. 디스트릭트 특유의 압도적인 몰입감을 통해 광활한 바다의 파도를 느끼게 하는 작품을 시작으로, 시각적 요소를 전혀 가미하지 않은 무지향성 4DSOUND 작품 공간을 경험하면 촉각의 반응으로 색다른 그룹 창작 경험을 선사하는 작품, 텍스트와 함께 진동을 경험하는 작품 등을 만나게 된다. 새로운 기술과의 만남을 통해 이루어진 키네틱 사운드(Kinetic Sound) 작품, 소프트 스컬프처에 lo-fi ASMR 사운드를 더한 작품, 초현실 메가 아트 퍼포먼스 등도 펼쳐진다. 

 

이번 전시는 디스트릭트의 김지현 본부장이 예술감독을 맡았다. 김지현 본부장은 미디어아트를 전공한 디스트릭트 출신 기획자로, 대림문화재단 전시실 실장을 역임하며 ‘SOUNDMUSEUM: 너의 감정과 기억(2020)’, ‘I draw: 그리는 것보다 멋진 건 없어(2019)’, ‘Weather: 오늘 당신의 날씨는 어떤가요(2018)’, ‘PLASTIC FANTASTIC: 빛·컬러·판타지(2017)’, ‘YOUTH: 청춘의 열병, 그 못다 한 이야기(2017)’ 등의 전시를 기획, 총괄했다. 

 

디스트릭트 김지현 본부장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 준비한 LIVX 본부는 김지현 본부장을 비롯한 미술계 경력자들이 모여 2023년 결성한 조직으로, 전시와 작품을 아우르는 다양한 콘텐츠의 기획, 연출, 제작을 통해 국내외 다양한 장소에서 새로운 차원의 문화예술을 선보이며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디스트릭트의 김지현 본부장으로부터 전시에 관해 들었다. 

 

Q. 이번 전시의 특징은.


‘reSOUND: 울림, 그 너머’는 디스트릭트 창립 20주년을 기념하여, 대중과의 교감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준비한 디스트릭트 아트프로젝트의 첫 번째 전시입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청각을 중심으로 한 다층적 공감각적 경험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디스트릭트의 강점인 시각적 작품들 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들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작품을 창작하거나 기존 작품을 재구성하여 새롭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전시는 베를린, 네덜란드, 미국, 한국 등에서 주목받는 크리에이터들의 다양한 작품을 소개합니다. 문화역서울284 내부의 크고 작은 공간에서 독립적으로 전시되는 8점의 작품은 강렬한 몰입형 인스톨레이션, 전방향 4D 사운드, 다채널 시네마틱 비디오, 키네틱 사운드, 인터랙티브 아트, 오브제, ASMR 등 여러 범주를 아우릅니다. 

 

<Catharsis>

 

<Floating Mind>

 

<FLOW>전시관 앞

 

<FLOW>

 

 

특히, 이번 전시는 예술, 디자인, 과학, 기술, 건축, 게임, 음향, 철학 등의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분야와 협업하는 크리에이터들의 대표작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기존의 틀을 경유하며 다양한 감각을 융합하는 공감각적 예술 경험을 관객들에게 제공하고자 합니다.

 

Q. 문화역284는 일반적인 전시장과는 다른 특별한 공간인데, 공간과의 조화를 위해 특별히 염두한 점은 무엇인가.


1920년대에 지어진 문화역서울284는 한국 근·현대사의 주요 무대이자 교통과 교류의 관문이었던 구 서울역사의 원형을 복원하여 2011년 복합문화공간으로 개관한 약 1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건물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머물고 지나갔던 이 장소와 디스트릭트의 활동들을 염두에 두고 퍼블릭을 대상으로 전시를 기획했습니다. 문화역서울284는 일반적인 미술관이나 기관의 전시장과는 다른 특별한 공간으로, 국가문화재라는 특수한 환경의 가이드라인을 따르며 작품을 설치하는 것이 챌린지였습니다.

 

 

설치 전경

 

 

전시 공간으로 사용된 중앙홀과 3등 대합실 같은 대형 공간, 1, 2등 대합실, 부인대합실, 귀빈실, 역장실, 그리고 2층의 최초 양식당 '그릴' 등 8개의 공간은 각기 다른 장소적 맥락을 염두하고 작품을 배치했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문화역서울284가 단순한 문화재 공간이 아니라, 작품과 관객의 경험이 어우러져 깊은 몰입의 공간으로 채워지기를 기대했습니다.

 

특정 감각으로 제한하지 않는 울림으로 전체 건물을 채우는 공간을 위해 디스트릭트의 핵심인 픽셀을 컨셉으로 한 사이공간들을 문화역서울284에 접목시켰습니다. 이를 1층과 2층의 독립된 공간들 사이에 적용했으며, 각 작품의 설치 과정에서는 <OCEAN>의 인스톨레이션 구조물, <Imagined Worlds>의 스피커를 행잉하는 트러스 및 우퍼 구조물, <Catharsis>의 삼면 LED 스크린, 귀빈실 크기에 맞게 재제작된 <Tactile Orchestra> 등과 같은 요소들을 기획했습니다. 공간은 LIVX의 크리에이티브 기획과 공간 디자인 스튜디오 PPM의 아이디어, 디자인 및 구현을 통해 완성되었습니다.

 

또한, 이번 전시를 대표하는 비주얼도 특정 전시 작품의 이미지를 활용하기보다는 멕시코 출신으로 오디오 비주얼 씬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멜리사 산타마리아(Melissa Santamaria)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사운드의 리듬과 울림을 특유의 터치로 표현한 감각적인 비주얼을 만들어 전시에 특별한 매력을 더했습니다.

 

Q. 많은 아티스트, 새로운 기술과의 콜라보레이션이 이루어졌는데.


지난해, 전시를 기획할 초기에는 함께하고 싶은 아티스트 범위가 굉장히 넓고 다양해서 고민이었습니다. 기획을 정교화하면서 ‘디스트릭트 아트프로젝트’라는 방향을 셋업하고 외부와의 협업에 무게를 두게 되었고, 이번 프로젝트는 의식적으로 동시에 무의식적으로 경계 없는 콜라보레이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을 섭외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모놈, 필립 스튜디오, 쏘쏘는 짧게는 2017년부터, 길게는 디스트릭트와 비슷하게 20년 정도를 다학제적 협업을 이어온 크리에이터들로, 이들의 참여가 전시 기획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대규모 기획전의 작품 수가 여덟 점이라고 하면 규모가 작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50명 이상의 아티스트, 디자이너, 과학자, 미디어 및 사운드 전문가들이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해 협업했습니다. 이 모든 이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전시의 콘셉트에 맞게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 덕분에 관객들이 전시 현장에서 그 노력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주말에는 2,000명 이상이 방문하는 것을 보면, 그 반응이 매우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특별히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 있다면.


신작 <ECHO>입니다. 전시와 함께 디스트릭트 아트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선보이는 이 작품은 국내외 다학제적 전문가들과의 유기적인 크리에이티브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탄생했습니다. 문화역서울284 전시와 더불어, 이번 작품은 회사 내부의 크리에이터들이 아닌 외부의 전문가들과 협업하여 창작하는 새로운 모델로 탄생했습니다. 저희 기획자들이 심도 있는 리서치를 통해 주제를 기획하며 MIT Physics & Spatial Sound Lab, 스피커 제작자 등의 관계자들과 직접 컨택하여 시작된 프로젝트입니다. 

 

<ECHO>

 

 

이번에 첫 선을 보이게 된 <ECHO>는 하나의 고정된 작품이 아니라, 다양한 협업자들과 함께 유기적으로 변주되며 여러 컨텍스트에서 관객과 만날 계획입니다. 8월에는 블랙홀의 사운드 스케이프와 우주를 주제로 예술과 과학을 결합한 시각 스토리텔링 중심의 활동을 이어온 아티스트와 협업한 새로운 버전의 <ECHO>를 다른 도시에서 선보일 예정입니다. 

 

Q. 전시의 관람포인트는.


이번 전시의 관람 포인트는 대부분의 작품이 기존 작업 그대로 전시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문화역서울284의 각 공간을 아티스트들에게 제안하고,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경험을 바탕으로 소통을 통해 전시를 완성했습니다.

 

예를 들어 필립 스튜디오 〈Tactile Orchestra〉의 경우, 2018년 뉴욕 쿠퍼 휴잇 스미스소니언 디자인 박물관(Cooper Hewitt, Smithsonian Design Museum)에서 본 작품의 사운드가 한국 정서에는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이번에 작가에게 사운드를 새롭게 구성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 결과, 오케스트라의 리듬감 있고 사람들이 바로 인지할 수 있는 새로운 사운드로 다시 작곡되었습니다. 

 

쏘쏘의 작품 <Seated Catalog of Feelings> 역시 LIVX에서 한국어로 번역하고, 성우를 통해 다시 녹음하고, 기존 2개의 의자와 1개의 쿠션으로 구성되었던 작품을 역장실 공간에 맞게 의자 3개로 재배치하며 저희 기획팀의 손길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Seated Catalog of Feelings>

 

 

이처럼 각 작품이 공간과 문화적 맥락에 맞추어 재구성되었기 때문에 관객들은 단순히 작품을 보는 것을 넘어서 각 작품이 공간과 어우러지는 독특한 경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감상이 아닌 관객과 작품, 그리고 공간이 다감각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채우는 프로젝트입니다. 

 

Q.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전하고자 하시는 메시지가 있다면.


디스트릭트의 ‘reSOUND: 울림, 그 너머’를 통해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와 저마다의 울림으로 채워진 새로운 아트 플랫폼이 탄생했으면 합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문화역서울284가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니라, 작품과 관객의 경험이 어우러져 깊은 몰입의 공간으로 채워지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특별전은 디지털 미디어, 작품, 몰입형 공간, 생동감 넘치는 프로그램을 선보여 혁신적인 크리에이터와 관객을 하나로 모으려는 d'strict Art Project의 첫걸음인데요. 이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디스트릭트는 시각 중심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공감각적 차원의 예술 세계를 보다 많은 사람에게 소개하여 문화의 저변을 넓히는 의미 있는 시도를 지속할 예정입니다. 

 

Q. 디스트릭트의 앞으로의 작품 제작 계획은. 


전세계 최대규모의 아르떼뮤지엄이 부산에 7월 19일 오픈합니다. 약 1700평 규모로 70%가량 새로운 작품으로 구성했고 처음 선보이는 테마관도 있습니다. 프랑스 오르세미술관과 공식 파트너십을 맺고 수석 큐레이터와 협업해 만든 특별전을 최초로 선보입니다. 

 

‘reSOUND: 울림, 그 너머’전이 국내가 아닌 다른 곳에서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또 미디어아트라이선스 서비스인 ‘LED.ART’나 체험형 미디어아트 놀이터 ‘아르떼 키즈파크 제주’와 같은 새로운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jsw@jungle.co.kr)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디스트릭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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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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