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28
음료수 하나를 사더라도 디자인을 따지는 것이 요즘이다. 우리의 손이 닿는 거의 모든 제품 중 디자인이 부각되지 않은 것은 없다. 디자인을 더했던 뺐던 결국 그 것을 생각하지 않은 제품은 외면당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디자인의 사용성과 함께 디자이너들의 수도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이 뛰고 있는 현장은 디자인 개념이 턱없이 부족하다. 디자이너들은 디자인을 오로지 산업을 위한 부가적인 옵션으로 생각하고 있는 디자인 개념이 결여된 클라이언트들과의 끝나지 않는 싸움을 해나가고 있다. 또한 현장을 나가기 위해 거치는 교육기관, 순수한 창작을 위한 공간도 부족하다.
앞으로 소개할 제로원 디자인 센터는 이러한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디자인을 위한 공간과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있다. 디자이너는 물론 일반인들까지 디자인으로 신나게 놀 수 있는 디자인 놀이터, 제로원 디자인 센터
취재| 이동숙 기자 (dslee@jungle.co.kr)
디자인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반영함과 동시에 앞질러 나가고 있는 지금, 그런 디자인을 위한 우리나라의 교육은 평면적이고 일차원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대학의 전공으로 가져야만 디자인 공부를 접하고 디자인 전문교육기관의 수요가 부족한 현실이다. 또한 비전공자들을 위한 디자인 교육까지 접하기란 더욱 어렵다.
좋은 클라이언트를 만나야만 좋은 디자인을 할 수 있다는 디자이너들의 소리는 여전히 그들의 입에서 반복되고 있다. 그 근본적인 해결책을 디자인 교육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제로원 디자인 센터 성재혁 부소장의 말이다. 그는 디자인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가 되어있는 클라이언트만이 디자이너를 이해하고 그들의 작업을 열린 사고로 바라봐줄 수 있을 것이라며, 최종적으로 받아들이는 일반인들에게도 마찬가지로 디자인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진행하고 있는 타이포그래피 표현과 실험이라는 강좌 또한 표현적인 타이포그래피를 위한 실험적인 교육 커리큘럼으로 다양한 접근 방식을 제안한다. 이런 유료 강좌 외에도 무료 릴레이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오픈형 교육을 실시 중이다. 현재 우리나라 디자인 리더들을 초청하여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세미나로 해마다 지속적으로 진행 될 예정이다.
스테판 사그마이스터 展, 파브리카, 루에디 바우어 展, ADC 85 展 등 아마 전시를 놓친 사람이라면 안타까움에 몸부림 칠 정도로 멋진 전시가 제로원에서 진행되어 왔다. 센터 측은 현재도 이런 전시들을 놓친 사람들의 자료 요청이 끊이질 않아 진행된 모든 전시의 도록이나 포스터 등을 모아 따로 그 전시관을 운영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국내 디자이너들은 세계의 모든 정보가 인터넷 등으로 통해 빠른 속도로 접하고 있지만, 정작 그 것들을 실제로 보거나 유명 디자이너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드물다. 이렇게 세계적인 트렌드에 민감한 디자인 분야의 전시는 남다른 기획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성재혁 부소장은 말한다. 또한 앞으로는 제로원의 이러한 전시 프로그램이 활성화 되고 지금보다 많은 사람들의 참여가 일어난다면 제로원 자체 기획 전시로 공모작가신청을 받는 등 디자이너만을 위한 전시 지원 프로그램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제로원 디자인 센터 내에는 디자인 정보를 위한 라이브러리가 운영 중이다. 국내외 잡지 120여종을 보유하며 현재 국민대학생, 센터 전문 디자인 수강생, 일반인들을 위한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다. 아직 그 규모나 자료 보유량이 많지는 않지만, 앞으로 확장계획을 잡고 좀더 복합적인 공간으로 발전하려고 한다.
제로원 디자인 센터는 디자이너들이 작업을 할 수 있는 작업실, 회의를 할 수 있는 공간, 서로의 작업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 그리고 일반인들이 다양한 디자인을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커다란 놀이터를 만드는 것이 최대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