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전체보기

분야별
유형별
매체별
매체전체
무신사
월간사진
월간 POPSIGN
bob

컬쳐 | 인터뷰

[포커스 인터뷰] 창의적 표현의 발로로서의 실험적 아트, 그래픽 디자이너 김창식 교수

2024-04-25

김창식 디자이너(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 주립대 교수)는 타이포그래퍼, 시각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 교육자이다. 2000년 산호세 주립대에 부임하기 전에는 서울 그래픽 디자인 센터, 코리아 헤럴드 위클리, 한길사 출판사에서 아트 디렉터를 역임하며 아이덴티티 디자인과 출판 디자인에 중점을 둔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김창식 교수

 

 

1991년부터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여러 국제 대학에서 강의를 했으며, 실험적인 타이포그래피를 활용한 변형적 이미지 제작, 시각적 아이덴티티 디자인, 다양한 기업 및 기관 고객과 함께한 마스코트 디자인에 대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 복잡한 아이디어를 개념화하기 위해 시각적 은유 및 방법론과 함께 유형, 기호, 이미지를 통합하는 그의 연구는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한국 울산에서 열린 OITA 국제 타이포그래피 어워드(2023), 미국 산호세(2019)와 한국 춘천에서 열린 IDEEC 컨퍼런스 및 전시회(2023), 런던과 카토비체에서 열린 VIDAK 쇼(2018), 뮌헨에서 열린 크리에이티브 스페이스 쇼(2017), 서울에서 개최된 스위스 포스터 101 전(2015)과 에이프릴 그레이먼 개인전(2013) 등 여러 국제 디자인 컨퍼런스 및 전시회를 기획 및 운영한 바 있다.


김창식 교수는 세 권의 타이포그래피 및 편집 디자인 저서를 출간하고 다수의 전문 디자인 논고와 기사를 썼으며 스페인, 영국, 폴란드, 아르메니아, 헝가리, 일본, 한국, 미국에서 매우 다양한 실험적 주제의 작품을 담은 13회의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다. 실무적으로는 한국과 미국에서 다수의 성공적인 캐릭터와 브랜드 디자인 외에도 여러 신문, 잡지와 더불어 150여 권의 책 표지를 디자인했으며, 최근에는 폰트의 개발, 웹사이트, 인터렉션 디자인 및 인포메이션 디자인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김창식 교수는 브랜딩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글 및 라틴 알파벳 서체(폰트) 디자인을 여러 차례 진행했다. 2016년에는 산호세 주립대학교의 새로운 브랜딩 전략의 시각적 아이덴티티 디자인 시스템을 위한 대학교 공식 서체인 SJSU 스파르탄 서체 패밀리와 프라이트 서체 페밀리를 디자인했다. 

 

SJSU의 두 공식 서체는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공공 교육기관의 역사적 가치, 자부심, 그리고 실리콘 벨리의 위상을 조합한 하이브리드 서체로, 혁신적이고 역동적이며 현대적인 미학으로 시각화됐다. 또한 영국 런던에 위치한 Dalton Maag Font Studio를 통해 HP 컴퓨터의 국제 언어 폰트 프로젝트(한글 알파벳, 한글)에 외부 컨설턴트로 참여하기도 했다.


1991년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람회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한 이후 국내/국제 공모전에서 다수의 수상 경력을 보유했으며, 또한 OITA, International Typography Awards, Poster for Tomorrow, Granshan, Wow Design Festa, and COW International Design Festival 등 국제 디자인 공모전의 심사위원으로도 활동한 그는 국제 디자인 교육 엑스포 및 컨퍼런스(IDEEC)의 창립자로 현재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김창식 교수는 디자인 교육 활동 이외에 Living Creative Design(Vol-So Design으로 확대 개편 예정)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Samsung Electronics, Cooliris, Hyundai Motors, Amazon, Yahoo, Hammer Theatre, Donghwa Bank, Korea Herald Weekly Magazine, Korea IT Network, and Celluon 등을 클라이언트로 두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연구 논문, 기사, 작품들은 Graphis, Print, How 매거진, Baseline 매거진, ICOGRADA 컨퍼런스, Granshan 컨퍼런스, AIGA(미국그래픽디자인협회), Logolounge, 월간 디자인, 맥월드 코리아, LG AD 매거진, VIDAK 연간지 등 다양한 전문 컨퍼런스 및 출판물에 게재되었다.

 

특히 그래픽 디자인을 통해 선보이는 아트로서의 그래픽 디자인 즉, ‘그래픽 아트’를 대중들의 삶 속에 전달하기 위해 ‘세계그래픽아트페어’ 등을 큐레이팅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저널리즘이나 커뮤니케이션 매체에 적용되던 복제 기술(출판/인쇄 등)의 토대 속에 행해지는 분야인 그래픽 아트는 아날로그 방식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이 되면서 작품 원본의 개념이 복제용 파일을 기반으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동시성과 즉시성이 강화된 동시 다발적 전시가 가능하다는 특장점이 있다. 

 

김창식 교수의 전시 포스터 이미지

 

 

그래픽 디자이너 김창식 교수는 이러한 그래픽 아트를 기반으로, 일반적인 디자인 개념을 넘어 예술성을 강조하는 작품을 오랜 시간 창작, 선보여왔다. 하지만 캐롯 글로벌(CARROT GLOBAL) 더 갤러리 전시장 6층에서 열리는 14번째 개인전인 그의 이번 전시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의 색다른 작품을 선보인다. ‘What I Feel What I Express’라는 주제 하에 자신이 느낀 것을 표현한 다양한 순수 평면조형 작품들이 전시된다. 

 

여러가지 사물과 현상에서 영감을 받은 감정을 즉흥적으로 표현한 다양한 작품들에서는 자유로운 붓 터치, 감각적이고 생동감이 넘치는 표현성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김창식 교수가 사용한 다양한 표현기법과 재료들의 실험들은 작품의 창조적인 완성도를 끌어올리며 그의 미학과 서사의 특별함을 보여준다. 마띠에르가 느껴지는 강렬한 붓 터치와 함께 몽상적인 칼라 그라데이션된 비대칭적 구성의 조화를 이루는 캔버스 공간에 감칠맛 나는 미세한 선들의 응집된 절제미가 색을 머금은 실의 물리적 짜임새로 대조적 구성을 극대화하는 흥미로운 작업도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창식 교수가 느낀 것을 표현한 수작업의 신작 15 점을 비롯해 그가 그간 작업해온 그래픽 아트 10여 점도 함께 볼 수 있다. 

 

더불어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론칭한 새로운 패션 브랜드 ‘볼소’(VOL·SO)를 선보인다. 그가 직접 디자인한 의류 디자인 제품들을 통해 그의 창의적 영역의 확대를 통한 새로운 시도와 열정을 엿볼 수 있다. 

 

 

 

전시 전경

 

 

Q. 그간 선보여온 그래픽 디자인 작업과 이번 전시 작품은 어떤 차이가 있나.


이번 전시는 주식회사 '캐롯글로벌'과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1층에는 저의 작업실이, 그리고 6층에는 소규모 팝업 전시장인 'The Gallery'가 만들어지면서 기획되었습니다. 그 첫 번째 개관전으로 7월과 8월에 연이어 예정되어 있는 저의 개인전 '삶' 시리즈 전시의 일종의 프롤로그 성격의 전시인 셈이죠. 또한, 금년말까지 10여 회에 걸쳐 기획되어 있는 국내 및 해외 다수 작가들의 작품전을 선보일 예정이며, 추후 회사 웹사이트를 통해 알릴 예정입니다.


그동안 영국, 미국, 일본, 아르메니아, 폴란드, 스페인, 한국 등에서 선보인 13차례의 제 개인전들에서는 디자이너로서 저의 관심 영역인 타이포그래피에서 ‘글자와 이미지’를 병합한 기호학적 해석의 그래픽 심볼로서 제가 명명한 ‘타이포그램 Typogram’, 혹은 초현실주의적 재해석의 ‘타이포그라피아 Typographia’, 이른바 시각시(visual poem)로 불리우는 ‘타이포그라피엠 Typographiem’ 그리고 다양한 동물 캐릭터의 시스템적 해석을 기반으로 한 아이콘 디자인 ‘도그토피아 Dogtopia’ 등의 실험적 결과물들을 발표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평소 여러가지 여건상 작업이 어려웠던 수작업의 노동과 질감의 감칠맛을 이끌어내는 순수미술 창작의 실험을 위주로 한 작품의 전시가 이루어집니다. 안식년을 시작한 지난 몇 달 간의 다양한 시도들의 결과물들을 모은 일종의 새로운 작은 출발로서 의미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김창식 교수의 작품 

 


Q. 이번에 선보인 작품들의 특징은 무엇인가.


이번 전시 작품들은 전시의 제목 ‘What I Feel What I Express’가 보여주듯이 제가 느끼고 표현한 것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가 일상 속에서 느낀 것들을 함축적이고 즉흥적으로 표현한 강렬하고 굵은 전통 화법의 붓 터치와 더불어 정교하고 섬세한 선들이 조화를 이루며, 감흥이 솟구치는 찰나의 미학을 캡처하고자 노력한 작품들입니다. 

 

이번 신작들에서는 다양한 붓터치뿐 아니라 여러가지 재료와 물감을 사용해 제가 느낀 것들에 대한 표현을 극대화하고자 했습니다. 질서 없는 혼돈에서도 뜻밖의 조화를 발견하는 그 순간, 예술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선을 제시합니다. 마음이 반응하는 감정과 명상의 힘으로,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미술 전시는 우리에게 상상과 현실의 교차점을 보여줍니다. 삶 속에 녹아 있는 일상의 순간들, 우리는 그것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새롭게 되새겨보는 과정을 거치는데, 이것이 바로 자기 탐색의 여정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무작위로 보이는 것들이 서로 연결되는 과정을 목격하곤 하죠. 매 순간마다 인지하는 모든 것들에 감정이 부여되고 그에 대한 반응은 자기 표현을 거쳐 감각적인 자극의 시각적 표출로 승화됩니다. 그래서 이 전시는 단순한 예술의 집합이 아니라 우리의 삶과 우리의 상상력을 향한 여정의 일부분이기에 이 자유로운 표현들은 우리의 마음속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불러일으키며, 우리의 감정을 자극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우리는 일상의 조각들을 새롭게 조합하고, 우리 자신을 다시 발견하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김창식 교수의 작품 

 

 

Q. 독특한 기법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실에 물감을 묻혀 선을 표현했습니다. 화면을 구성하는 한 가지 요소로, 굵고 강렬한 붓 터치의 획과 대비되는 가늘고 섬세하며 긴장감을 주는 다채로운 선의 맛을 표현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입니다. AI로 생성된 이미지들이 넘치는 요즘, 저는 물리적 노동의 수고를 통해 손끝으로 전해지는 감성의 맛을 온전히 전하고자 전통적 회화 기법으로 작품을 구사했습니다. 

 

특별히 질감, 공간, 형태의 대조를 극대화하고, 감성적 반응의 추상화들을 통해 구조적 미학을 표현하는가 하면, 반면에 해학적 이미지의 콜라주 기법의 사실화들도 함께 선보였습니다. 여기에 약간의 비대칭 혼합 구조적 접근의 디지털 그래픽 작품을 포함해 총 25점이 작품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김창식 교수의 작품

 

 

Q. 볼소라는 브랜드도 선보이는데, 어떤 브랜드인가.


제가 론칭한 패션 브랜드인데요, ‘VOL·SO’는 ‘깜짝 놀란 얼굴’이라는 의미로 이탈리아 단어(Volti Sorpresa) 두개를 합성해 제가 만든 것입니다. 사람들을 놀라게 하며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디자인을 선보임으로써 감동을 주고자 하는 저의 의도가 담겨있는 브랜드입니다. 제품의 곳곳에 저의 디자인 요소들을 넣은 것이 특징이지요. 

 

 

김창식 교수가 론칭한 패션 브랜드 볼소의 제품들

 

 

Q. 순수 아트 작업 외에 디자인 제품도 전시되는데, 어떤 제품을 선보이나.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패션분야에 전문지식이 없는 관계로 감히 엄두를 못 내고 있다가 이번에 우연한 기회에 이태리와 프랑스 그리고 일본의 유명브랜드 OEM 회사의 대표님을 만나게 되면서 과감한 도전을 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컨셉트 스케치를 하고 그 회사의 패턴디자이너와 합작으로 가죽 재킷, 가방 등 6점의 제품을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했는데요, 이번 전시에서는 2점의 가죽 재킷과 함께 제가 디자인한 10여 점의 그래픽과 캐릭터 등이 프린트된 아트 티셔츠(면 티셔츠와 기능성 의복) 등도 함께 전시 판매됩니다. 

 

Q. 이번 전시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이른바 미술과 디자인은 일반적으로 그 목적이나 매개물 그리고 대상에 대한 구분으로 분리되어 다루어져 왔습니다. 또 각 분야의 전문가나 작가들 자신들도 영역을 나누고 자신의 타이틀도 구체적으로 명시하며 자신을 그 영역 안에 가둡니다. 하지만 좀더 근본적으로 창의적 작업의 광의의 개념에서 보면 모든 경계는 편의상 나누어져 있는 명칭에 불과함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지난 30여 년간 그래픽 디자이너, 타이포그래퍼, 아트디렉터, 이벤트 기획자, 그리고 교육자의 타이들로 스스로를 성격 지어왔고, 그 틀 안에서 스스로 제한적인 활동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제 환갑을 넘기며 물리적, 시간적 제약을 넘어 그 어떤 구애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제가 느끼고 표현하는 진정한 창작의 시간을 갖게 되었고, 이를 통해 잠재 되어있던 또다른 예술적 가능성을 찾아가는 귀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그런 의미에서 단지 14번째로 추가된 개인전의 의미보다는 저의 창의적 씨앗을 심고 가꾸는 일련의 새로운 도전입니다. 실험적 과정의 기쁨을 누리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습작들을 통해 앞으로 이어질 두 세번의 심도 있는 개인전의 전조적(프롤로그) 개념의 전시입니다. 제 전시가 다른 창작인들에게도 냇가에 던져진 아주 작은 조약돌의 울림처럼 흥미롭고 창의적인 작업의 어떤 계기가 되길 희망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이번을 계기로 평면뿐 아니라 부조 입체의 영역을 넘나드는 순수 수작업 아트를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며, 7월과 9월에 2번의 추가 개인전을 열 계획입니다. 더불어 그래픽 디자인과 아트의 만남뿐 아니라 저의 그래픽 디자인과 다양한 분야의 콜라보 프로젝트를 해 볼 계획입니다. 특히 패션 쪽과의 콜라보를 집중적으로 해볼 생각인데요, 제가 론칭한 패션브랜드 볼소를 위한 작업을 적극적으로 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편집샵 등에서 저의 브랜드 볼소를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jsw@jungle.co.kr)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김창식 교수
 

facebook twitter

#그래픽디자인 #그래픽디자이너 #김창식교수 #창의적표현 #실험적아트 #타이포그래퍼 #시각커뮤니케이션디자이너 #그래픽아트 #볼소 

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당신을 위한 정글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