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최근 몇 년간 우리는 팬데믹을 경험하며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이러한 변화는 집으로도 이어졌고, 집이라는 공간은 과거와 달리 더 많은 것을 담고 표현하는 공간이 됐다.
주거환경인 집은 공간 중에서도 우리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단순히 머물고 쉬는 공간을 넘어 다양한 기능을 하게 된 집이라는 공간은 이제 개인의 취향을 확실하게 반영하며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그렇다면 그러한 지금 이 시대 우리가 갖는 집에 대한 바람은 무엇일까. 일룸이 올해를 이끌 2024 홈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발표했다. 1985년 설립, 14개국 국제 전문가들로 구성된 프랑스의 트렌드 예측 연구소인 넬리로디와의 협업을 통해 일룸의 주거환경연구팀이 발표한 2024 홈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는 이러한 변화를 바탕으로 현대인들이 원하는 집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룸이 제시한 홈 라이프스타일의 유형은 총 4가지다. 깊이 있는 안정감을 추구하는 ‘컨벤셔널(Conventionals)’은 사회적 성공을 추구하는 동시에 가족, 친구와 함께 하는 시간을 중요시 여기는 라이프스타일로, 집을 성장하는 공간이면서 사교적인 장소로 바라본다. 밝고 조화로움을 추구하는 감성적인 ‘센서티브(Sensitives)’는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자신만의 시간과 공간을 필요로 하는 라이프스타일이다.
개성을 담대하게 표현하는 ‘카리스마틱(Charismatics)’은 외향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공간인 집을 나타내며, 실용적 미니멀리즘의 ‘레디컬 에스티트(Radical aesthetes)’는 실용적이고 효율적이며 미니멀리즘적 인테리어를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로 개인의 생활에 최적화된 실용적 공간이자 환경적 책임을 실천하는 장소인 집을 뜻한다.
여기에 더해 일룸의 홈 라이프스타일 트렌드가 가장 주목하는 것은 ‘최적화’로, 높은 안목과 더 나은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특징을 분석, 다섯 가지 주거 컨셉으로 정리해 선보였다. 공간기능의 모듈화, 집이 갖는 본연의 의미, 재생 가능성,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술, 소비자 각자의 개성 등과 관련된 내용이다.
일룸 주거환경연구팀 이선혜 연구원
일룸 주거환경연구팀 최혜정, 이선혜 연구원으로부터 올해를 이끌 2024 홈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 대해 들었다.
Q. 주거환경연구팀은 어떤 업무를 하나.
일룸 주거환경연구팀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조사하여 주거환경에 대한 미래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이를 통해 일룸 브랜드 활동의 방향 설정이나 의사 결정을 지원하는 일을 합니다.
일룸은 그동안 상품이나 영업기획 등 현업을 위한 명확한 목적을 가진 리서치 활동을 꾸준히 진행해왔는데요, 최근 몇 년 간, 빠르게 변하는 외부 환경은 주거환경과 가구 시장에 많은 영향을 주었고, 미래를 잘 준비하기 위한 전문적인 리서치 기능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주거환경연구팀은 이러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올해 초 신설된 팀으로, 주거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과 나타나는 현상을 관찰하고 분석하여 전문성을 제고하려는 포부를 갖고 있습니다.
Q. ‘2024 홈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프로젝트는 어떻게 기획됐나.
2020년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집의 의미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이제 패션과 F&B에 이어 인테리어와 가구도 취향 소비의 영역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사람들은 획일적인 인테리어 스타일을 지향하기 보다는 개인이 추구하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필요한 기능을 구현하고 싶어합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일룸은 브랜드와 제품의 정체성을 더 견고하게 하면서도 다채로워지는 소비자의 취향에 부응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주거환경연구팀에서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인테리어 스타일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2024 홈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분석하여 공유하게 된 것입니다.
일룸x넬리로디 워크샵, 컨설팅 총괄 담당 뱅상 그레그와르(Vincent Grégoire)
Q. 넬리로디와의 협업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넬리로디는 프랑스에서 설립된 트렌드 예측 연구소로, 일룸과는 2016년 제품 CMF 전략 컨설팅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관련 프로젝트들을 통해 선도적이고 차별화된 디자인을 구현한 제품을 시장에 선보인 경험이 있습니다. 넬리로디는 명품, 패션, 홈인테리어 등 산업에 경계를 두지 않고 다양한 고객사들에 컨설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펜데믹 이후 인테리어에 대한 다변화된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복합적으로 분석하고 이에 맞는 전략을 세워야 할 때, 일룸은 넬리로디와의 협업을 통해 더 나은 전략을 세울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Q. 라이프스타일 유형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졌는데, 지난해와 어떤 차이가 있나.
팬데믹은 ‘집’에 대한 의미를 완전히 바꿔 놓았습니다. 안전이나 위생과 같이 나와 내 가족을 보호하는, 어쩌면 우리가 당연시 여겼기에 인식하지 못했던 집의 근본적인 기능이 다시 중요해졌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보호와 휴식을 충분히 누리는 동시에, 재택근무, 온라인 쇼핑, 소셜 네트워킹, 홈 트레이닝, 밀키트로 맛집 탐방 등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집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엔데믹이 선언되었음에도 ‘상시적이고 영구적인 위기’를 뜻하는 ‘Perma-Crisis’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위기는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런 위기에 절망하지 않습니다.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주의를 더욱 기울여 자신을 돌보고, 건설적이고 창의적인 일상을 되찾는 건강한 사고방식을 습득하여 내가 내 삶의 주인공이 되려는 노력을 기울입니다. 절망감이 걷히지 않았던 작년, 희망을 되찾으려는 올해. 그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리니 테이블
헤이즐 침대
밴쿠버 소파
로이 뮤트 에디션
Q. 올해 트렌드의 가장 큰 특징은.
‘최적화’라는 단어로 올해 트렌드의 특징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개인 경제력은 불안정하지만, 동시에 높은 안목으로 더 나은 경험을 추구합니다. 가격은 낮아도 품질이 좋아야 하죠. 기능적으로 우수하지만 심미적으로도 만족스러워야 합니다. 나의 안목을 반영하지만 타인의 인정도 중요합니다. 정교하게 균형을 찾아갑니다.
Q. 리빙 라이프 트렌드에 대해 전망한다면.
이러한 특징은 다섯 가지 주거 컨셉으로 나타나는데요. 첫번째는 원하는 공간 기능의 모듈화를 통해 자유롭고 효율적으로 구성하며 활용성을 향상시키는 [모듈러 홈] 입니다. 두번째는 보호라는 집의 본연의 의미를 중요시 여기고, 휴식과 회복을 위한 [힐링 홈] 입니다. 세번째는 제품의 재생가능성을 고려한 디자인이 중요해지는` [업 디자인 홈] 입니다. 네번째는 [크레아텔리전스 홈] 인데요, creative + intelligence 두 단어의 합성어로, 다양해지는 사람들의 요구에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술을 절제되게 반영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지막은 [온스테이지 홈]으로, 나만의 개성과 스토리를 담아 큐레이션 하게 연출합니다.
트렌드와 집의 컨셉은 시각적으로는 네 가지 스타일 표현이 됩니다. 돌이나 흙과 같은 자연 소재를 전문가가 거칠게 가공한 마감, 큰 볼륨감과 독특한 형태와 조명한 효과가 주는 고급스럽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하나의 큰 흐름입니다. 실내에서도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실내 가든 트렌드가 또 다른 흐름입니다. 부드러운 곡선의 형태와 따뜻한 소재로 보호받는 느낌을 주는 건강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줌과 동시에, 안전함, 건강함, 사회적 소속감을 위해 소프트 테크놀로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세번째 흐름입니다. 마지막은 디지털로 디자인을 시작한 세대가 만드는 흐름인데요, 현실과 가상세계가 모호하며, 상당히 팝적이고 합성 소재가 많이 사용됩니다.
Q. 앞으로 넬리로디와의 협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나.
일룸은 세분화된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에 맞춰 네 가지 홈 라이프스타일 유형을 제시하였고, 현재는 이러한 유형에 제안할 수 있는 소재와 제품부터 다양한 접점의 고객 경험 설계까지 폭넓은 범위의 협업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올해 말 까지는 새로운 디자인과 소재가 반영된 제품의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에게 선보이는데 전념할 계획입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일룸은 직접 개발과 제조라는 명확한 브랜드의 강점을 더욱 강화해가는 동시에 다채로워지는 소비자의 취향과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디자인 언어를 다양화해 나아갈 예정입니다. 제품뿐만 아니라 고객 접점에서도 생활의 영감과 신뢰를 줄 수 있는 브랜드가 되겠습니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jsw@jungle.co.kr)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일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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