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가 변화, 발전함에 따라 우리는 디자인이 새로운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현대사회가 디자인에 요구하는 역할, 디자인이 미래를 위해 해야 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며, 그 답을 찾고자 하는 ‘디자인코리아 2023’이 지난달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2003년부터 시작된 ‘디자인코리아’는 한국의 디자인 발전을 도모하고 K-디자인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마련된 행사로, 매년 국내외 500여 기업의 최신 디자인 제품 2,000여 점의 전시를 통해 K-디자인의 미래를 조망하고, B2B 및 B2C 프로그램, 바이어 및 잡 매칭, 유망 신진 디자이너들의 작품 전시, 취·창업 세미나, 국제 컨퍼런스, 디자인리더 네트워킹, 시상식 등을 통해 국내외 디자인 트렌드 정보를 제공하는 등, 기업 및 디자이너들의 교류를 촉진하며 비즈니스 성과 창출을 돕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하는 ‘디자인코리아’는 올해로 21주년을 맞이했다. 지난해 사회 및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친 혁신적인 디자인 사례들을 소개한 데 이어 올해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디자인 솔루션: 점(Dot), 선(Line), 원(Circle)’을 주제로 지속가능한 미래 실현을 위한 디자인의 역할에 대해 제시했다. 

‘점’, ‘선’, ‘원’이라는 테마에 맞게 ‘디자인코리아 2023’은 인공지능기술로 인해 변화되는 디지털 디자인과 AI디자인, 사회와 세상을 바꾸고 개선하는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친환경 디자인 등을 선보였고, AI와 빅데이터 기술이 적용된 디자인, 사회문제해결을 위한 디자인의 진보, 탄소중립을 위한 디자이너들의 노력을 선보이면서 디자인이 미래 인류의 삶을 적극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한국디자인진흥원 윤상흠 원장

미래를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디자인, 디자이너의 역할에 대해 제시한 ‘디자인코리아 2023’. 이번 행사를 주관한 한국디자인진흥원 윤상흠 원장으로부터 ‘디자인코리아 2023’에 대해 들어보았다. 

Q. ‘디자인코리아 2023’이 개최됐다. 지난 행사와 차별화된 점은 무엇인가.

지난해 ‘디자인코리아’가 ‘메가임팩트 디자인트렌드 2023+’를 주제로 사회와 산업에 큰 영향과 파급효과를 불러온 혁신적인 디자인 사례들을 소개했다면, 올해는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디자인 솔루션: 점(Dot), 선(Line), 원(Circle)’이라는 주제로 디자인이 자연 순환 생태계와 인류 전체의 삶을 개선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실현하는데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과 해결책을 제시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주제관의 경우 AI, 빅데이터 등 신기술과 만나 새롭게 탄생한 디지털 디자인(점, Dot)을 선보였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진보된 디자인(선, Line), 지구 환경을 개선하는 디자인(원, Circle) 등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업계와 디자이너들의 노력이 담긴 제품과 서비스를 소개했습니다.

'디자인코리아 2023' 전경

Q.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디자인 솔루션’이라는 주제가 나온 배경은 무엇인가.

근미래에는 인공지능과 디지털 중심 기술의 도약, 기후변화와 자원부족, 인구통계학적 변화 등으로 다양한 사회문제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됩니다. 

오늘날 디자인은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고 인간 중심 솔루션을 제공하는 창의적 도구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업 주도 혁신성장은 물론 전 세계가 직면한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는데 디자인의 역할과 책임이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에 디자인을 활용해 미래 인류의 삶을 개선하는데 적극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디자인 솔루션’을 주제로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Q. 주제전시관 및 기업관 구성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졌나.

주제전시관은 기술, 인간, 자연을 유기적으로 고려한 문제해결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디자인의 특성을 최대한 잘 보여줄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디자인의 기본 요소인 점(Dot), 선(Line), 원(Circle)을 각각 기술, 인간, 자연으로 정의한 후, Dot존에서는 디지털 디자인, Line존에서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디자인, Circle존에서는 자연 순환 생태계를 실현하기 위한 친환경디자인으로 콘텐츠를 구성했습니다.

기업관은 대한민국의 디자인 생태계를 주도하는 우수 디자인 전문기업과 디자인을 적극 활용하는 제조기업, 우수디자인(GD) 수상 상품 중심으로 구성했습니다.

'디자인코리아 2023' 전경

Q. 하자마켓(의식 있는 디자이너들의 착한 마켓)의 구성 배경은.

하자마켓은 생산 및 보관 중 작은 흠이 있지만 사용에 지장 없는 디자인 상품을 폐기하지 않고 합리적인 가격에 관람객에게 판매한 후 수익금 일부를 아동 학대 피해 아이들의 미술심리 치료 지원금으로 기부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생산 공정의 쓰레기 배출을 줄이고 그에 따른 수익금을 의미 있게 사용하기 위해 기획된 마켓으로, 다양한 사회 환원 활동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기업 10개사와 함께 추진했습니다.

‘디자인코리아’는 이와 같이 사회적 가치 실현에 뜻있는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보다 더 풍성하고 의미 있는 행사로 발전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Q. 컨퍼런스의 연사 구성과 내용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국제 컨퍼런스는 국내외 저명한 디자인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국제행사로 디자인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고 새로운 디자인 패러다임과 디자인계가 나아갈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매년 ‘디자인코리아’의 일환으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WDO(세계디자인기구)의 토마스 가비 회장, IDEO(디자인 컨설팅 기업)의 알렉스 갈라펜트 시니어 디렉터, 다쏘시스템(3D 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 기업)의 앤 아센시오 부사장 등 다양한 국적과 분야의 글로벌 디자인 전문가들을 초청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디자인 솔루션’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주된 내용은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위기와 첨단기술발전에 따른 변화에 디자인이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가’였습니다.

디자인을 통해 지속가능한 소재를 활용한 친환경 제품을 만들고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친환경 제품을 자발적으로 사용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점, 생성형 AI나 로봇 등과 같은 신기술에 디자인을 접목하면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헬스케어 제품이나 노인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전자기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 등, 디자인의 힘에 대해 논의하며 디자이너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전문가들의 식견을 바탕으로 디자인 산업이 나아가야 할 청사진을 그려보는 뜻깊은 자리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코리아 2023' 전경

Q. ‘디자인코리아 2023’을 마치신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린다. 

이번 ‘디자인코리아’는 ‘21주년을 맞이하는 국내 대표 디자인 행사’라는 명성에 걸맞게 K-디자인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행사였습니다. 

500여 개 기업에서 2,000여 개의 우수 상품을 선보였으며, 최신 디자인 트렌드인 기술 융합과 인간 중심의 디자인, 친환경 개념이 총망라돼 디자인의 중요성을 각인시켜준 현장이었습니다.

그간 본 행사를 다양한 장소에서 개최해왔습니다만, 올해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한국 디자인의 우수성과 혁신성을 알리고자 접근성이 높은 코엑스에서 12년 만에 개최했습니다. 작년에는 약 7,000명이 관람했으나 금년에는 약 12,000명에 달하는 많은 관람객들이 방문해 ‘디자인코리아’가 성황리에 마무리될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한국 디자인이 더욱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고민하며 ‘디자인코리아’가 디자인 전문기업과 활용기업, 디자이너와 디자인계 관계자 여러분들 모두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디자인 행사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디자인코리아 2023' 전경

Q. 이번 행사에서 가장 뜻깊고 의미 있었던 부분은 어떤 부분인가.

올해는 산업통상자원부(한국디자인진흥원), 문화체육관광부(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정부 / 서울시(서울디자인재단)-지자체 / ㈜디자인하우스-민간 등, 4개 기관이 그간 개별 추진 중인 디자인 전시행사를 디자인 업계 붐업 조성 및 행사 효과 극대화를 위해 ‘코리아 디자인 페스티벌’로 통합해 개최하는 협력 방안을 공동 발표(‘23.10.18.)했습니다.

이번 업무협약은 K-디자인의 세계화를 위해 민·관이 힘을 모아 국가대표 디자인 전시행사 마련의 첫 단추를 끼웠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내년에는 4개 기관 통합행사를 추진해 해외 바이어 및 투자자 공동 초청, 디자인 컨퍼런스 공동 개최 등 더 나은 프로그램으로 찾아 뵙고자 합니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jsw@jungle.co.kr)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한국디자인진흥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