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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포커스 인터뷰] K-산업디자인이 세계로 향하는 좋은 기회가 올 것... 디자이니어 김운호 대표

2023-10-28

디자이니어(DESIGNEER)는 산업디자인전문회사로 2010년 설립됐다. 디자인과 설계엔지니어링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디자이니어링(designeering)을 하고, 이를 통해 분야별 경계와 한계를 넘는 아이디어와 솔루션을 제공하는 디자이니어는 기획, 개발, 마케팅 등 다양한 관점을 수용해 제품디자인을 개발하고 있으며, 전자제품, 생활가전, 뷰티의료 디바이스, 산업장비 등의 분야에서 디자인개발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디자이니어 로고 이미지

 

 

굿디자인어워드, 레드닷디자인어워드, 잇어워드 등에서 수많은 디자인 상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아온 디자이니어는 디자인개발지원사업을 통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스타트업이 제품 완성도를 향상,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하고 국내외 매출 증대 효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디자인개발 지원사업에 수행기관으로도 참여하고 있으며, 수출바우처사업 제품디자인 수행기관, 중소기업혁신바우처 제품디자인 수행기관, 인천디자인지원센터 제품디자인 주관기관으로, 중소기업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하고 있다. 

 

디자이니어의 김운호 대표는 산업디자인전문회사를 21년째 이끌어 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드물게 오랜 시간 디자인전문회사를 유지해온 데에는 그만의 특별한 노하우가 담겨있다. 

 

김운호 대표

 

 

디자이니어 김운호 대표로부터 산업디자인전문회사를 운영해온 오랜 경험들과 디자인 기업 운영을 위해 필요한 것들에 대해 이야기 들어보았다. 

 

Q. 디자이니어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디자이너와 엔지니어의 합성어인 ‘디자이니어(DESIGNEER)’로 회사이름을 지으면서 최고의 디자이니어링 전문회사로 성장해 왔습니다. 제품디자인은 그림으로만 끝나지 않고 엔지니어링 과정을 거쳐 양산 제품화되어야 하는 것인 만큼 디자인 이후의 개발 과정에 대한 이해도와 오랜 경험지식을 디자이너들에게 이식하며 함께 발전해 가고 있습니다.

 

디터람스의 간결한 선과 색을 좋아하고, 하라켄야의 공(emptiness)의 디자인을 흠모하며 제품의 핵심가치만 남기는 ‘빼기의 디자인’(사실 이건 제품디자인에서 찐 고수들의 영역)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기계공학도 출신 디자인회사 대표로서 제임스 다이슨의 ‘엔지니어링 디자인’ 인사이트로 뭉친 엑스퍼트쉽도 닮고자 노력합니다.  

 

Q. 처음 어떻게 회사를 설립하게 됐나.


첫직장이던 LG산전과 평생 몸담고 싶었던 현대우주항공(현 KAI)을 그만두고 ‘서울의 문화와 혜택’을 선택했어요. Medical & IT 벤처기업 연구소에서 디자인과 기구설계를 책임지는 개발팀장으로 MRI 등 영상의료장비와 폴더 폰 등 개발에 많은 시간을 들였으나 회사가 상장에 실패하며 어려워진 상황에 고민하다가 사장님을 설득, PC와 기자재를 제공받아 소속 멤버들과 2003년 초여름에 분당의 오피스텔에서 산업디자인전문회사를 시작했습니다. 겁 없던 34살이었죠.


 
이후 창업멤버들간 회사를 분리하면서 2010년에 현재의 디자이니어로 재설립해 업력 21년차가 됐습니다. 사무실은 역삼동을 거쳐 현재의 서초양재동(현대기아차본사/양재꽃시장 맞은편) 스튜디오에 위치, 6년째에 이르고 있습니다. 

 

 

디자이니어 전경

 

 

Q. 21년째 디자인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디자인기업을 운영하는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컨설팅 에이전시로 불리는 디자인전문회사로서 기본 매출은 용역개발을 수주해 발생되지만 정부기관이나 지자체의 디자인개발지원사업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자격요건을 두던 등록허가제에서 신고제로 전문디자인회사의 문턱이 없어진 후 국내 디자인전문회사는 그 수가 3배가량 급증했고, 그중 1~2인 디자인회사 비율이 절반에 가까운 상황입니다. 이는 저가수주 경쟁과 디자인 품질저하로 이어지고, 디자인의뢰 기업에서 바라보는 디자인전문회사의 기대치를 낮추는 악순환이 되고 있는 점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또한 일부 지원사업은 제품별 디자인개발 난이도와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획일적으로 시장가격보다 턱없이 낮은 디자인 기준단가를 책정함으로써 시장가격을 왜곡 하향화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이는 디자인지원사업이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수행기업인 디자인 기업에까지 궁극적으로 혜택이 돌아가게 한다는 지원 취지와 달리 디자인기업들을 도리어 어렵게 만드는 원인이 되는 만큼 반드시 개선되길 기대합니다.

 

Q. 이러한 어려움을 타계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무엇일까.


다년간 수행하는 정부과제를 몇차례 수행해 본 후, 사업계획서나 정량목표 준수 등 평가를 위한 지표에 얽매일 수 밖에 없는 지원사업은 디자인회사로서 추구하는 방향과는 거리가 있다고 판단해 더이상 정부과제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창의작업에 에너지를 발산해야 할 디자이너들로 하여금 문서에 갇힌 디자인과 보고서작성/영수증 관리에 수렴시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후 저희 디자이니어는 프로젝트가 여유 있는 시기에 회사와 디자이너들이 하고 싶었던 위시리스트 프로젝트 목록을 만들어 선행디자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전기차충전기(EV Charger) 분야에서는 저희 선행디자인 제안의 참신한 인사이트를 보고 연락해와 실제 프로젝트 수주로 이어졌고, 프로젝트 경험이 쌓이면서 관련 노하우가 깊어지고 전문성도 올라가다 보니 추가 의뢰와 실적으로 성과를 내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디자이니어 대표 디자인, 이루다 레이져의료장비 ‘reepot’

 

엠에스코 피부미용기기 ‘SKINIRON’

 

 

Q.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였나. 어떻게 어려움을 극복했나.


금융위기 코로나 상황 등으로 매출이 부진한 어려움은 모두 시간이 지나면 궁극적으로 극복해 낼수 있으나, 함께 하던 구성원들 특히 아끼던 디자이너들이 여러 여건으로 인해 회사를 떠나는 것은 여전히 가슴 아픈 부분입니다. 작은 디자인회사로서 디자이너들의 연차와 눈높이가 올라가면서 대기업과 연봉 경쟁을 할 수는 없지만, 그들은 못하고 우리는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부분들에서 방법을 찾아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실험적으로 실시해온 주 4.5일제가 1년반이 넘어가고 있는데, 완전히 안착되는 가까운 시일내에 정식으로 도입하려 합니다. 주 4.5일제를 사수하려는 디자이너들의 투지(?)가 대단한데요, 금요일 오후까지 넘어가지 않게끔 초집중해서 주중에 어떻게든 일을 끝내려 하니 회사입장에서도 신의 한수가 된 듯합니다. 

 

디자인 시안 선정에서도 대표가 주관적으로 결정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큰 틀에서 방향만 잡아주고 디자인팀에서 디자이너들끼리 서로 조언하고 상의하며 작업하게 한 뒤, 마무리 과정에서 디테일 완성도를 보태주는 방식으로 업그레이드해 가고 있습니다.

세인홈시스 음식물처리기 ‘Sinkleader-S’

 

 EV Charger Station ‘Hidden Tunnel Cable’

 

 

Q. 디자인기업이 오랜 시간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요소들엔 무엇이 있을까.


 한국의 디자인전문기업들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오랜 시간 살아 남았지만 수익을 내지 못하거나 적자만 누적되는 좀비기업화가 되어 가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많은 업계분들이 하고 있습니다. IMF 금융위기 때는 급격히 나빠졌다가도 빠르게 턴 업 했기에 타격이 단기간에 그쳐 회복도 빨랐지만, 3년 이상 지속된 코로나 침체는 대부분이 작은 규모인 디자인기업들에 특히 영향이 매우 컸습니다. 그 와중에도 계속 증대되는 디자인회사 창업이나 1인 프리랜서/알바 형태의 준창업도 디자인기업들에는 부담입니다. 

 

그런 과다경쟁 급류에서 벗어나 상류로 올라가려면 디자인회사로서 차별적 강점을 강화하고 전문분야에 집중해 2차, 3차 재 의뢰하는 롱런 클라이언트를 다수 확보 하는 게 중요하고, 전문가 그룹으로 양성한 디자인 조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처우/복지 외에도 디자인전문기업으로서 고유 문화와 전통을 잘 만들어 이어가는 것도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Q. 디자인 기업 운영에 있어 필요한 국가 지원 사업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청년내일채움공제는 대기업/중견기업 대비 급여처우가 제한되는 중소기업 지원 청년디자이너들에 직접 혜택을 줌으로서 일정기간 채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트레이닝 할 시간을 벌 수 있는 좋은 제도였는데, 올해부터 예산과 지원업종이 대폭 축소되면서 사실상 디자인전문회사에 지원하는 디자이너들은 혜택을 보기 어렵게 됐습니다. K-디자인 지식산업 경쟁력을 높여 가는 디자인전문회사와 그 소속 청년디자이너들에 대한 섬세한 지원제도가 마련되고 지속 유지되길 희망합니다.

 

디자인기업간 인수합병을 통해 한국의 디자인기업들도 어느 정도 덩치를 키울 수 있도록 정부/디자인기관이 그런 여건과 당근책을 만들어 유도하고 일정기간 인센티브를 줌으로써 1+1=2가 아닌 3의 시너지(매출/수익과 고용창출)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새로운 판을 깔아주고 지원해 주면 좋겠습니다. 설립 후 25~30년쯤 운영한 원로디자인기업들에게는 고용 훼손없이 안전하게 엑시트 할 수 있는 퇴로를 열어주고, 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1인 디자인창업을 조절하고 흡수하면 디자인기업환경이 더 크고 더 건강하게 갈 수 있는 방안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 무엇인가.


디자이니어 초기 여러가지 자체디자인 아이템을 개발해 고유브랜드를 달아 판매했지만 경험을 쌓는 정도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그 중 하나인 ‘실리콘안전돼지코’라는 이름의 콘센트안전커버는 어린아이를 키우던 아내의 경험과 필요에 의해 착안 개발해 12년째 온, 오프라인에서 꾸준하게 판매되고 있습니다.  “디자인은 그림 값이 아니라 아이디어 값”이라는 말이 딱 맞는 제품입니다.  

 

디터람스의 간결한 선, 하라켄야의 비움, 제임스다이슨의 디자이니어링 인사이트가 합쳐지는 어디쯤에 포지셔닝한 ‘디자이니어만의 자체 디자인아이디어 상품’ 개발을 다시 준비하고 있습니다.

 

중국내 한국디자인센터에 참여하고 광저우 캔톤페어에 한국관 부스로 전시회 나가던 시절이 참 재미있었어요. 들어간 시간과 비용에 비해 성과는 미미했었지만요(웃음). K-산업디자인이 세계로 향하는 좋은 기회가 올 걸로 믿습니다. 회사도 디자이너들도 건장하게 키워서 글로벌 디자인이라는 큰물에 풀어놓고 싶습니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jsw@jungle.co.kr)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디자이니어(www.designeer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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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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