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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인터뷰] 건강한 책문화생태계 조성하는 책문화네트워크 정윤희 대표

2023-05-10

책문화는 우리가 누려야 할 문화복지의 기본적 인프라로, 이를 생태주의적 관점에서 본 것이 책문화생태계다. 책문화의 선순환을 통해 독서문화의 진흥을 추구하고,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상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온 사람이 있다. 책문화네트워크의 정윤희 대표다. 

 

책문화네트워크 정윤희 대표

 

 

2009년 주식회사 법인으로 설립된 책문화네트워크는 책문화의 사회적 가치로 풍요로운 지식문화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문화예술콘텐츠 기업이다. 2019년 문화체육관광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서 활동했고, 2023년 3월에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사회적기업으로서 책문화의 사회적 가치 확산과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을 포함한 시민들에게 문화예술 콘텐츠 제공을 통해 풍요로운 지식문화 공동체를 지향하는 책문화네트워크의 정윤희 대표는 책문화생태학자로 지속가능한 책문화생태계를 위한 담론을 생산하고 확산을 위해 노력해왔다. 

 

성균관대학교에서 언론학 석사학위를 받고, 건국대학교에서 ‘출판·독서생태계 구성 요소 분석을 통한 책문화생태계 모델 연구’를 주제로 문화콘텐츠 전공 박사학위를 받은 정 대표는 20대 초반부터 책과 잡지 편집자로 활동해왔다. 

 

현재 <출판저널>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는 그녀는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이사, 경기도 도서관정보서비스위원회 위원, 전라북도 도서관위원회 위원, 한국출판학회 이사, 한국잡지협회 이사, 한국잡지협회 부설 한국미디어정책연구소장 및 한국잡지저작권위탁관리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정윤희의 책문화TV 

 

 

구독자 5천여 명의 유튜브 〈정윤희의 책문화TV〉를 진행하며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는 그녀는 제6기 대통령 소속 국가도서관위원회 위원, 제1기 정기간행물자문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으며, 세명대와 건국대에서 겸임교수로 출판 과목을 가르쳤다. 

 

저서로는 <책문화생태론>, <도서관은 어떻게 우리의 일상이 되는가>, <책문화생태계의 현재와 미래>, <청소년 독서토론 어떻게 해야 할까>, <도서정가제>, <책문화 미래 지형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팬데믹 시대 일상의 사유>, <책문화와 ESG>, <그리고 사랑을 보다>, <내 인생은 서재에서 시작되었다>, <스무 살을 건너는 8가지 이야기>, <미래가 보인다>, <행복한 서재>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문화민주주의 실천과 가능성’이라는 주제로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건강한 책문화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여러 방면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정윤희 대표와의 인터뷰를 소개한다. 

 

책문화네트워크 CI 이미지

 

책문화네트워크 주요 사업

 

 

Q. 책문화네트워크는 어떤 사업을 펼치고 있나?


주요 사업 내용으로는 첫째, 정기간행물 발간 사업입니다. 1987년 창간된 대한민국 대표 출판전문지 <출판저널>과 독서전문지 <독서경영>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둘째, 단행본 발간 사업입니다. 인문교양 브랜드 ‘PARK & JEONG’, 문학브랜드 ‘내일의문학’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셋째, 문화예술 교육 사업으로 ‘책문화학교’ 운영을 통해 ‘읽고 쓰고 토론하고 공감하는 소셜 커뮤니티’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책문화학교에서는 북클럽독서당, 출판, 독서, 글쓰기, 독서토론, 리더십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해 왔습니다. 

 

넷째, 뉴미디어인 유튜브 채널 <정윤희의 책문화TV>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자 인터뷰, 신간 소개, 시사 콘텐츠 등 책으로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Q. <출판저널>에 대해 소개해달라.


1987년 7월 20일에 창간된 잡지로, 출판으로 기록함으로써 역사가 만들어진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2023년 창간 36주년을 맞습니다. <출판저널>은 2017년 창간 30주년호(통권 500호)부터 기획시리즈 ‘책문화생태계 토크’를 통해 건강한 책문화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담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책문화생태계 토크는 35회까지 진행됐습니다. 또한 출판사들이 <출판저널>로 보내주시는 신간들을 ‘신간읽기’ 코너에 전부 수록해 독자들에게 신간도서 등 분야별 책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발행된 <출판저널>은 한국의 책문화, 지식문화의 특징과 변천을 알 수 있는 기록물입니다. <출판저널>은 2011, 2013, 2015, 2016, 2017, 2019, 2020, 2021,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콘텐츠잡지로 다수 선정됐고, 이는 독자들의 관심과 애정으로 가능했습니다. <출판저널>은 지속가능한 책문화생태계를 위한 담론을 꾸준히 확산해 나가고자 합니다. 

 

Q. 20대 초반부터 책과 잡지를 만들어 왔는데, 어떻게 출판인의 길을 걷게 됐나?


저는 전라북도 전주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냈어요. 풍족하지 않았지만 전주에서 보낸 유년의 시간은 행복한 시기였어요. 아버지께서는 어려운 형편에서도 책을 사 주셨습니다. 인형을 갖고 놀기보다는 책을 가지고 놀았던 기억이 더 많습니다. 


아버지의 책 선물뿐만 아니라 중학교 때 책을 읽어 주셨던 담임선생님의 영향도 큽니다. 담임선생님은 수업을 마칠 때마다 15분 정도 우리들에게 책을 읽어 주셨어요. 셸 실버스타인이 쓴 <아낌없이 주는 나무>, <어디로 갔을까, 나의 한 쪽은> 등의 그림 동화를 읽어 주셨는데, 당시에는 친구들과 소곤소곤 떠들거나 창밖을 바라보면서 선생님의 책 읽어 주시는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이십 대가 지나고 인생을 알게 된 삼십 대에 접어들면서 선생님이 읽어 주시던 목소리가 너무 생생하게 떠올랐는데 참 신기했어요. 저에게 체화 돼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죠. 어렸을 때 책을 사 주셨던 아버지와 책을 읽어 주셨던 선생님 덕분에 책이 나의 인생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요. 

 

제가 책과 잡지에 종사하게 된 계기도 어쩌면 운명적인 연결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가 책문화를 생태학적으로 연구하게 된 계기도 중학교 때 생물을 가르치셨던 담임선생님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독서와 관련해 학교 선생님들과 부모님들에게 강의를 하면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 주시라고 이야기합니다. 성적이 당장 오르거나 변화되지 않지만 먼 훗날 책을 읽어 주시는 어른이 있었다는 기억으로 그 아이의 인생은 풍요로워질 것이라고요.

 

출판인의 길을 걷게 된 계기는 편집자가 되면 책도 읽고 글을 쓸 수 있다는 기대감이었습니다. 뭔가 새롭게 만드는 일을 좋아하기도 했습니다. 또, 소설가에 대한 꿈이 있었어요. 아직도 꿈으로 남아있지만요. 책과 잡지는 하나의 세계를 창조하는 일과 같아요. 종합예술이죠. 그래서 저는 출판인은 문화예술인이라고 봅니다. 

 

책과 잡지를 만들면서 출판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출판업에 종사하는 많은 출판노동자들이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고용이 불안하거나 성폭력에 노출되어 있기도 해요. 출판노동자도 문화예술인으로서 인권을 보장받도록 법과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합니다. 

 

Q. 오랫동안 출판인으로 일해 오면서 어려웠던 적은 없었나? 가장 보람을 느꼈던 때는?


어려운 점이 참 많았지만 돌아보면 전화위복이 된 길이었습니다. 가장 위기였던 때는 제가 <출판저널> 수석 에디터로 일했던 시기였습니다. 2006년 7월에 입사를 했는데 2008년 9월에 <출판저널> 기자들은 정리해고를 당했습니다. 당시 발행처였던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이 바뀌면서 <출판저널>을 더 이상 발행하지 못한다는 방침으로 휴간 결정이 되었죠. 

 

위기 속에서 제가 <출판저널> 발행권을 이양 받아 복간하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2008년 12월호로 복간을 해서 지금까지 휴간 없이 15년째 발행하고 있습니다. 어느새 창간 36주년이 되었네요. 독자들의 관심과 응원으로 가능한 일이었고, 제가 출판계뿐만 아니라 우리 문화에 작게나마 기여를 하고 있다는 생각에 보람을 느낍니다. 

 

제가 <출판저널>을 발행하면서 가장 큰 문제라고 느끼는 것은, <출판저널>은 출판을 다루는 잡지인데 출판정책에서도 소외받고 있으며 잡지정책에서도 소외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의 법과 문화행정이 이렇게 만들었어요. 

 

문화·미디어정책 중에서 잡지산업 분야는 정부의 정책적 관심이 미흡합니다. 국가가 잡지산업 진흥을 위해서 연간 20억원도 쓰지 않는 현실입니다. 영상시대로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잡지는 다양한 분야의 영역에서 시대와 역사를 기록하는 일을 합니다. 출판, 신문, 종편, 방송, 영화 등 타 문화정책들과는 확연하게 정책적 소외를 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잡지를 발행하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입니다.

 

잡지사들도 생존하기 위한 노력을 당연히 해야 하지만 환경적 측면에서 기울어진 문화정책을 균형있게 추진해야 합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볼까요? 도서관에서 희망도서제도를 추진하고 있는데 잡지는 해당이 안 됩니다. 도서는 되고 잡지는 왜 안 될까요? 

 

문화비소득공제에 잡지는 포함되어 있지 않아요. 현재 도서구입비, 공연비, 박물관 및 미술관 입장료, 신문구독료는 가능한데 왜 잡지는 안 될까요? 잡지진흥법은 있지만 잡지진흥이 되지 않고 있는 현실입니다. 잡지사들이 각개전투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럼 자본 중심으로 잡지산업이 왜곡될 수밖에 없습니다. 

 

잡지는 잡지진흥법, 도서는 출판진흥법, 영화는 영화진흥법, 신문은 신문법으로 법을 만들어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잡지는 잡지진흥법을 추진할 주체인 공적 기관도 없는 현실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잡지협회 등 민관이 협력해 지속가능한 잡지생태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출판저널 534호 표지

 

 

Q. ‘책문화생태계’에 대해 연구해 왔다. 어떻게 이 부분에 대해 연구하게 됐나?


제가 책문화생태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2006년 7월에 <출판저널> 수석에디터로 일을 하게 되면서부터입니다. 1987년 창간호부터 자료를 보면서 저술, 출판의 영역뿐만 아니라 서점, 도서관, 독서, 문화콘텐츠, 교육제도 등까지 폭넓게 관망하고 통합적이고 총체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을 가지게 됐습니다. 

 

<출판저널>이 통권 500호 30주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1987년 출판이 허가제가 아닌 등록제로 바뀌고 출판의 자율화가 시작되면서 산업적으로 크게 성장하게 됐습니다. <출판저널>도 출판산업의 역사와 함께 해왔고요. 

 

그러나 30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고질적인 출판유통의 문제, 사재기, 어음 거래, 서점은 줄어들고 있고 독서율은 낮아지고 있는 등 여러 문제들이 다발적으로 일어났어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내 처방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생태주의 관점에서 모색해 보기로 했습니다. 즉, 저술, 출판, 서점, 도서관, 독서로 이어지는 유기적인 선순환을 모색해 보자는 것이었죠. 그래서 창간 30주년 통권 500호인 2017년 9월호부터 ‘책문화생태계 좌담’ 시리즈를 시작했어요. 

 

제가 ‘책문화생태계의 현재와 미래’를 기획하고 저자로 참여했는데, 이 책은 일본의 출판사로 수출돼, 2018년 11월 11일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발행했어요. 이후 출판계, 도서관계, 서점계 등에서 책문화생태계 관점을 도입한 사례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소논문으로 책문화생태계 구성 원리와 방안을 모색한 연구를 했고, 박사학위 논문으로 ‘출판·독서생태계 구성요소 분석을 통한 책문화생태계 모델’을 주제로 연구했어요. 국내 최초로 책문화생태계를 학위 논문으로 발표한 것에 의미가 있고요. 이후 ‘책문화생태론’이라는 제목으로 단행본을 출간했습니다. 

 

Q. 책문화생태계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어떤 역할을 하나?


책문화생태계가 중요한 이유는 문화산업의 토양이 책문화이며, 책문화는 국민들이 누려야 할 문화복지로서 기본적인 인프라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쓴 책 <책문화생태론>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책문화생태계란 책문화를 생태주의 관점에서 본 유기적인 선순환 체계입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 드리면 저술-출판-서점-도서관-독서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통해 출판산업의 성장과 독서문화 진흥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책을 저술하고 생산하고 유통하고 향유하고 소비되는 과정이 건강한 상태가 되어야 지속가능한 책문화생태계가 가능합니다. 

 

Q. 책문화생태계 구축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나?


제가 논문에서도 쓰고 여러 곳에서 발표를 했는데요. 책문화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첫째, 문화체육관광부에 ‘책문화정책국’을 신설해야 합니다. 지금 출판, 인쇄, 서점, 독서정책은 미디어정책국의 출판인쇄독서진흥과에서 하고 있으며, 도서관 정책은 지역문화정책국에서 하고 있는데요. 책문화정책국을 신설해 출판, 인쇄, 서점, 도서관, 독서정책 등, 책문화 정책을 통합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둘째, 지방자치단체의 책문화 정책 수립과 시행이 필요합니다. 중앙정부의 정책도 중요하지만 지역마다 작은 책문화생태계가 건강해야 합니다. 따라서 지자체 단체장의 책문화에 대한 관심과 리더십이 중요해요. 

 

셋째, 대학에 출판학과를 설치해서 출판업 실무 전문가와 출판학 연구자를 양성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출판산업은 있지만 대학에 출판학과가 없어요. 당연히 석사, 박사과정으로 출판학 전공이 없고요. 신문방송학과, 문헌정보학과, 문화콘텐츠학과 등에서 출판 과목이 있는 정도입니다. 대학에 출판학과가 없다 보니 현장 출판인들의 재교육도 부족해요. 

 

제가 대학에서 출판과목을 가르쳐보면 학생들이 출판에 대해서 무척 관심이 많습니다. 그러나 출판학과가 아니라 다른 학과에 속해 있는 과목 정도이다보니 지속가능하지 않고요. 출판은 한 학기 한 과목 정도로 해소되는 단순한 업이 아니에요.  AI 시대 출판의 미래를 이끌어가는 우수한 인재들을 양성하고 이들이 출판업에 종사한다면 출판산업도 지금보다 더 성장할 것입니다. 적어도 국립대학 2-3곳에 출판학과를 만들어야 합니다. 학문의 불균형한 구조도 바뀌어야 합니다. 

 

이외에도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제대로 된 출판진흥기구로서 역할을 해야 하고, 민관학 연대와 협력도 필요하고요. 

 

정윤희의 책문화TV에서 진행하는 북클럽 독서당 썸네일

 

정윤희의 책문화TV에서 진행하는 정오의 신간언박싱 썸네일

 

책문화학교 로고 이미지

 

책문화학교 주요 프로그램

 

 

Q. 책문화학교에 대해 소개해달라. 


책문화네트워크 문화예술교육 사업으로, 2020년 초반에 책문화학교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책문화학교는 ‘읽고 쓰고 토론하고 공감하는 소셜 커뮤니티’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출판, 글쓰기, 독서, 리더십, 기후환경, 북클럽 독서당 등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요. 

 

코로나 영향으로 프로그램 운영을 못하다가 비대면으로 줌, 유튜브를 활용하여 온라인으로 진행했고요. 지난해부터는 대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참가자들이 다양한 지역에서 참여하기 때문에 온라인이 장점일 때도 많아요. 

 

특히 ‘북클럽 독서당’을 통해서 독서모임을 활발하게 추진해 보려고 해요. 책문화네트워크는 서울 용산구 독서당로에 위치해 있는 용산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 입주해 있어요. 길 이름이 독서당로입니다. 아마도 전 세계에서 독서당로는 대한민국이 유일할 거예요. 

 

길 이름이 독서당로인 이유는 조선시대 조선시대 우수한 젊은 관료들이 공부한 독서기관인 독서당이 있던 곳이었어요. 조선시대엔 용산구에 남호독서당, 성동구에 동호독서당이 있었어요. 지금은 표지석만 남아있고요. 최근 문화재청이 조선 중종 1516년부터 1530년까지 독서당에서 사가독서를 했던 모습이 담긴 ‘독서당계회도’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했다고 해요. 

 

책문화네트워크가 조선시대 독서당이 있었던 독서당로에 있는 것도 비전과 철학이 이어집니다. 지난해에는 독서당로 걷기 프로그램을 했는데, 많은 분들이 참여를 하셨어요. 앞으로도 꾸준히 독서당로 걷기 프로그램과 북클럽 독서당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문화민주주의 실천과 가능성> 표지 이미지

 

 

Q. <문화민주주의 실천과 가능성>은 어떤 책인가?


제가 그동안 10권이 넘는 책을 썼더라고요. 그중 <문화민주주의 실천과 가능성>은 특별합니다. 제가 그동안 고민했던 책문화생태계와 문화민주주의에 대해서 정리한 책이에요. 책문화생태계 현장 분투기와 건강한 공생을 위한 문화비평을 담았고, 모두를 위한 모두에 의한 문화민주주의 실천 방안을 담았어요. 이십 대 초반부터 책과 잡지를 만들어 온 출판인으로서, 여러 권의 책을 쓴 저자로서, 출판·도서관·서점·잡지 등 정책 자문 활동을 하며, 책문화생태계에 깊이 있게 논의해 온 연구자로서 문화행정과 문화정책이 민주성을 지향하고 실천하는 방안을 모색해 모았습니다. 

 

프롤로그에서는 책문화, 책문화생태계, 문화민주주의를 중심으로 설명을 보완했고요. 1부는 책문화 현장 분투기, 2부는 책문화와 생태주의, 3부는 출판과 독서를 연결하는 도서관, 4부는 책을 지으며 사는 인생의 기쁨과 슬픔, 5부는 책문화생태계 조성과 문화민주주의 실천을 이야기했습니다. 에필로그에서는 ‘모두를 위한 모두에 의한, 그리고 사람을 살리는 문화민주주의’를 위한 마음을 담았어요. 

 

책문화를 생태주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것은 생태계 안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주체들과의 협력뿐만 아니라 건강한 공동체의 복원에 있고요. 책문화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할 때 생태주의 관점과 문화민주주의 측면에서 고려한다면 우리 사회가 지금보다 훨씬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문화민주주의가 구현될 것이라고 봅니다.

 

Q. 독자들이 책을 통해 무엇을 느끼길 바라나?


책을 통해서 내 인생이 조금이라도 변화되고 풍요로워진다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사회가 국민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기 보다는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와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하면 좋겠습니다. 무수히 많은 정보가 쏟아지는 사회에서 내가 주목해야 할 지식과 정보는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고 집중적으로 관련 책을 읽으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또 자연스럽게 책을 쓰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내가 곧 한 권의 책이라고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요. 내가 콘텐츠가 있고 이야기가 있으며 이웃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책이 되려면 우리는 읽는 인간이 되어야 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사회적기업 책문화네트워크 대표로서 우리 사회에 책문화의 가치를 알리는 데 기여하고 싶고요. 문화분야의 문화민주주의 실천을 위한 법과 제도 개선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려고 합니다. 

 

그동안 문화정책은 공급자 중심의 사업자들, 문화산업에 중점을 두었는데 앞으로는 문화산업 종사자들, 프리랜서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정책이 필요합니다. 사람이 아닌 산업에 중점을 두다보니 부의 불평등이 일어나고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사람들은 항상 소외되고 차별을 받습니다. 

 

또한 정부의 문화예술분야 용역사업의 불공정도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문화예술분야의 업체들이 정부나 공공기관으로부터 사업을 받아서 하는 사례들이 많은데, 인건비 책정을 못하게 되어 있으니 보조기관인 민간업체가 정부나 공공기관이 해야 할 일을 해주어도 정작 인건비를 못 받는 이상한 구조입니다. 

 

공무원들과 공공기관 직원들은 국민 세금으로 월급을 받으면서 일을 하잖아요. 그런데 왜 그들이 용역을 주는 보조사업에는 인건비 책정을 하지 못하는 건가요? 불공정한 구조가 지속되니까 정작 문화현장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이 일을 많이 하지만 그 대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어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 가는 과정이 문화행정의 민주성, 즉 문화민주주의를 실천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삶의 질이 높아지는 구조를 만드는 데 관심을 가지려고 합니다. 

 

* 인터뷰는 <출판저널>과 동시에 진행되었습니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jsw@jungle.co.kr)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책문화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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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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