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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포커스 인터뷰] 로컬 브랜딩에 대한 새로운 시각 제시하는 모종린 교수 

2023-04-08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모종린 교수는 ‘골목길 경제학자’로 불린다. 지역발전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각으로 지역을 바라본 그는 우리로 하여금 ‘로컬’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갖게 했다. 

 

이제 우리는 특정한 지역이 아닌 우리가 사는 동네를 ‘로컬’이라 부른다. <골목길 자본론>, <머물고 싶은 동네가 뜬다> 등의 책을 통해 로컬에 대해 말해온 그가 이번엔 로컬 브랜드를 리뷰하는 새로운 책을 내놓았다. <로컬 브랜드 리뷰 2023(LOCAL BRAND REVIEW 2023)>이다. 

 

<로컬 브랜드 리뷰 2023>

 

 

<로컬 브랜드 리뷰 2023>은 <로컬 브랜드 2022>의 뒤를 잇는 책이다. 모종린 교수와 로컬 콘텐츠 스튜디오 ‘포틀랜드스쿨’의 김보민 디렉터, 마을지도 아카이빙 웹사이트 ‘매드맵’의 박예솔 대표가 함께 썼다. 

 

로컬이 강한 도시와 동네를 소개하는 이 책은 로컬 브랜딩과 창업에 관심 있다면 반드시 알아야 할 전국 13개 지역과 14개 동네를 소개한다. 이 13개 지역은 서울 마포구, 서대문구와 성동구, 부산 진구와 영도구, 대구 중구, 강원 강릉시, 경기 수원시, 경북 경주시, 전북 전주시, 제주도, 광주 남구, 충남 홍성군으로, 로컬 브랜딩과 브랜드 생태계 구축에 성공한 곳이다. 

 

또한, 현재 어디에서 어떤 로컬 비즈니스가 뜨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 책에선 100개의 뉴 로컬브랜드가 소개된다.  

 

모종린 교수는 중심지 문화, 청년인구의 밀집, 세월이 깃든 거리와 건축물, 풍부한 로컬 크리에이터가 있는 지역 13곳을 엄선했고, 이를 통해 로컬의 과거와 미래를 보여준다. 

 

왼쪽부터 박예솔 대표, 김보민 디렉터, 모종린 교수

 

 

모종린 교수와 공저인 김보민 디렉터, 박예솔 대표를 만나 로컬 브랜드와 책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다. 

 

로컬에 관심을 갖게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


지역발전에 대한 관심이 바탕이 됐다. 지역을 보는 새로운 시각이자 지역을 보는 기존의 편견을 없애는 긍정적인 단어이지 않나. 

 

‘로컬’의 의미는 무엇인가.


모종린 교수: 과거엔 주로 맛집 이야기를 할 때 ‘로컬’이 쓰였다. 하지만 코로나 시대를 거치면서 이제 자기가 사는 동네를 ‘로컬’이라 부르게 됐다. 그 과정에서 글을 통해 ‘사는 동네가 로컬’이라는 생각을 전해왔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 

 

지역이 발전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모종린 교수: 지역이 발전하려면 좋은 동네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역주민이 자부심을 가지고 자신이 사는 동네를 뭔가 좀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위해 노력하는 문화를 말한다. 

 

로컬 브랜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모종린 교수: 인위적으로 제3자가 브랜딩을 하기보단 그곳에서 스며 나오는 키워드가 중요하다. 로컬 브랜딩의 주체는 로컬 브랜드다. 로컬 브랜드가 많이 모여서 주민이나 제3자에게 이미지를 준다면 그게 자연스럽게 브랜딩이 된다고 생각한다. 주민문화에서 우러나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로컬 브랜드를 먼저 육성해서 자연스럽게 로컬 브랜딩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그런 과정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참여하는 주민과 상인에게 동기부여를 하려면 상인회나 상권관리기구 중심의 브랜딩 작업은 병행해야 한다. 로컬 브랜딩 지속가능성을 위해 동네를 마케팅하고 지역 가게를 브랜딩하는 사업도 필요하다. 

 

로컬 브랜딩의 개념이 많이 달라졌다. 


모종린 교수: 2가지 차원에서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도시 단위가 작아졌고, 동네로 세분화됐다. 과거엔 도시 전체를 브랜딩 한다고 했는데, 그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다. 동네가 굉장히 다양해지고 있다. 서울이 재미있어지는 것은 동네가 다양해지기 때문이다. 이제 ‘서울’이라는 건 의미가 거의 없다. 서울의 어디인지가 중요하다. 그만큼 서울이 다양해지고 있는 거다. 

 

브랜딩 방식이 달라졌다. 임의적으로 마케팅 회사가 동네를 브랜딩하는 것보다 동네의 개성이 살아나고 주민 문화가 스며들면서 사람들이 그 동네가 어떤 동네라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의 열 동네에서 동네 이름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브랜딩이 된다. ‘망원동’하면 그걸로 충분하다. 사람들은 망원동이 어떤 동네인지 다 안다. 

 

국내에서 로컬 브랜딩이 잘 된 곳은 어느정도 되나.


모종린 교수: 골목상권 중심으로 발굴하고 있다. 동네를 행정동 기준으로 봤을 때 전국에 3,500여 개가 있다. 개인적으로 그 중 206개 정도의 상권이 브랜딩 됐다고 생각한다. 동네 가게들이 콘텐츠를 만들어 동네를 관광지로 만든 읍면동이 그 정도 된다고 본다. 프랜차이즈나 백화점 등이 있는 동네는 빼고 그 외에 색깔을 갖고 있는 동네를 말한다. 

 

책에선 로컬 브랜드가 다른 지역보다 풍부한 곳 14개 동네를 선정해 소개했다. 로컬이 강하다는 것은 로컬 브랜드가 강한 것을 의미한다. 

 

국내의 로컬 브랜드와 해외의 로컬 브랜드의 차이가 있다면 무엇인가.


모종린 교수: 해외에서는 로컬 브랜드라는 단어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independence store’, ‘independence brand’, ‘독립’ 이라는 단어를 많이 쓴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것에 대한 개념이다. 

 

이번 책에서도 콘텐츠를 직접 만드는 독립 기업이 로컬 브랜드로 보았다. 그 중에서도 완성도가 높아서 관광객이 찾아가도록 하는 차별화에 성공한 곳, 독립적인 콘텐츠를 직접 만드는 완성도가 높은 브랜드다.  

 

‘골목상권’, 어떻게 파악하시나.


모종린 교수: 골목상권을 정규지와 후보지로 나누어 수시로 상황을 파악한다. 후보지는 일단 잠정적으로 골목상권의 완성도가 더 올라가야 하는 곳이고, 정규지는 좀 더 안정권으로 들어온 곳이다. 206개 골목상권 중 정규지는 약 115개 정도이고, 후보지는 91개 정도 된다. 

 

기본적으로는 크리에이터 상권을 말한다. 난 크리에이터들이 모여 있는 골목을 ‘골목상권’이라 한다. 3,500여 개 동네 중 200개면 침투율이 7%밖에 안된다. 30%까지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약 1,000개를 뜻한다. 그 정도만 되면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로컬 브랜드 리뷰 2023> 본문 이미지

 

 

<로컬 브랜드 리뷰 2023>는 어떤 책인가. 


모종린 교수: 어떤 지역이 로컬이 왜 강한지에 대한 질문 자체를 처음으로 한거다. 동네를 소개하는 글들은 많은데, 사회과학적으로 왜 이 동네가 다른 동네보다 어떤 기준에서 로컬이 강한지에 대한 질문은 하지 않는다. 사회과학적으로 처음으로 질문한 책이라 할 수 있다. 

 

지난 책과 이번 책을 비교해 설명하면. 


김보민 디렉터: 지난해 처음 <로컬 브랜드 리뷰 2022>가 나왔다. 당시 소주제, 소제목이 ‘로컬 투 글로벌’이었다. 로컬 브랜드가 왜 중요한지에 대해 썼던 첫 번째 책이었다. 브랜드를 네 가지 타입으로 나누어 소개했고, 56가지 푸드와 56가지 리빙을 선정해 소개했었다. 

 

지난해 푸드와 리빙이 5:5였다면 올해는 푸드가 25%다. 그 외에 다양한 브랜드가 많이 생겼기 때문이다. 디자인, 라이프스타일, 공간, 패션, 제조업 등으로 로컬 분야가 다양해지고 있는데, 이번 책에선 이런 부분을 볼 수 있다. 

 

책 작업을 하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박예솔 대표: 지역 발전을 이야기할 땐 보통 지원에 대해 말한다. 하지만 골목 자체에서 지속가능하게 살아남는 것이 필요하다. 리서치 등의 작업을 통해 어떻게 작은 브랜드들이 지역에서 살아남았는지에 대해 알게 됐고, 이런 것이 로컬 브랜딩으로 발전했다는 걸 알게 됐다. 

 

개인적으로 부산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깊었다. LG의 전신인 럭키치약과 삼성이 부산에서 시작했더라. 결국엔 부산에 남아있지 않지만 부산이 제2의 도시가 될 수 있었던 건 대기업이 없어도 여러가지 발전 가능성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책의 특징을 꼽으신다면.


김보민 디렉터: 13개 도시 14개 동네를 직접 가보실 수 있도록 지도를 넣었다. 이 부분이 지난 해 책과 차별화된 부분이다. 지도를 준비하고 리스트업 하는 과정에서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갔지만, 독자분들이 무척 좋아하시더라. 책을 들고 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 

 

정리를 하다 보니 지역별 테마가 있더라. 제주 탑동은 ‘친환경’, 망원동은 ‘비건’ 등이다. 같은 성격끼리 묶어서 테마여행도 갈 수 있다.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인사이트 투어를 가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책이 길잡이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 

 

인터뷰어_ 정석원 편집주간(jsw@jungle.co.kr)
에디터_ 최유진 편집장(yjchoi@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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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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