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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더 나은 삶을 위한 공간으로서의 집 

2021-09-06

코로나 이후 집은 우리에게 좀 다른 의미의 공간이 됐다. 가장 사적인 공간인 집에서 우린 일을 하고 휴식을 취하고 명상을 하고 배움을 얻는다. 집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를 변화시키기도 한다. 집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해선, 집이 더 나은 삶을 위한 공간이 되기 위해선 어떤 모습을 갖추어야 할까. 

 

 

 

 

'집의 대화: 조병수 X 최욱' 전시 전경

 

 

코로나 시대에 집의 공간적 의미와 가치를 돌아보는 전시가 DDP D-숲에서 열리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명의 건축가 조병수 BCHO파트너스 대표와 최욱 원오원아키텍스 대표가 참여하는 ‘집의 대화: 조병수 X 최욱’전이다. D-숲의 공간적인 특성을 반영한 이번 전시는 디지털 자료를 활용한 새로운 영상 전시의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한국 건축계에서 주목할 만한 행보를 선보여 온 두 건축가는 1990년대 독립해 작은 집부터 대기업의 프로젝트까지 선보여왔다. 1994년 BCHO파트너스를 설립한 조병수 건축가는 ‘경험과 인식’, ‘존재하는 것, 존재했던 것’, ‘현대적 버내큘러’, ‘유기성과 추상성’, ‘막의 미학’ 등의 테마로 활동했으며, 연세대학교, 독일 카이저슬라우테른 대학교, 미국 하버드 대학교와 몬태나대학교 등에서 설계와 이론을 가르쳤다. 자집, 땅집, 지평집, 퀸마마, 키스와이어 센터, 남해 사우스케이프 등의 작업을 했고 한국건축가협회상, 아천상, 김수근문화상과 다수의 미국건축가협회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최욱 건축가는 홍익대학교와 이탈리아 베네치아 건축대학교에서 건축 설계 및 이론을 공부했으며 미국 맥도웰 콜로니와 스페인 발파라이소 파운데이션에서 펠로우십을 받았다. 2002년 설립된 원오원아키텍스의 대표로 <도무스 코리아>의 발행인이기도 하다. 학고재 갤러리, 현대카드 디자인 라이브러리, 가파도 프로젝트, 삼일빌딩 리노베이션,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 등을 선보였으며, 현대카드 영등포 사옥으로 2014년 김종성건축상 수상, 2020년 의정부지유구보호시설 조성 설계공모에 당선된 바 있다. 

 

두 건축가는 건축의 구조와 재료에 대해 탐색하고 우리나라의 지형과 공간에 대해 해석하며 그러한 특징들이 만들어내는 경험과 분위기를 공간에 담아왔다.  이번 전시에서 이들은 직접 설계하고 거주하는 자택과 사무실을 비롯해 자연과 만나는 소통의 공간인 집을 소개한다. 

 

전시에서는 조병수, 최욱 건축가의 작업의 근원이 됐던 미공개 드로잉부터 집에 있는 책과 사물, 거주하는 집과 일하는 장소로서의 집 등 더 나은 공간 경험을 하나하나씩 소개하며, 더 나은 삶과 일을 위한 공간을 제안한다. 

 

전시는 ‘집 속의 집’, ‘집’, ‘일하는 집’, ‘제안하는 집’ 등 4개의 주제로 이루어지며, 각 주제에 따른 영상과 조병수, 최욱 두 건축가가 생각하는 집에 대한 인터뷰 영상을 선보인다.

 

'집 속의 집', 조병수, 루가노 프로젝트, 1990

 

'집 속의 집', 최욱, 르 꼬르뷔지에의  빌라 가르슈 분석, 1987

 

 

‘집 속의 집’에서는 건축에 대한 조병수, 최욱 두 건축가의 생각을 탐색할 수 있으며 이 두 건축가가 설계한 집의 근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유학시절 이들의 드로잉과 한국 건축의 정체성에 대해 질문하게 된 그 시절의 경험들을 수집, 그들의 고민이 책, 사물 등을 통해 소개된다. 

 

'집', 고쳐 쓴 집(성북동 스튜디오 주택), BCHO 파트너스 제공

 

'집', 지금 집(네 상자의 집), ⓒ 텍스처 온 텍스처

 

 

‘집’은 가장 사적인 공간으로, 두 건축가의 내밀한 생각과 취향, 라이프스타일을 엿볼 수 있다. 가장 사적인 자택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지며 고쳐서 사용한 과거의 집, 지금 살고 있는 집, 실험과 생각을 담은 두 번째 집을 통해 삶의 형식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일하는 집'(원오원아키텍스)2, ⓒ 텍스처 온 텍스처

 

 

‘일하는 집’은 업무 공간이 된 집의 가치와 일을 위한 공간의 의미를 탐색하게 한다. 자연 풍경이펼쳐지는 두 건축가의 일하는 집은 이들의 미학과 생각을 확장하는 장소로, 물성과 구조에 대한 실험, 삶을 담는 형식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진다. 다양한 팀원과 협업하는 두 건축가의 사무실을 살펴볼 수 있으며, 문화를 전파하는 플랫폼으로서의 두 건축가의 작업 공간이 소개된다. 

 

'제안하는 집', 감각의 집(카메라타), ⓒ 김종오

 

'제안하는 집', 섬집(가파도 프로젝트), 원오원아키텍스 제공

 

 

마지막으로 ‘제안하는 집’은 보다 풍부한 공간의 경험을 대중에게 제안한다. 시각적인 것을 넘어듣고 읽는 장소로서의 ‘감각의 집’(카메라타, 현대카드 디자인라이브러리), 지역의 정체성을 확장하는 문화공간 ‘옆집’(F1963,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 자연과의 상생을 탐색하는 ‘섬집’(지평집, 가파도 프로젝트) 등을 소개하면서 집과 자연의 관계에 대해 말한다. 

 

두 건축가는 개인의 삶과 일상에 대한 가치를 중시하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이를 통해 건축이 단순한 물리적 구조체가 아닌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단단히 연결시켜주는 매개임을 환기시킨다. 

 

전시 기간 중에는 이번 전시의 주제를 확장시킨 포럼이 개최되며, 두 건축가는 발표와 토론을 통해 코로나19에 지친 시민들을 위로하는 ‘힐링 건축’ 여행을 선사할 예정이다. 

 

우리가 가장 개인적인 공간으로 여기는 집에 대한 생각의 지평을 열어주는 두 건축가의 작업을 통해 삶의 형식을 담는 집의 의미를 나누고, 삶과 일상을 새롭게 회복하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전시는 10월 3일까지 열리며, 사전예약(www.ddp.or.kr)을 통해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사진제공_ 서울디자인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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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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