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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이야기] 덴마크 건축사무소 BIG의 이진호 

2021-03-07

[디자이너 토크 Designer Talk] 2021 상반기 특별기획_ 북유럽의 한국인 디자이너를 만나다 

 

새로운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은 창작자에게 설레는 일이다. 특히나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과정은 힘들고 고되지만 그만큼 큰 보람과 희열이 뒤따른다. 치열하게 공력을 들인 결과물이 시장에 출시되어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듣는 것 역시 즐거운 경험이다. 

 

산업 디자이너인 나는 지금까지 다양한 디자인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는데 주로 모바일 관련 제품군을 다루다 보니 불과 0.01mm의 두께와 간격을 두고 고민하며 연구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스케일이 큰 규모의 창작에 대해서는 막연한 동경이 있다. 그중에서도 건축은 단연코 우선순위다. 인류가 살아가는 공간 자체를 만드는 것은 생각만 해도 가슴 뛰는 일 아닌가. 특히 이곳 북유럽에 살게 되면서 본 이들의 건축 문화에는 차별화된 특별한 무언가가 존재했다. 

 

이번 2021년 상반기 특집기획 ‘북유럽의 한국인 디자이너’편은 덴마크의 건축사무소 BIG(Bjarke Ingels Group, big.dk)에서 근무하는 이진호 건축가와 함께 했다. BIG은 북유럽을 뛰어넘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건축사무소 중 하나다. 그들의 건축물은 건물의 개념을 넘어서 하나의 작품에 가깝다는 평을 듣는다. 전 세계에 지어진 BIG의 작품들은 각 도시의 아이코닉한 랜드마크로 거듭나고 있다. 그곳에서 건축가로 일하고 있는 이진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BIG 코펜하겐 오피스에서 프로젝트 / 디자인 리드로 일하고 있는 건축가 이진호라고 한다. 

 

건축가가 된 배경이 있다면.


특별한 계기는 없었던 것 같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여러 선교지를 다니면서 다양한 도시문화와 건축을 접할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건축가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꼈다. 큰 이유는 없지만 건축가 외의 다른 직업을 고민해 본 적이 없고 자연스럽게 건축학과로 대학을 선택하고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 같다.

 

북유럽 덴마크 건축사무소에서 일한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처음부터 북유럽을 오겠다는 목표를 가진 적은 없었다. 한국에서 대학교를 다니며 인턴십을 하던 중, 유럽의 기업에서 일하는 인턴들은 얼마나 더 대단한 실력을 가졌을까 궁금해졌다. 그리고 무작정 파리에 교환학생을 가게 됐다. 처음 들어간 수업이 피터 쿡(Peter Cook) 스튜디오였는데, 건축에 대한 수업이나 대화가 아닌 ‘나’에 대한 질문이 주어진 몇 주간의 과제였다. 당시 나에게는 충격이었다. 유럽의 많은 친구들은 이미 본인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명확했고, 한 학기 동안 그 주제로 스튜디오가 진행되었다. 반면, 나는 학기가 끝날 때까지 답을 찾지 못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운이 좋게 파리에서 인턴십을 하게 되면서 여러 건축 사무실과도 인연이 닿아 지금의 BIG과도 일을 할 기회가 생겼다. 

 

BIG에서의 작업 방식과 업무환경은 다른 어떤 곳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것이었다. 합리적이고 평등한 문화를 통해 전혀 다른 작업 방식을 배울 수 있었다. 해를 거듭해 일을 하면서 이러한 환경적 배경이 북유럽의 문화에 기초한다는 것을 알았고, 지금도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분명한 것은 한국이나 다른 문화와 비교해서 더 좋거나 부족한 것이 아니라 북유럽만의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결이 적어도 나에게는 잘 맞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BIG의 코펜하겐 본사 오피스 ⓒ BIG

 

 

BIG의 작품들은 다른 건축사무소의 작품들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 특별하고 아이코닉하다. 프로젝트 진행 시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올해 BIG에서 세 번째 책 <Formgiving>을 출간했다. 덴마크어로 디자인(Design) 은 ‘Formgivning’이라는 단어로 풀이된다. 영어로 직역하면 ‘Form Giving’이다. 즉, 기존의 특정한 모양을 갖고 있지 않은 존재에 형태를 주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살고 싶은 미래 모습에 형태를 주는 것이라는 철학을 담고 있으며 지난 수 년간의 BIG의 작품을 담고 있다.

 


Formgiving ⓒ BIG

 

 

실제로 우리가 하는 모든 프로젝트에서 왜 굳이 우리에게 기회가 주어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게 되고, BIG만이 제안할 수 있는 의미를 찾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경우) 클라이언트, 사용자(대중) 또는 어떠한 도시 환경이 기대하거나 예상했던 것 이외의 또는 그 이상의 것을 제안함으로 프로젝트가 더 특별해지는 것을 경험한다. 그런 의미에서 ‘Formgiving’이라는 단어의 Giving/Gift가 주는 선물의 의미에 공감을 한다. 우리가 선물을 주고받을 때 가장 큰 기쁨은 예상하지 않은 것으로부터 오는 기쁨이듯, 우리가 하는 모든 프로젝트 작업에서도 요구된 것, 그 이상의 것을 발견하는 과정이 BIG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Copenhill, Copenhagen (Denmark) ⓒ BIG

 

 

작년에 완공된 코펜힐(Copenhill)은 이러한 생각들이 잘 반영된 작품이라 생각한다. ‘쓰레기 소각과정에서 아무런 공해 성분을 배출하지 않고 에너지를 생성하는 새로운 기술을 도입한다’ 라는 첨단 열병합발전소의 의도를 고려함과 동시에 ‘공장’이라는 기피시설의 재해석적인 측면으로 접근하였다. 삭막한 도시 속에서의 의미 있는 공간을 고민했고, 이는 스키 슬로프, 하이킹 코스, 암벽등반, 공원 등의 새로운 제안으로 이어졌다. BIG의 수장인 비야케 잉겔스(Bjarke Ingels)는 “지금 코펜하겐의 어린이들은 ‘공장은 기피 시설, 유해 시설이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자랄 것이다. 이 아이들이 만들 미래의 공장은 얼마나 더 창의적일지 생각한다면 우리의 시도는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고 본다.”라고 언급했다.


 
프로젝트는 어떤 과정을 거쳐 진행되는가.


BIG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질문’이다. 프로젝트의 답을 구하는 것보다 가장 중요한 질문이 무엇인지를 정의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출발이다. 모든 팀들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탐구 단계(리서치, 연구)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면서 우리 스스로에게 프로젝트와 관련된 여러 부문을 교육하려고 노력한다. 도시환경 또는 문화, 새로운 기술인 경우도 있고, 기후, 지형 또는 주변 조경 아니면 프로그램 자체나 클라이언트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것들이 과거에 어떠한 변화를 겪어 현재의 모습으로 진화했는지에 대해 깨닫는 과정을 통해 현재 또는 미래의 새로운 환경이 우리 디자인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각 프로젝트는 가장 중요하게 해결해야 할 ‘질문’을 정의하게 된다. 질문이 정의되면 남은 것은 답을 찾는 과정뿐이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곧 완공될 Vancouver House는 인접한 고가도로로 인해 제한된 건축면적 내에서 최대한의 건축 면적을 찾기 위해 기존 법규의 평면상 30m 건축선을 3차원에 적용하여 허가를 받고 그 과정에서 나온 형태다. 그리고 뉴욕 하이라인의 끝자락에 위치한 The Spiral 타워는 하이라인의 녹지공원을 연장시켜 타워에 나선형으로 감싸며 각층에 테라스를 만들어 나온 디자인이다. 작년에 완공된 중국 Shenzhen Energy HQ는 클라이언트의 특성에 맞게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북향으로 자연채광과 뷰를 살리고 남향으로 태양열 노출을 감소시키기 위해서 디자인한 파사드 시스템이 프로그램의 필요에 맞춰 뻗으면서 자연스럽게 타워의 디자인을 만든다. 


이렇듯 모든 프로젝트는 각각 정의된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는 과정에서 발생한 디자인의 결과물이다.

 


VAN : Vancouver House, Vancouver (Canada) ⓒ BIG

 

 

TSP : The Spiral, New York (USA) ⓒ BIG

 

 

SEM : Shenzhen Energy HQ, Shenzhen (China) ⓒ BIG

 

 

독특한 구조와 형상 등으로 의뢰인과 마찰을 겪은 적도 있는가.


앞에서 언급했듯이 프로젝트의 시작은 질문을 정의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리고 이 질문을 정의하는 과정부터 클라이언트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고, 각 단계에서 가장 합리적인 결론을 내기 위해 폭넓은 스터디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BIG의 건축물이 독특하다고 여겨지는 이유는 과정을 보지 않고 지어진 형태를 보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정을 경험한 많은 클라이언트들은 BIG의 디자인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BIG 웹사이트(www.big.dk)에서 프로젝트의 다이어그램과 설명을 보거나 공개된 렉처를 들은 후에는 BIG의 디자인이 독특하다기 보다 합리적이고 명쾌하다는 평을 많이 한다.

 


 

레고 하우스 Lego House, Billund, Denmark ⓒ BIG

 

 

BIG이 지금까지 진행한 프로젝트 중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을 꼽는다면.


8 Tallet. 현재 가족들과 함께 4년째 살고 있는 우리 집이기도 하다. 우리에게 동네 또는 이웃의 의미를 추억한다면 ‘응답하라’ 시리즈에 나오는 장면이지 않을까 싶다. 덴마크 사람들에게는 흔히 ‘Potato Row House’라고 불리던 주거 형태가 있다. 공장 노동자들을 위해 지어진 일종의 타운 하우스인데, 가운데 길을 두고 작은 마당과 2-3층의 같은 형태로 끊임없이 반복된 양식이다. 각 집의 1층에 대부분 거실과 주방이 배치되고, 그 앞에 작은 마당을 통해 열려있는 시선들이 마을을 더 안전하게 지켜 주었고 다양한 이웃과의 관계들이 형성된 커뮤니티 타운이었다. 8 Tallet은 VM house, Mountain Dwelling에 이어 새로운 주거 양식에 대한 실험의 연장에서 이전의 Row House 양식이 어떻게 Apartment 시스템에 적용되는지에 대한 고민을 통해 나온 결과물이다.


거리에서 이어지는 산책로가 가장 긴 길이를 만들 수 있는 8자 형태의 램프를 통해서 8층 높이의 길을 만들고, 그 길을 따라 작은 마당과 2층짜리 Unit들이 배치된다. 실제로 마당과 마당, 길과 마당 사이의 시선을 통해서 이웃과의 다양한 관계들이 형성되고 더 활발한 소통이 일어나는 것을 경험한다. 각자의 저녁식사와 식탁을 들고 나와 나란히 붙이고 같이 저녁을 먹는 이웃도 생기고, 어린이들은 산책로에서 뛰어 다니면서 무리를 지어 놀게 된다. 입주민들이 만든 웹사이트를 통해 서로 물건을 사고 팔기도 하고 주기적으로 이벤트를 만들어 마당에 다같이 모여 즐기기도 한다. 더욱 인상 깊은 것은, 이 산책로가 기존의 길에 연결되어 누구나 접근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이 일대 지역에서 가장 안전한 아파트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마당에 앉아 아내와 같이 커피를 마시고, 유모차에 아기를 싣고 산책로를 거니는 하루를 보내면 8 Tallet이라는 건축물이 우리의 일상에 얼마나 큰 변화를 주었는지 매일 느끼면서 살게 된다. 

 


 

8 Tallet (Copenhagen, Denmark) ⓒ BIG

 

 

BIG 의 건축 스타일은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영향을 받는가.

 
덴마크 건축의 가장 영향력 있었던 두 건축가를 뽑자면, 아르네 야콥센(Arne Jacobsen)과 요른 웃손(Jørn Utzon)이라고 생각한다. 아르네 야콥센은 완벽에 가까운 디자인으로 수많은 건축과 제품을 남겼고 지금도 그 섬세함은 볼수록 놀라운 반면, 요른 웃손의 건축은 명확히 설명되지 않는 감동과 영감을 남긴다. 내가 생각하는 BIG은 아르네 야콥센의 사고방식으로 요른 웃손과 같은 감동을 주는 공간을 꿈꾼다. 그런 의미에서 큰 틀의 스칸디나비아보다는 덴마크 건축가들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은 분명한 것 같다.

 

 

The Twist (Jevanker, Norway) ⓒ BIG

 

 

Musée Atelier Audemars Piguet, La Brassus (Switzerland) ⓒ BIG

 

BIG의 수장 비야케 잉겔스가 말하는 건축 이야기 ‘Abstract: The Art of Design’

 

 

코로나 펜데믹 이후의 건축업계 트렌드를 예측해본다면. 


사람들 간의 관계는 더 폐쇄적이길 원하고, 공간은 더 열리길 바랄 것 같다. 그것이 어떠한 의미가 될지는 지역과 문화에 따라 큰 차이가 있을 것이기 때문에 일반화하여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디자인 업계에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건축사무소 BIG에게는 어떤 의미인가. 


에너지 관점에서 지속가능성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끊임없이 건축물의 중요한 요소로 여겨질 것이라 생각한다. BIG에서 하는 모든 건축 프로젝트도 당연히 이러한 친환경적 지속가능성은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에 속한다. 하지만 BIG에게 있어 지속가능성은 단순히 기술적인 측면 이상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 같다. 뉴욕의 하이라인(Highline)이 사용되지 않는 도시 구조물이 공원으로 재생되어 도시 내에 많은 긍정적 영향력을 가져왔듯, 건축이라는 개발 행위는 사용자, 지역 또는 그 도시 환경에 어떠한 방식으로든 영향을 끼친다. 우리가 살고 싶은 미래의 모습을 구체화하는 행위 역시 건축가에게 있어서 중요한 지속가능성의 의미라 생각한다.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은 언제인가. 


한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같이 일한 팀원들이 좋은 기억과 관계로 남겨지는 순간이 가장 보람된다.

 

멘토로 삼고 있는 혹은 영향을 받은 건축가가 있다면 소개 바란다.


건축가는 창의적인 발상으로 감동을 줌과 동시에 가장 합리적인 경제성을 갖추길 요구받는다. 이 두 가지 가치를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갈등하고 계실 모든 건축가분들이 가장 존경스럽고 항상 좋은 배움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북유럽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건축가로서 느끼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이란. 


결과물 만큼이나 과정에서 의미를 많이 찾으려고 하는 것 같다. 적어도 내가 경험한 북유럽에서 건축가는 가장 평등한 환경에서 논리적 사고로의 작업을 요구한다. 다시 말해 직급과 경력에 상관없이 모든 생각은 존중받아야 하고 누구든 자율적으로 의견을 내고 디자인을 할 환경이 주어진다. 그렇기에 북유럽 건축 또는 디자인은 좀 더 자유로운 결과물들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반면 건축가로서는 그렇기에 더 많은 책임감과 의무감이 부여되는 것도 현실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나에게는 근사한 결과물보다 더 큰 의미가 있는 것 같고, 그래서 북유럽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

 

토크세션을 함께 진행한 이진호 건축가

 

 

글로벌한 환경에서 일하기를 희망하는 후배 건축가들에게 조언을 부탁한다.


너무 많은 것에 고민하지 말고 무엇이든 일단 부딪히고 시작하길 바란다. 우리의 생각과 바람은 매일 달라질 것이기 때문에 굳이 미리 많은 결정을 통해 스스로를 제한에 가두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건축가 이진호의 개인적인 비전은 무엇인가. 


건축을 하는 매일이 즐거운 과정의 연속이었으면 좋겠다.

 


질문의 발견


토크 세션이 끝날 무렵 머릿속에 여운이 남는 단어가 있었다. 바로 ‘질문 Question 質問’이다. 아인슈타인은 말했다. “질문이 정답보다 중요하다. 내가 만약 곧 죽을 상황에 처해있고, 목숨을 구할 방법을 단 한 시간 안에 찾아야 한다면, 나는 그 한 시간 중 55분을 올바른 질문을 찾는데 사용하겠다. 올바른 질문을 찾는다면 정답을 찾는 데 단 5분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이는 BIG이 프로젝트의 답을 구하는 것보다 가장 중요한 질문이 무엇인지 정의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출발이라 정의한 것과 같은 맥락일 것이다. 토크 세션을 진행하며 들여다본 건축의 세계는 수많은 변수를 담고 있다. 도시의 위치, 지형, 기후, 누구를 위한 설계인가의 변수들은 유기적으로 모이고 흩어지기를 반복한다. 동시에 건축이란 과거의 역사와 앞으로의 미래를 이어주는 중요한 촉매제이기도 하다. 발견해야 할 질문들이 그만큼 많다는 반증일 터. 결국 올바른 질문들에 하나씩 답을 구해 가는 추진력이 지금까지 BIG의 성공적 행보를 이끌어왔다고 보여진다. 

 

또 하나 흥미로운 키워드가 있다. ‘변화 Change 變化’. 건축은 변화의 에너지를 품고 있다. 과거의 어두운 역사가 새로운 건축을 통해 밝은 미래로 재탄생하기도 하며, 새로운 변화의 시작점이 되어 도시 전체를 탈바꿈시키기도 한다. 단일 건축물 뿐 아니라 주변의 조경, 환경, 문화시설까지 고려된 통합적 건축의 파급력은 더욱 클 것이다. 건축에는 당장 우리 일상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강력한 잠재력이 있다. 


거리로 나가 주변 건물들을 둘러보자. 수많은 질문에서 시작한 건축물들이 과연 어떤 답을 품고 있으며, 그 답은 우리 일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글_ 조상우 객원편집위원(www.sangwooch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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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우 디자이너
현재 북유럽 스웨덴에서 산업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삼성전자 모바일 디자인 그룹 책임 디자이너, 소니 모바일(Sony mobile) 노르딕 디자인 센터를 거쳐, 현재 스웨덴 컨설팅 그룹 시그마 커넥티비티(Sigma connectivity), IoT 부문 수석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다.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근원지에서 살아가며 느끼는 경험들을 바탕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한다.www.sangwooch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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