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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스토리×디자인] 우주관광시대 우주선 인테리어 미리 엿보기

2020-08-29

버진갤럭틱 스페이스쉽투와 언더아머가 제시하는 우주시대 디자인

 

올봄 5월 30일, 민간우주개발탐색업체 스페이스X의 첫 유인우주선 탐사 실험의 성공은 과거 수차례 걸친 발사 시도, 기후적·기술적 차질로 인한 연기와 취소라는 긴 연구개발의 여정을 거쳐 이루어진 과학기술의 쾌거다. 스페이스X가 디자인한 크루 드래곤 우주선에 나사 소속의 우주인 두 명을 태우고 국제우주정거장을 방문하고 대서양에 착수하는 임무를 성공시킨 이번 작전을 통해서 인간의 지구 저궤도권 우주여행은 기술적으로 가능함이 입증됐다. 하지만 대중을 상대로 한 상업적 우주관광의 실현 가능성 여부는 아직도 미정 상태다.

 

버진갤럭틱 대중 우주관광용 우주선 ‘스페이스쉽투’의 임무는 제트 엔진 장착 로켓으로 발사된 우주선에 승객 6인을 태우고 지구 저궤도권으로 진입해 승객들에게 지구 가장자리 광경 속에서 무중력 우주 공간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스페이스쉽투가 유인 시험비행에서 우주 영역 진입에 성공한 후 지구 끝 모습. Image courtesy: Virgin Galactic 

 


스페이스X 말고도 미래 우주관광산업이 현실이 될 그날을 향해 만반의 연구와 준비에 한창인 민간 우주개발업체들은 또 있다. 지난 7월 28일, 영국의 억만장자 사업가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 버진 그룹)이 버진 그룹의 우주관광사업부인 버진갤럭틱(Virgin Galatic)의 우주선 ‘스페이스쉽투(SpaceShipTwo)’를 대중과 언론에 공개했다. 디자인 마인드가 중요한 경영철학인 버진 그룹의 기업 전통과 원칙에 입각해 버진갤럭틱의 스페이스십투 우주선의 탑승실 인테리어 디자인은 런던에 본사를 둔 시모어파월(Seymourpowell) 디자인 에이전시가, 탑승객 우주복은 스포츠기어  전문업체인 언더아머(Under Armour)가 담당했다.

 


우주관광은 아직 럭셔리 체험인 만큼 우주선의 탑승 경험과 인테리어 디자인은 매우 중요하다. 버진갤럭틱 스페이스쉽투 우주선 객실의 모습. Image courtesy: Virgin Galactic 

 


우주선 입구에 들어서는 탑승객은 미래주의 미학에 압도되는 기분에 사로잡히며 미지의 세계를 향한 모험심이 발동하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우주선 실내를 장악하는 회색과 파란색이 위주가 된 배색 때문이다. 실내 곳곳에 사막의 모래를 연상시키는 황금 조명, 천국을 떠올리는 하늘색, 바다색과 같은 청록색으로 번갈아가며 변하는 무드 조명이 탑승객들로 하여금 우주의 신비와 지구의 아늑함을 만끽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우주선 천정과 측면에 골고루 배치된 LED 조명 장착 12개의 둥근 투명 유리 창틀을 통해서 360도 시점에서 칠흑의 우주의 장엄한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버진갤럭틱 스페이스쉽투 우주선 객실 내부의 수하물 공간 모습. Image courtesy: Virgin Galactic

 

 

우주선 탑승실 내 디자인이 충족시켜야 할 최우선 과제는 단연 승객의 안전이다. 최근 우주항공기업들의 우주비행선 설계 추세에 맞춰 스페이스쉽투는 6인 승용(조종사 2명 별도)이며, 탑승객과 수하물 및 화물을 싣고 준 우주권(인공위성의 궤도를 벗어난 우주 궤도)으로 진입해 머물다가 지구로 되돌아오는데 필요한 기능과 최적의 탑승 경험을 고려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회색과 파란색의 조화는 미래 공상과학 소설에서 가장 애호된 색이기도 하지만 실용주의 미학의 반영이기도 하다.

 


버진갤럭틱 탑승실 내부 비장의 무기인 대형 거울은 우주선 내 한정된 공간을 확장해 주고 승객 안전을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우주관광 승객이 입을 우주복은 언더아머가 생산한다. 우주복은 관광이 끝난 후 기념품으로 승객이 소유할 수 있다. Image courtesy: Virgin Galactic 

 


우주관광에 참여할 탑승객들에게 우주선 내 체험은 소중한 개인적 추억이자 가족, 친구와 공유하고픈 기록이다. 무중력 상태에서 자유롭게 부유하는 탑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탑승실 맨 끝에 설치된 대형 거울은 버진갤럭틱이 심혈을 기울여 설치하기로 결정한 비장의 특수 피처(feature)라고 한다. 허블 우주 망원경 거울과 거의 같은 크기의 경량 합성 플라스틱 소재여서 우주선 내부를 커 보이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우주선 내 곳곳에 배치된 16개의 초고화질 카메라는 우주선 내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는 승객들이 사진과 동영상을 찍으며 추억을 기록할 수 있게 해준다.

 

버진갤럭틱의 우주관광 승객을 위한 온라인 좌석 예약제. 탑승권 가격은 미화로 20~25만 달러(우리 돈 2~3억 원)으로 매우 고가이나 1천 달러 계약금을 지불하면 예약이 가능하다. Image: virgingalactic.com 이미지 캡처 

 


버진갤럭틱 우주선은 수 년 내로 우주관광사업을 위해 우주 여행선을 상업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우주인 5명이 두 차례 시험비행을 실시했지만 상업적 운영을 단행하기까지 거쳐야 할 안전 검증이 남아있다. 버진갤럭틱은 우주관광을 희망하는 고객들을 상대로 스페이스쉽투 VSS 유니티 우주관광선 탑승권 예약 판매에 들어가 작년 연말 마감했다. 스페이스쉽투 우주관광선 탑승권의 가격은 1인당 20~25만 달러로 아직은 웬만한 재력가가 아니면 선뜻 구매하기 쉽지 않은 가격이지만, 이미 6백여 명의 여행 희망자들이 탑승권 예매를 했다고 한다.

 


뉴멕시코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 소재 버진갤럭틱 우주관광선이 이륙하는 게이트웨이 투 스페이스(Gateway to Space) 인터랙티브 공항의 모습. Image courtesy: Virgin Galactic 

 


버진갤럭틱이 미국 뉴멕시코에 위치한 스페이스포트 아메리카(Spaceport America) 우주선 운영 기지에서 스페이스쉽투 우주선의 안전성 실험과 우주선(VSS 유니티) 탑승실 인테리어 설치를 계속해 나가는 사이, 우주여행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 서서히 고조될 것이다. 우주관광에 관심있거나 미래 우주선 조종사가 되고 싶은 예비 조종사들을 위해 버진갤럭틱은 애플스토어와 구글플레이스토어에서 증강현실로 우주선 내부를 체험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공상과학영화 속에서나 봤던 우주여행이 현실이 될 날이 성큼 우리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글_ 박진아 객원편집위원(jina@jinapa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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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아 칼럼니스트
미술평론가, 디자인 및 IT 경제 트렌드 평론가, 번역가이다. 뉴스위크 한국판, 월간디자인의 기자를 지냈고, 워싱턴 D.C. 스미소니언 미국미술관, 뉴욕 모마, 베니스 페기 구겐하임 갤러리에서 미술관 전시 연구기획을 했다. 현재 미술 및 디자인 웹사이트 jinapark.net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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