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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인터뷰

[한국의 문화예술기관 정체성 탐방 1] - 소통과 변화, 세종문화회관의 리딩 파워

2020-06-16

문화예술기관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브랜드를 새롭게 재정비하고, 저마다의 색으로 대중들과 소통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과거의 문화예술은 특정 계층과 일부 전문가들의 전유물로만 인식이 되어 대중들과 거리감이 있었다면, 오늘날엔 미디어의 발달과 다양한 문화예술기관의 등장으로 대중의 일상 속에 친근하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기존의 어렵고 딱딱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새로운 문화예술공간으로 도약하기 위해 세종문화회관은 2004년 이후 15년만에 브랜드 리뉴얼을 진행 중에 있다. ‘시민을 위한 문화예술복합공간’이라는 핵심가치는 그대로 유지한 채 브랜드 정체성을 나타내는 명칭, 로고 등은 새롭게 재정비한다.

 

세종문화회관 김성규 사장은 취임 이후 브랜드 인식의 변화를 위해 새로운 도전을 지속해왔다. 산하 9개 예술단의 통합공연, 조직개편, 국제 교류 활성화, 극장 내 맥주와 팝콘 같은 음식물 반입 등 연일 새로운 방향성으로 친근한 이미지의 세종문화회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변화와 혁신을 두려워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최고 문화예술기관으로서 세종문화회관만의 ‘색’을 찾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김성규 사장으로부터 브랜드에 대한 얘기를 들어 보았다.

 

인터뷰하는 세종문화회관 김성규 사장 ⓒ Design Jungle

 


세종문화회관 사장 취임 이후 가장 만족스러운 결과라면 무엇을 꼽을 수 있나요?

취임 초기에는 제가 임기 중 해야될 일로 세종문화회관의 조직 문화를 바꾸는 것을 가장 먼저 생각했어요. 처음 부임했을 당시만해도 조직적으로 좀 더 원활한 소통이 필요했거든요.
그래서 직원들이 좀 더 애사심을 갖고 서로 협력해 나가면 좋겠다는 생각과, 이러한 환경 조성을 위해 현재의 조직 문화를 바꾸고 문제를 함께 해결해 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있는 동안에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냈다’에 저는 별로 만족하고 싶지 않아요. 그래도 지금 임기의 절반이 지난 시점에서 돌아보면, 제가 생각했던 것 보다도 훨씬 조직원들이 잘 따라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고, 원하는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잘 변화하고 있다’ 라는 생각은 들어요. 이것이 가장 만족스러운 결과입니다.


국내 또는 해외 문화예술기관중 경쟁브랜드를 꼽으신다면요? 그 곳과 세종문화회관과의 차이점, 세종문화회관만의 강점은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외부에서 비교를 가장 많이 하는 ’예술의전당’을 경쟁브랜드로 꼽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나 내부적으로 자세히 살펴보면 실질적인 역할이 조금은 다르다고 생각해요. 탄생한 역사라든가 두 기관이 맡고 있는 기능도 조금씩 다릅니다.

 

우리 세종문화회관만의 자랑을 살짝 하자면 창작을 직접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생각해요. 공연예술을 직접 제작하고 있기 때문에 그 제작과정에서 한국문화예술계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어요. 일반적인 공연기획이나 대관만 해주는 공연장이 아니라 직접 제작까지 하는 공연장은 커다란 강점이라고 볼 수 있죠.

 

또 지리적으로 서울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광화문 광장의 핵심에 있다는 것도 또하나의 강점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해외의 유명한 아트센터들도 도시 중심에는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중심 중의 중심’에 있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 거든요.


그렇다면 아쉬운 부분도 있을까요?

물론 아쉬운 점도 있죠. 공간이 좀 더 컸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공간 크기는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는 안타까운 부분이 있어요. 예를 들자면 ‘1500석 정도의 극장이 하나 더 있었으면 좋겠다’ 또는 ‘콘서트홀이 있었으면 좋겠다’ 등 극장 구성에서의 아쉬운 점들이 있는데, 그건 지금 당장 해결이 불가능한 한계점이라고 봐야죠. 이것 또한 앞으로 차차 개선해 나가야 할 문제점이라고 봅니다.


세종문화회관의 브랜드 경영에 있어 본인만의 철학이나 스타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현장성을 많이 강조하고 있어요, 세종문화회관 만을 놓고 보면 대한민국의 대표 문화예술공간으로 반드시 만들어야겠다는 꿈과 희망을 갖고 있어요. 브랜드란 본래 설명하고자하는 수식어가 붙으면 붙을수록 인식이 어렵잖아요. ‘대한민국 최고의 문화예술공간’, 이것 하나면 누구나 쉽게 세종문화회관을 인식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결국 추구해야 하는 것은 어떻게 시민들에게 다가가고, 또 어떻게 그것을 지킬지에 대한 고민들을 해나가야 합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제작 극장’으로만 비춰지기 보다는 ‘대한민국 최고의 문화예술공간’으로 인식되어야 한다는 거지요. 저희는 그만큼 충분한 실적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기관의 비전은 ‘시민이 다시 가고 싶은 예술 랜드마크’인데요, 이 비전이 내외부 모두에 잘 적용이 되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비전은 저희만의 바람일 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다시 가고 싶다’라는 말과 ‘예술 랜드마크’라는 말, 이 두 가지를 놓고 봤을 때 조금 아쉬운 부분이라면 젊은 시민 중에는 세종문화회관에 한 번도 와보지 않은 분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우리 세대만 해도 누구나 이곳을 알고 방문해 본 사람들도 많지만, 현재의 20대는 그렇지않은 사람들이 많아요. ‘다시 가고 싶다’라는 말이 나오려면 먼저 방문부터 해야 하는데, 아직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요. ‘젊은 고객들이 세종문화회관 방문을 위해 첫 발을 떼도록 하는 것’부터가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같습니다.

 

두 번째로 ‘예술 랜드마크’는 이전의 영광을 다시 되돌리자는 바람을 표현한 것입니다. 20년 전만해도 ‘세종문화회관’하면 그 자체가 랜드마크였었는데, 지금은 다양한 성격의 문화예술기관이 많아지다보니 예전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여러 기관 중에서도 세종문화회관을 첫 번째로 꼽는 것이 당연한 바람이겠지요.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어요. 일단은 더 많은 시민들과 젊은 층들이 세종문화회관을 방문하게 하고, 그들이 문화예술을 마음껏 누릴 수있도록 만들어 주고 싶어요. 그래서 시민들이 더 많이 자주 찾고 문화공간하면 바로 ‘세종문화회관’이 떠오를 수 있게하는 것, 이것이 우리의 비전이자 미션입니다.

 


인터뷰하는 세종문화회관 김성규 사장 ⓒ Design Jungle

 

 

2004년 이후 15년 만에 세종문화회관의 브랜드를 리뉴얼하게 됐는데 브랜드 리뉴얼이 필요하다고 느끼신 이유가 무엇인가요?

브랜드 리뉴얼의 필요성을 느낀 것은 ‘네이밍’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명칭에 대한 체계 정립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게 됐어요. 세종문화회관의 영문명칭은 ‘Sejong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인데, 해외에서조차 통용이 잘 안되고 있어요. 로고 역시 트렌드에 맞는 변화가 필요하고, 특히 여러 산하 조직들에 대한 통일된 이미지 정립의 필요성도 느꼈습니다. 우리가 운영하는 시설 중에 ‘북서울꿈의숲아트센터’와 영등포에 건립되어질 ‘제2세종문화회관’이 있는데, 현재와 같은 브랜드 체계로는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지요.

 

더 많은 시민들과 젊은층이 세종문화회관을 찾게 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전통적이고 다소 근엄한 이미지를 새롭게 바꿔야 한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비전과 철학을 브랜딩 작업에 녹여내어 누가 보더라도 ‘여기는 세종문화회관’이라는 이미지가 떠오를 수 있도록 만드는게 목표입니다.


리뉴얼을 계획하신다고 하셨는데 특별히 신경 쓰고 계신 공간이 있나요?

단순 공연장이 아닌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하려다보니 상대적으로 전시 분야가 취약하다고 느껴졌어요. 전시관의 인력 구성도 그렇고, 하는 일도 대부분 공간을 빌려주는 것에만 머물러 있었어요. 대관은 사실 어떤 기관이나 할 수 있잖아요. 위치적인 편리성과 건물의 상징성이라는 장점을 지닌 이곳이 좀 더 빛을 발하려면 시민들이 먼저 올 수 있도록 공간활용을 잘 하고, 이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행위 자체가 우리나라 미술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공간을 원하는 작가들로 하여금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길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좀 더 새로운 것들을 기획하게 됐죠.
우리가 현재 갖고 있는 문화공간의 가치를 잘 담아낼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만들어 갈 계획이고, 이 고민들은 앞으로도 꾸준히 해나갈 생각입니다.


새롭게 리뉴얼된 세종문화회관의 브랜드가 시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길 바라시나요?

홍콩에서 대표적인 문화예술기관을 물었을 때, 홍콩 시민들은 가장 먼저 ‘홍콩아트센터’와 ‘시취센터’를 말하거든요. 저는 우리 시민들이 ‘서울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으로 ‘세종문화회관’을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외국인 방문객들이나 혹은 타 지역 분들이 ‘너 세종문화회관 가봤어?’ 이런 얘기를 할 수 있어야 정말 랜드마크가 되는 거잖아요. 어떤 도시는 오페라, 어떤 도시는 발레, 어떤 도시는 축제, 또 어떤 도시는 공간 자체가 대표성을 갖기도 하는데요, 서울의 많은 문화공간 중에서도 ‘세종문화회관은 반드시 가봐야 하는 곳’이라는 시민들의 인식을 갖게 하고 싶고, 이 공간이 시민들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과거 세종문화회관은 다소 접근하기 어려운 느낌이었습니다. 현재는 전시와 공연의 다양성과 대중성을 가져가고 있는데요. 대중에게 친밀하게 다가가기 위해 특별히 고민하고 계신 사항이 있나요?

공연예술 측면에서는 두 가지를 고민하고 있어요. 첫 번째는 최고의 공연을 올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시민들에게 ‘세종문화회관에서 하는 공연은 믿고 볼 수 있는 최고의 공연’이라는 인식을 줄 수 있어야 하고, 두 번째는 전혀 새로운 것, 최고는 아니더라도 시대를 앞서나가는 새로운 예술적 시도들이 여기서 많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그리고 저는 대중적인 것을 배제시킬 필요가 없다고 봐요. 김동률 씨의 공연은 정말 완성도 있는 공연이었어요. 그런 공연들은 당연히 세종문화회관에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중가요, 뮤지컬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공연은 꼭 세종문화회관에서 해야 한다는 것, 누구나 여기서 공연하기를 원하게 하는 것, 이 두가지를 동시에 실현시키고 싶어요.

 

그리고 시민들에게 친밀하게 다가가기 위해 고민하는 또 다른 한 가지는 공간적인 측면입니다. 개방감을 높여 시민들이 더 오래 머물 수 있도록 공간을 재구성하는 계획도 계속 진행중이에요. 내년 초, 2층 공간에 대해 리모델링을 계획하고 있고 1층 미술관도 이전하면서 개방감을 높이려 하고 있어요. 시민들에게 이 공간을 누구나 언제든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시켜 나가고 싶습니다.

 

세종문화회관의 굿즈를 설명해주는 김성규 사장 ⓒ Design Jungle

 


세종문화회관이 외국인들에게는 어떤 모습으로 보여지길 원하시나요?

광화문에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유동인구가 굉장히 많아요. 그들이 이 공간 안에 들어와서 기념품을 마음껏 사가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말하자면 ‘Sejong Center’의 마크가 찍혀있는 기념품을 하나 사서 갖고 가는 것, 그걸 자랑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는 거지요. LA 디즈니 콘서트홀에서 L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의 로고가 새겨진 제품을 구입하는 것을 관광객들이 의미있는 추억으로 여기는 것처럼요.

 

이것이 가능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우선 위치적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의 접근이 굉장히 쉽기 때문입니다. 이런 부분은 현재로서는 세종문화회관이 거의 유일하다고 봐요. 이번에 새로운 브랜드 작업을 통해 로고가 잘 만들어진다면 외국인들에게 서울관광의 대표적인 명소로 좋은 추억을 심어줄 수 있지 않을까요?


끝으로 세종문화회관은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화예술인들과 시민들을 위해 무관중 생중계 공연 ‘힘콘’, 유튜브 라이브 ‘정오의 음악회’를 온라인으로 선보이셨는데요, 만약 코로나 19가 앞으로도 지속될 경우 어떤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신가요?

요즘 계속 고민을 하고 있는 부분이긴 합니다. 예술이라는 건 사람들의 커뮤니케이션의 변화에 따라서 계속 발전했다고 봐요. 그리고 공연장이라는 개념 자체도 다른 형태로 바뀔 가능성들이 있고요. 그런데 아직까지는 좀 이른 것 같아요. 오프라인에서의 만남과 교류, 예술체험과 같은 것들이 이 공간에서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향후 10~20년 뒤에는 공연과 전시라는 개념 자체가 바뀔 가능성들이 있겠죠. 그건 이제 시대의 흐름에 맡겨야 할 부분인 것 같아요.

 

‘힘콘’은 16개로 1차가 마무리가 됐는데, 그중 12개는 외부단체였어요. 지금까지 했던 단체들의 만족도가 굉장이 높고, 조회수도 27만 정도 됐죠. 그 정도면 매우 좋은 결과인데요. 코로나19가 좀 더 지속이 된다면, 또 다른 라이브 방송을 선보이지 않을까 싶어요. ‘힘콘’ 라이브 방송의 2, 3탄을 준비는 하고 있어요. 대학로에 예술단체들이 굉장히 많은데, 소극장에서 하던 공연들이 갈 곳이 없어졌거든요. 그 단체들 중 접근이 좋은 공연들에 대한 무관중 공연, 제작비 지원 등을 통해 우선적으로 순환시켜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저희는 예술단체들의 공연을 올려줘야 할 공연장으로서의 역할이 있어요. 그래야 아티스트들이 성장할 수 있거든요. 또 아티스트 말고도 그 주위에 수많은 스텝들이 있는데, 인력, 조명, 음향을 다루는 분들 모두가 우리 예술계에서는 소중한 인프라들이에요. 이분들이 계속 작업을 통해서 최소한의 보상을 받고, 지속적으로 생업을 유지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저희의 역할인 것 같아요. 이것을 통해 공연예술계가 자생의 기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시민들을 위해 온라인 콘텐츠를 더 많이 진행하면 좋겠지만, 공연, 전시, 페스티벌 등 오프라인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을 온라인으로 전하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울림이 다르니까요. 어서 코로나19가 종식되어 많은 시민들이 현장에서의 감동을 즐길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그룹 인터뷰_ 임한균 취재기자(yhk1@jungle.co.kr), 정윤 취재기자(yy1@jungle.co.kr), 한승만 취재기자(hsm1@jungle.co.kr), 유채은 취재기자(yce@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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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은 취재기자
디자인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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