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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또 다른 시작의 알림, ‘제15회 경동대학교 디자인학과 졸업전시’

2019-12-05

‘졸업’이란 단어 그대로 일의 끝이라는 의미를 두지만 어쩌면 또 다른 ‘시작’일지 모른다. 사회인으로서 새로운 출발을 앞두고 있는 경동대학교 디자인학과 예비졸업생들의 졸업전시가 지난 11월 30일부터 12월 4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펼쳐졌다. 
올해로 15회를 맞이하는 경동대학교 디자인학과 졸업 전시에는 지난 4년간 학부 생활의 노고가 묻어있는 예비졸업생 15명의 작품들이 전시돼 자리를 더욱 빛냈다. 

 

제15회 경동대학교 디자인학과 졸업전시 전경

 

 

interview

졸업 전시의 포스터에 담긴 의미가 궁금합니다.
이지유: 포스터의 큰 주제는 ‘무슨 형태든 우리의 뜻을 다양하게 전달할 수 있는 장치가 된다’입니다. 포스터 안에 그려진 세 개의 구는 삼원색을 비롯해 다양한 색을 담은 그릇까지 이중적인 의미를 담아 완성했습니다. 

 

이번 전시에 출품한 작품은 총 몇 점인가요.
이지유: 학생들 개인 작품 부스와 3가지 주제로 작업한 공동작품 45점을 포함해서 교과서 표지디자인 50점, 인포그래픽 6점, 광고 및 그래픽 포스터 28점이 전시됐습니다.

 

15명의 학생들이 함께 완성한 공동작업 

 

 

3가지 주제로 이루어진 공동작업에 대한 설명 부탁합니다. 
이지유: 이번 전시의 주제가 ‘재해석’인데, 메인 오브제가 석고상이라서 석고상 이미지를 15분할 해서 15명이 각각 석고상을 재해석해서 표현했어요. 따로 엽서로 제작해 이번 전시에 방문하시는 분에게 기념으로 나눠드리기도 했어요.
나머지 2가지 주제는 ‘ctrl s’와 ‘ctrl z’였습니다. 이 두 가지는 저희가 디자인을 배우면서 가장 많이 사용했던 단축키에요. 기능적인 부분은 재해석해 각자 ‘저장하다’와 ‘되돌리다’라는 기능을 자유롭게 풀어서 작업했답니다. 
 

송민철 학생 작품 설치 모습

 


이번 졸업전시에서는 각자 어떤 작품을 선보였는지 궁금합니다.
송민철: 저는 자연과 우리(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보았습니다. ‘자연은 사람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우리들의 행동의 결과는 무조건 자연과 연결되어 있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저는 작품안에 불필요한 설명을 줄이고 결과적인 내용을 시각화해 표현하고자 합니다. 

 

고블린을 모티브로 완성된 이지유 학생의 작품 부스

 

 

이지유: 이번 전시 주제에 맞게 불행을 재해석한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사람들이 겪는 큰 불행은 제가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일상 속에서 소소하게 벌어지는 작은 불행들을 해결해보려고 했어요. 그때 떠오른 게 바로 사람들에게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는 서양 도깨비 ‘고블린’인데요, 일상 속에서 소소하게 벌어지는 불행들이 마치 고블린이 치는 장난처럼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고블린 퇴치법을 이용해서 일상 속 작은 불행들을 퇴치해보는 재미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전시 부스를 꾸며보았습니다. 

 

음악카페라는 설정으로 완성된  ‘디토’ 

 

 

김수지: 졸업전시를 통해 저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이고자 했어요. 저는 항상 살아오면서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 관심도 많고 예민한 편인데, 그러다 보니 매일 다른 저와 마주하면서 자신에게 실망도 하고 칭찬도 하며 지내온 것 같습니다. 저는 어느 순간 ‘멀티 페르소나’가 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멀티 페르소나가 되어버리는 저를 더 이상 나쁘게 생각하고 싶지 않았고 저와 같은 멀티 페르소나인 사람들에게 ‘오늘의 당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의 휴식공간인 카페와 오로지 자기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활용하였고, 1인 테이블마다 cd플레이어를 진열하고 레시피마다 사람들의 성격을 적어 놓은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홍진선 학생의 작품부스 전경

 

 

홍진선: 미얌미얌(miam miam)은 프랑스어로 ‘냠냠’을 뜻하며, ‘me–am’이라는 표기로, ‘나에게 맛있는 한입’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브랜드입니다. 소비자들에게 언제 먹어도 맛있는 빵이라는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고, 동화 어린왕자를 오브제로 삼아 명대사를 인용한 ‘빵이 4시에 나온다면 나는 3시부터 설레일 거야’라는 슬로건으로 소비자들에게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도심 속 작은 피크닉이란 콘셉트로 완성된 최석채의 ‘하이디 토스트’ 부스 전경

 

 

최석채: ‘하이디 토스트’는 도심 속 작은 피크닉 콘셉트의 토스트 브랜드로 아침 출근길이 힘들어 지쳐가는 도시인들을 위해 삶의 활력이 되어주고 싶은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알프스산맥이 배경이 되는 동화 속 주인공인 하이디를 인용하여 디자인한 유니폼을 착용하고 배달하는 재미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여 다소 딱딱한 분위기인 사무공간에서 웃어갈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고자 하였습니다. 패키지를 제작할 때 자신만의 공간을 느낄 수 있도록 텐트 모양으로 패키지를 제작하였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소소한 팁을 담았습니다.

 

전다예 학생의 ‘센트미(Scent.me)’

 

 

정다예: 단순히 방향제 역할의 캔들을 넘어 ‘사람들의 추억을 회상시켜주는 매체로 캔들을 디자인해 보자’라는 생각을 하여 ‘센트미(Scent.me)’라는 브랜드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센트미는 사람들에게 향과 음악을 함께 전달해주며 추억을 증폭시켜주는 뮤직 캔들입니다. 센트미를 통하여 사람들이 추억이 되는 노래를 듣고 추억까지 회상하게 하고, 잠깐이나마 지친 일상 속에서 추억으로 돌아갈 수 있는 휴식의 시간을 선물해준다는 콘셉트로 제작되었습니다. 

 

사계절의 특징을 담아 완성한 정민정 학생의 ‘춘하추동’ 부스

 

 

정민정: 봄, 가을은 짧아지고 여름, 겨울은 길어지고 있는 현재, 우리의 기억 속에 뚜렷한 사계절의 특징이 점점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계절마다의 이미지를 기억하고 잊지 말자는 의미로 사계절에 맞는 색감과 분위기를 그래픽적으로 재해석하여 디자인한 사계절 그래픽 디자인입니다.

 

김나예 학생의 전시부스 

 

 

김나예: 사람들의 부정적인 면을 긍정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입니다. 집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힐링을 위함이고, 밖으로 나가고 싶은 사람들은 도전을 위한 사람으로 표현하였고 이러한 함축적인 의미들을 캐릭터로 옮겨 디자인했습니다.

 

안나영 학생의 숨비소리 부스 전경

 

 

안나연: ‘숨비소리’는 해녀를 양성할 수 있고 해녀 문화체험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브랜드입니다. 바다에서 사는 ’해달’을 학교 마스코트로 정하여 다양한 연령층이 ‘해녀’에 대해서 조금 더 알기 쉽고 이해하기 쉽도록 완성했습니다. 해녀체험 패키지에 학교 로고 및 해녀복을 입고 있는 해달을 넣어 귀여움을 보여주고 바닷속을 연상시키는 패턴을 활용했습니다.

 

신영인 학생의 ‘마시 앤 멜로우’ 부스 전경

 

 

신영인: ‘마시 앤 멜로우(Marsh&Mallow)’는 마시멜로우처럼 포근하고 달콤한 20대 연인의 연애를 콘셉트로 한 남녀 캐릭터 디자인입니다. 첫 만남부터 일명 ‘썸’이라고 불리는 호감의 단계를 거쳐 연인으로 발전하는 연애 과정을 일러스트로 표현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영어를 재미있게 배우고 싶은 아이들을 위한 요리 레시피와 숲의 요정의 우정과 모험을 콘셉트로 완성된 북디자인 ‘꼬마 요리사 돌돌’, ‘숲의 요정의 여행일기’도 함께 선보였습니다. 

 

전시 후, 이번 전시를 위해 만든 학생들의 작품들은 어떻게 활용되는지 궁금합니다.
홍진선: 우선 기성품으로 제작된 굿즈들은 전시에 와주신 분들께 나눠드렸습니다. 제작한 패키지들 같은 경우에는 아쉽기는 하지만 다른 곳에 활용할 방법이 생각나지 않아서 버렸습니다.

 

김수지: 제가 만든 ‘디토’라는 음악카페는 오로지 졸업전시에만 열리는 카페로 생각하고 만들었었는데, 생각한 것보다 졸업전시에서 반응이 좋았답니다. 좀 더 많은 분이 저의 작품을 기억해 줬으면 하는 바람에 디토의 굿즈 스티커도 나눠드리고, 카페 프로모션을 통한 홍보를 열심히 했는데 졸업전시만으로는 아쉬움이 많이 남네요. 좋은 기회가 생겨서 디토를 많이 알릴수 있었음 좋겠어요.

 

학부 생활의 마지막인 졸업전시를 마무리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뭔가요?
이지유: 졸업전시회를 하면서 작품뿐만 아니라 사람들 간의 소통하는 방법이나 사회적인 부분까지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 되었던 것 같아요.

 

송민철: 전시라는 것에 대한 개인의 욕심, 보여주고자 하는 목표를 이루었는가?, 어떻게 보여 줄 것인가? 여러 가지의 질문을 자기 자신에게 많이 되뇌어 물어보는 시간을 갖게 되더라고요. 또한 사람들의 시각, 시선을 어디에 맞추면 더 좋게 관람을 할 수 있을까? 전시를 보여주고자 하는 생각과 전시를 보는 사람들의 생각까지도 하게 되니 정말 많은 공부를 한 것 같습니다.

 

홍진선: 졸업전시는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단지 본인의 작업물을 만드는 것 뿐만 아니라 기획부터 홍보 전부 다 학생들끼리 진행을 해야 하는데, 이렇게 할 수 있는 기회는 졸업전시때 뿐이라고 생각해요. 졸업전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무에 나가 본인의 기량을 더욱 뽐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최석채: 예비졸업생에게 졸업전시는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생이란 위치에서 전시의 기회는 흔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작품을 알릴 기회와 4년간의 결실을 맺는 중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제15회 경동대학교 디자인학과 졸업전시에 참여한 학생들 사진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이지유: 저는 운 좋게 취업을 해서 회사 생활에 몰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보낼 시간이 전혀 없이 일도 하고 작업도 하느라 쉴 시간이 정말 없었는데 일단 조금은 쉬고 싶어요.

 

송민철: 계속해서 쉬지 않고 열심히 개인 작업하면서 SNS를 통해서 소통하며 포트폴리오도 보충하고 취업준비를 하려 합니다. 꼭 취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최석채: 졸업전시를 끝마치고 바로 계획된 건 없지만, 취업하기 전에 포트폴리오도 다듬고 여행을 다니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배우고 싶습니다.

 

홍진선: 본격적으로 취업준비를 준비하고자 해요. 졸업 전시에 했던 작품들을 정리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해서 포트폴리오를 준비할 계획입니다.

 

에디터_ 한혜정(hjhan@jungle.co.kr)
사진제공_ 경동대학교 디자인학과 졸업전시준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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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정 객원기자
경계를 허무는 생활속 ART를 지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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