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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 | 리뷰

아르누보의 상징 넘어 체코의 별 된 알폰스 무하

2019-12-03

세심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곡선, 화려한 장식과 색채로 표현한 아름다운 여인들. 시대를 앞서는 발상으로 그래픽 디자인과 미술사조에 큰 영향을 미친 디자이너이자 화가 알폰소 무하. 아르누보의 상징이자 체코의 대표 작가 알폰스 무하(Alphonse Mucha, 1860~1939)의 전시가 마이아트 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다. 

 

 

알폰스 무하 전시 전경 ⓒ Design Jungle

 

 

마이아트 뮤지엄의 개관전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는 포스터 디자이너로 그래픽 디자인에 새로운 양식을 가져오고, 화가로서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알폰스 무하의 작품세계를 삶의 여정과 작품 변화에 따라 5개의 섹션으로 구성, 젊은 시절 포스터 디자인 작업을 시작해 50세 이후 고국으로 돌아가 민족을 위한 작업을 하며 생을 마감하기까지의 과정을 판화, 유화, 드로잉 등 오리지널 원작 230여 점의 작품 전시를 통해 선보인다. 

 

전시는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 이반 렌들의 개인 소장품을 주축으로 이루어지며, 개인 최대 규모의 컬렉션은 2013년 체코를 시작으로 밀라노, 제노바, 뉴욕 등을 거쳐 한국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알폰스 무하의 연극 포스터들. 알폰스 무하만의 스타일과 시대를 앞서는 양식을 볼 수 있다. ⓒ Design Jungle

 

 

먼저 첫 번째 섹션 ‘파리 연극 포스터, 사라 베르나르와 무하(Theater, Sarah Bernhardt and Mucha)’에서는 알폰스 무하의 가장 유명한 작업으로 꼽히는 사라 베르나르의 연극 포스터 등 지금 보아도 아름다운 다양한 포스터 작품들이 전시된다. 알폰스 무하는 프랑스 국민들의 엄청난 사랑을 받던 배우 사라 베르나르의 연극 〈지스몽다〉의 포스터 디자인을 통해 알려지게 됐는데, 당시의 포스터 디자인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그림과 두 개의 포스터를 세로로 길게 이어붙인 크기로 제작한 무하의 포스터는 신성하며 화려한 이미지로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알폰스 무하가 디자인한 다양한 광고 포스터들. 모델을 사진촬영해 비슷해보이지만 조금씩다른 디자인을 선보인 그의 작업도 볼 수 있다. ⓒ Design Jungle

 

 

두 번째 섹션은 ‘예술적 경지로 끌어올린 광고 포스터(The Art of Advertising)’로, 연극 포스터로 명성을 얻은 알폰스 무하의 광고 포스터들을 볼 수 있다. 아름다운 여성의 모습을 회화적으로 표현한 그의 광고 포스터는 새로운 이미지를 전달함으로써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했고, 수많은 소비자들은 광고포스터 속 화려한 무하 스타일을 소비하게 됐다. 일반적인 크기의 포스터부터 거대한 크기의 포스터까지, 향수, 자전거, 맥주 등 다양한 광고 포스터들에서는 무하가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사용한 황금비율과 중앙에 배치한 원 형태 등의 특징들을 볼 수 있다. 

 


알폰스 무하의 달력, 잡지 간행물 등 출판물 작업 

 


알폰스 무하의 주요 작업으로 꼽히는 〈황도 12궁〉 ⓒ Design Jungle

 

 

세 번째 섹션은 ‘대중을 위한 인쇄 출판물(Exhibition poster, Magazine and Print)’으로, 예술을 소통수단으로 삼고, 대중을 위한 예술을 추구했던 무하의 상업적인 출판물 작업인 달력, 잡지 간행물 등을 볼 수 있다. 그래픽 예술가들의 산실인 ‘살롱 데 상’에서의 개인전, 세계 순회전 후 더 많은 전시회와 출판물 요청을 받은 무하는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 장식 디자인, 포스터 디자인 등을 통해 프랑스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알폰스 무하의 주요 작품으로 꼽히는 〈황도 12궁〉도 전시된다. 

 

공간을 컬러별로 구성해 각 공간 속 작품들의 특징들을 전달한다. 

 


알폰스 무하의 작품 〈사계〉. 각 계절의 모습과 특징을 자연과 여성의 모습을 통해 세심하게 표현했다. ⓒ Design Jungle

 

 

네 번째 섹션 ‘매혹적인 아르누보의 여인들(Art Nouveau and Mucha Style)’에서는 알폰스 무하의 특징들로 완성된 아르누보 스타일의 작품들을 만나게 된다. 산업혁명 이후 기계주의에 대한 반발, 인상파 이후 보이는 것에 치중하는 예술에 대한 반대로 자연에서 모티브를 얻어 내면세계를 탐구하고자 한 아르누보는 ‘무하 스타일(Le Style Mucha)’로 불리기도 했다.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뿐 아니라 자연의 변화, 동물의 모습 등 섬세한 표현은 화려함 뒤에 감춰진 ‘누구나 평등하게 예술을 즐길 수 있다’는 아르누보의 철학이자 무하의 철학을 보여준다.   

 

 

고국을 위한 알폰스 무하의 열정을 보여주는 섹션 ⓒ Design Jungle

 

 

마지막 섹션 ‘고국을 위한 애국적 헌사(Patriotic Tribute to Czech)’에서는 민족을 위한 알폰스 무하의 활동과 그의 열정을 전한다. 무하는 체코슬라바키아의 독립 후 고국의 지폐, 국가의 엠블럼 등을 무상으로 디자인하는 등을 통해 민족의 자주성과 힘을 고취시키고자 했으며, 민족을 위해 기념비적인 대작 〈슬라브서사시〉를 20여 년에 걸쳐 완성하기도 했다. 희생당한 사람들을 추모하고 평화를 염원하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 등 널리 알려진 무하의 화려한 느낌과는 또 다른 감성의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전시장에서는 상업미술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순수미술에 전념하고자 미국으로 건너간 무하가 자신의 작업을 원하는 많은 사람들을 위해 남긴 그림의 다양한 양식을 담은 책자의 이미지와 함께 이번 전시품들인 이반 렌들의 무하 컬렉션이 처음 전시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영상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신의 재능을 성실함과 끈기로 발전시키고, 상업미술과 순수미술의 경계를 넘어 더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움을 향유할 수 있도록 했으며, 체코의 국민작가이자 체코의 별이 된 알폰스 무하의 작품세계와 삶을 전반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도슨트의 설명을 참고하면 어린 시절부터 작품 제작과 관련된 이야기,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등 알폰스 무하에 대해 자세히 이해할 수 있으며, 더욱 풍성하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전시는 2020년 3월 1일까지 열린다. 

 

에디터_ 최유진(yjchoi@jungl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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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 에디터
감성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디자인, 마음을 움직이는 포근한 디자인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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